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모습으로 'V'자를 그어보이는 500번째 주인공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심장이식팀(팀장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이 지난 11월 7일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 500례를 달성했다. 12월 18일 '심장이식 500례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아산병원에서 500번째로 심장이식을 받은 주인공은 생후 2년 11개월 된 강모(3살) 어린이였다.
▲ 2014년 11월7일 서울아산병원에서 500번째로 심장이식을 받은 강모(3살) 어린이가 지난 12월 18일 500례 기념식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V'자를 그어 보이고 있다.
12월 18일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 500례 기념식에 부모님과 함께 나타난 강모 어린이는 심장이식을 한 어린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병원 측으로부터 축하꽃다발과 선물을 받은 강군은 연달아 'V'자를 그려 보이며 시종 여유 있는 자세를 취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11월 11일 국내에서 최초로 심장이식에 성공한 이후, 2012년 12월 400례를 달성한데 이어, 불과 2년 만에 500례를 달성했다. 2014년 11월 30일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루어진 전체 심장이식은 총 880건으로 이중 57%에 해당하는 502건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되었다.
▲ 국내 심장이식 현황. 1992년 최초 심장이식 후, 현재까지 총 880건 중 502건을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자료: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국내 심장이식의 50% 이상 시행, 국내 심장이식 선도
이처럼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 심장이식의 절반 이상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심장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우수한 의료진과 수술시스템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팀은 심장내과, 흉부외과, 소아심장과, 마취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흉부외과는 이재원 교수팀을 비롯하여 4개의 수술 팀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 뇌사자의 심장이 도착하면 언제라도 즉시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흉부외과 내에 심폐기실, 흉부외과 중환자실, 무균병실(이식 후 무균병동에서 1개월간 집중간호)을 두고 수술 후 환자의 회복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적인 시스템 운용으로 서울아산병원은 2008년도부터 7년 연속 연 30례 이상의 심장이식을 시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2012년 57건, 2013년 61건의 심장이식을 시행하고 있어 연 50례 이상의 수술 능력 시스템을 갖춘 세계 10여개의 유수 심장이식 의료기관의 한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 2008년 권투선수 최요삼 씨의 6개 장기기증과 2009년 김수환 추기경 선종시 각막기증 이후 국내 장기기증문화가 크게 활성화 되고 있다(자료: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국내에서 심장이식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권투선수 최요삼 씨가 6개의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이후부터이다. 경기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최요삼 씨는 생전의 그의 뜻에 따라 뇌사 상태에서 폐, 간, 심장, 신장, 췌장, 각막 등 6개의 장기를 각종 말기 환자에게 기증하여 새 생명을 얻게 함으로써 국내 장기기증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이듬해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을 하면서 각막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하면서부터 장기기증문화가 더욱 활성화하게 되었다.
이식 후 생존율도 세계 최고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심장이식을 선도하고 있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심장이식 환자의 생존율이 세계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한 환자의 생존율은 1년 95%, 3년 92%, 5년 86%, 7년 82%, 10년 76%를 기록하고 있어, 국제심폐이식학회의 79%(1년), 72%(3년), 66%(5년), 59%(7년), 47%(10년)을 크게 앞서고 있다.
"저희 병원이 심장이식 500례를 달성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저희 병원을 믿고 찾아주신 환자들의 믿음이 가장 큽니다. 또한 아무리 완벽한 심장이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뇌사자의 장기 기증 없이는 심장이식을 시행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지난 2008년 권투선수 최요삼 씨의 장기기증과 이듬해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시에 각막을 기증한 이후 장기기증문화가 크게 활성화되어 그만큼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심장이식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생명나눔문화가 더욱 활성화되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을 주도하고 있는 김재중 교수(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심장이식팀장)
심장이식 환우들과 함께 화기애애한 500례 기념식 가져
심장이식 500례 기념식에서 서울아산병원 김재중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장기기증문화가 더욱 활성화되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500례 돌파 기념식에는 200여명의 심장이식 환우와 가족이 참석하여 새로운 생명을 얻게 해준 병원 측에 감사를 드리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루었다.
