드름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의암호와 붕어섬
춘천에도 이런 절경이, 드름산·향로산
호반의 도시 춘천에는 이외로 명산이 많습니다. 삼악산, 등선봉, 검봉산, 봉화산, 금병산, 대룡산, 오봉산 등 다녀온 산만해도 여럿입니다. 그러나 춘천시 신동면에 위치한 드름산(357m)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답사를 하고 보니 춘천소재 여느 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의암호와 그 가운데의 붕어섬 그리고 맞은편 삼악산과 어우러져 절경을 선사하는 명산중의 으뜸입니다.
드름산은 산의 규모가 적고 해발이 낮아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3시간 정도면 답사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춘천까지 가서 3시간 정도만 산행을 하기는 아쉬우므로 드름산 북쪽의 향로산(314m)을 동시에 오르기로 작심했습니다.
서울(상봉)에서 경춘선 열차를 타고 김유정 역에 내렸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가는 방법을 메모해 왔기에 선험자들이 알려준 대로 산행들머리 찾기에 나섭니다. 한옥으로 지은 김유정 역에서 우측을 보면 레일 파크(rail park)가 보입니다. 이 레일파크는 주차장이면서 동시에 레일 바이크 승차장입니다. 요즈음 전국에서 폐선철도를 이용해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으며 운행하는 레일바이크가 인기이더군요. 이날은 평일(화요일)이었음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놀이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김유정 역
레일파크 주차장
김유정의 고장다운 책 담장
레일바이크 승강장
도로를 따라가노라면 우측으로 레일바이크가 지나갑니다. 약간 비스듬하게 고가다리 밑을 지나 곧장 가면 팔미교인데, 다리를 건너자마자 팔미2교차로에서 우측으로 내려서서 굴다리를 통과합니다. 그러고는 오른쪽 큰길을 따라가면 삼거리인데 바로 우측에 보이는 레일바이크 건널목을 지나 춘천방향 이정표를 보고 직진하면 팔미3교를 건너게 됩니다. 여기서 조금 더가면 큰 도로를 만나게 되고 앞에 보도육교가 보이면 길을 제대로 찾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길을 잘 찾을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이외로 찾기 쉽습니다. 육교를 건너면 드름산 등산안내지도가 길손을 맞이합니다. 안내도와 팔미산야초 식당 사이로 매우 또렷한 등산로가 보입니다. 김유정 역에서 여기까지 쉬엄쉬엄 걸어오는데 약 2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팔미2교차로
레일바이크
팔미육교
등산로로 접어드니 상쾌한 숲 속의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등산로도 매우 분명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홀로 하는 산행은 정말 자유스러워 좋습니다. 안내산악회를 따라 가면 지정된 시간 내 하산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나 마음이 조급하거든요. 첫 번째 봉우리(349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우측으로 간간이 보이는 춘천의 산야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두 번째 봉우리를 지나 고개안부로 내려서니 정상 0.56km, 대우아파트 0.75km 이정표가 보입니다. 드름산 정상을 가려면 이곳에서 맞은편 나무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북쪽 향로산 답사를 위해 일단 여기서 대우아파트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숲 속
금병산과 대롱산 줄기
삼거리 이정표
운동기구가 보이는 Y자형 삼거리에서 지형을 보고 좌측으로 접어듭니다. 다시 마주친 체력단련장에서 역시 좌측의 길을 따라 갑니다. 아파트 인근 등산안내도를 뒤로하고 앞으로 계속 나가면 어린이놀이터 옆 아기를 안은 모녀상이 보입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가면 큰 도로인데 도로를 건너면 바로 우측에 제법 넓은 길이 보이므로 이 길을 따라야 합니다. 나무에 걸려 있는 산악인 엄홍길과 함께 하는 등산리본이 길잡이 역할을 하는군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글쓴이는 무심코 넓은 길을 따라 그냥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는 실수였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공사터도 나오고 밭도 보였지만 끝에서 사람의 발자국 흔적이 끊기고 말았던 것입니다. 등산로를 찾다가 엄홍길 등산리본 쪽으로 되돌아 왔는데, 여기서 불과 10미터도 안 되는 곳에 우측으로 등산로를 발견한 것입니다. 약 15분 동안 엉뚱한 길로 알바를 한 셈입니다.
모녀상
향로봉 등산로 입구
잘 못 들어간 길
우거진 숲 사이로 등산로가 매우 분명하더군요. 산길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방금 지나온 대우아파트가 발아래 보입니다. 향로산 정상까지는 외길이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습니다. 입구에서 20분만에 향로산 정상(315m)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는 아담한 표석과 대우아파트 1.0km, 하늘정원 1.7km, 멸공훈련장 0.7km, 우인정 2.0km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등산로는 사방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우아파트에서 오르는 길은 남쪽방향을 제외하고는 조망이 없더군요. 다른 방향으로 하산하면 조망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향로산은 그냥 미지의 산 하나를 답사했다는데 만족합니다.
숲 길
뒤돌아본 대우아파트
이제 다시 대우아파트를 거쳐 아까 능선삼거리로 되돌아갑니다. 아는 길이라 발걸음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향로산을 다녀오는데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군요. 드름산 정상 직전의 봉우리에 오르니 여기서 조망할 수 있는 산이 매우 많습니다. 중간에 쉬어 갈 수 있는 벤치가 놓여 있군요. 다음 봉우리가 드름산 정상(357m)입니다. 향로산과 동일한 모습의 정상표석이 보이지만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이곳 정상에서 의암댐까지의 거리가 3.04km로군요.
조망 이정표
이제부터는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갑니다. 등산안내도를 보고는 거의 편편한 능선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상당히 오르내림이 심한 길입니다. 몇 차례 오르내리다 드디어 큰 돌탑이 있는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이곳 전망대는 드름산 등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곳에서 소나무와 날카로운 바위사이로 바라보는 의암호와 붕어섬 그리고 맞은편 삼악산을 비롯한 산하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조망이 이 정도로 멋질 줄은 정말 미처 몰랐습니다.
전망대
의암호와 붕어섬
춘천시가지
의암호
이런 조망처에서는 하산하기 싫지만 길손은 떠나야 합니다. 상당히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의암댐 옆 도로입니다. 일단 도로를 횡단해 자전거 길로 올라 우측으로 조금 가면 의암호의 명물인 인어상입니다. 큰 바위 위에 인어 한 마리가 외롭게 의암댐을 지키고 있군요. 춘천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반대방향인 의암댐 쪽으로 조금 걸어가야 합니다. 의암 쉼터 옆 버스정류장에는 춘천으로 가는 버스가 많지만 남춘천역으로 직접 가는 버스는 없고 인근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남춘천역입니다. 남춘천역에서는 전철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글쓴이는 빠른 귀가를 위해 청량리만 정차하고 용산역까지 직행하는 ITX청춘을 이용합니다. 전철요금 1,600원에 비해 기차요금은 6,700원으로 비싸지만 시간이 1시간 정도 단축되기에 이를 이용했습니다.
호반의 암봉
인어상 방향
인어상
의암댐 방향
오늘 드름산과 향로산 산행에 약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교통편도 매우 편리합니다. 드름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숨막히는 절경은 오래도록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5월 21일 (화)
▲ 등산 코스 : 김유정역-레일파크-팔미2교차로-굴다리(우측)-레일파크횡단-팔미육교-팔미산야초 식당-349봉
-드름산 정상 길림길-대우아파트-칠전동-향로산-대우아파트-갈림길-드름산-조망대-의암호
-인어상-의암쉼터 버스정류장
▲ 소요 시간 : 5시간 15분 (알바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