특히 2011년도에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은 성악가 임해철(호남신학대학 교수)씨는 병원로비에서 '심장이식 500례 기념' 특별음악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심장이식을 받은 사람답지 않게 우렁찬 음성으로 '신고산 타령'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불러 병원을 찾은 환자와 관중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 2011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은 성악가 임해철 교수가 병원로비에서 열린 '심장이식 500례 기념 음악회'에서 열창라고 있다.
또한 심장이식환우들의 모임인 '다시 뛰는 심장으로'(환우회장 현종실, http://cafe.daum.net/ASANheart)의 카페 회원들은 희망나무 액자를 만들어 병원 측과 입원 중인 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심장이식을 통해 다시 뛰는 심장으로 새 삶을 얻게 해준 병원 측에 대하여 감사의 댓글을 새기고, 심장이식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격려의 댓글을 새겨 '희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란 희망나무 액자를 만들어 병원 측과 입원중인 이식대기 환자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한 환우들의 모임인 '다시 뛰는 심장으로' 카페 회원들이 감사의 댓글을 새긴 희망나무 액자를 병원 측에 전달하고 있다.
"저희 '다시 뛰는 심장으로' 심장이식 환우 모임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받은 환우와 이식대기를 하고 있는 환우들의 모임입니다. 병원외래에서는 시간상 상담과 정보를 나누는데 한계가 있어 지난 2007년 1월 30일에 카페를 개설하게 되었는데, 현재 331명의 회원이 서로 치료 경험과 애로 사항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밴드 모임이 활성화되어 다른 병원에서 이식을 받은 환우님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김재중 교수님께서 바쁘신 중에도 환자들의 치료 상담을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아주시어 환우님들이 이식 후 치료에 큰 도움과 마음의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밴드 등 SNS를 통해 의사와 환자간에 수시로 교감도
2007년 10월 29일 심장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은 현종실 환우회장의 말이다. 제주도에서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500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무척 건강한 모습이다. 현재 '다시 뛰는 심장으로' 밴드모임은 188명의 회원이 가입을 하여 실시간으로 정보를 나누고 있다.
이날 500례 기념식에서 '다시 뛰는 심장으로' 모임 환우들은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김재중 교수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 김재중 교수에게 '다시 뛰는 심장으로' 환우모임 현종실 회장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심장이식 환우들의 카페가 있다고 하여 커피마시는 카피인줄 알고 들어가 보았더니 환우님들이 서로의 치료경험과 애로사항을 주고받는 카페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카페 모임이 밴드로 발전을 해서 실시간에 어디서나 열어볼 수 있게 되어 저도 틈틈이 들어가 치료와 관련되는 화급한 질문이 있는 경우에는 댓글을 달아주고 있습니다."
현종실 환우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김재중 교수의 말이다. 밴드 등 SNS를 통해 환자와 의사가 서로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드문 일로 퍽 고무적인 일이다. 환자들은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치료방향을 제시받을 수 있고, 또 의사는 환자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을 할 수 있어 외래진찰이나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또 김재중 교수는 환우들의 모임에도 적극 참석하여 환우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환자가 의사가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교환을 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 500례 기념식에 참석한 의료진과 환우들.
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팀이 심장 이식 후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었던 점의 하나로 이처럼 SNS 등을 통하여 의사와 환자가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이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1992년 국내에서 최초로 심장이식을 시행했던 서울아산병원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몸무게 차이 4:1 심장이식 성공(2005.3.11), 국내 최초 심장-신장 동시이식(2005.3.31), 국내 최초 심장-간 동시이식(2007.6.11), 국내 최초 심장-폐-간 동시이식(2013.12.17)에 성공하는 등 국내에서 앞선 의술로 심장이식을 선도하고 있다.
첫댓글 뛰어난 의술도 의술이지만 이식에 필요한 장기를 기증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야 가능하겠죠?
생존시 미리 부탁하여 만약의 경우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기증하면 두번 살 수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