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도 둔덕면 ‘둔덕천(屯德川)’ 고즈넉한 풍경을 묘사하다> 2016년 작성.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
하천은 일반적으로 큰물이 흐르는 ‘하(河)’와 작은 물이 흐르는 ‘천(川)’의 합성어로서 연중 대부분의 기간에 물이 흐르는, 크고 작은 물길을 통칭한다. 하천의 공간적 범위는 제방 안과 바깥 쪽 하천부지 전체를 포함한다. 하천은 주변지역 토지이용에 따라 산지하천, 농촌하천, 도시하천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도시하천은 도시에 위치함으로써 다양한 토지이용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 이에 인공경관이 지배적인 메마른 하천을 쾌적한 녹색 생활환경 조성을 물론 지역문화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섬에는 빗물이 하천에 머무를 시간이 짧고, 하천의 규모도 크지 않아 대부분 바다로 향해 가쁘게 달려간다. 하지만 거제도는 300~580m 산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있고 계곡이 섬 곳곳에 깊이 형성되어 있으며, 또한 중생대 지층이 견고히 지반을 떠받쳐 주고 있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예로부터 아주 심한 가뭄에도 샘물이 마르지 않는 천혜의 지질학적 은혜를 입은 곳이다. 우리나라 섬(島)들이 그렇듯이 거제도에는 큰 강(江)은 없으나 농사나 식수에 필요한 하천(河川)을 수없이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바다로 통하는 연안(沿岸)하천으로써, 거제도 구석구석을 실핏줄처럼 퍼져 흐르고 있다.
거제도의 하천은 하천의 발원지로부터 고랑을 거치고, 개울물이 돌아 흐르다 실개천을 이루더니 마침내 하천의 형상을 갖추고는 넓은 들녘을 안고 달려가, 갯벌의 폭넓은 하구(河口)에 도착해 바다의 품에 안긴다. 땅에서는 생명의 젖줄로, 바다 어귀에서는 수많은 갯가 생물들의 먹이사슬의 원천으로, 이 땅 거제도 역사와 함께 해온 모태(母胎) 양수였다. 거제시의 건강한 생태계와 환경의 척도는 거제도의 하천이 그 지표가 되니, 우리 스스로 가꾸고 다듬어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고 스토리가 있는, 거제도의 하천을 지키고 일구어야 한다.
◯ 거제도에서 3번째로 긴 하천 ‘둔덕천(屯德川)’이 있다. 거제시 산방산(山芳山) 북편과 백암산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이 옥동, 점골을 경유하여 마장 거림으로 흘러 방하의 물과 합류, 하둔리 앞 바다로 흐른다. 연장 약 8㎞이다. 거제시와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둔덕천 생태하천 조성사업(2016년)’으로,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해 사업비가 확보되었다고 반가운 소식도 전한다. 주민들 또한 건강한 하천으로 복원함과 동시에 자연친화적인 시민 휴식공간 조성, 홍수에도 안전한 하천으로 만드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 중이다.
지역 출신 김복희 시의원은 “모범적인 생태하천이 조성되면 둔덕면은 거제도 역사의 발현지로서 1400년의 역사유적을 담고 있는 둔덕기성, 현대문학의 기념비적인 청마 유치환 시인의 청마기념관, 수백 종의 야생화와 아름드리 수목으로 뒤덮여 있는 아름다운 산방산 비원 등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거제시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발전, 거제관광의 인프라 확충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둔덕천 주변의 우수한 경관을 활용한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관광편의시설과 자전거도로도 설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하천과 지역을 연결하는 문화공간과 지역 상징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 다음은 ‘麻’ 운(韻)의 칠언고시 「 둔덕천 정경(屯德川情景)」은 거제 고전학자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의 작품이다. 총 20구(句)의 칠언고시(七言古詩)로, 예로부터 유서 깊은 한적한 둔덕면의 고즈넉한 풍경을 묘사했다.
<둔덕천 정경[屯德川情景]. 거제시 둔덕면> 고영화(高永和) ‘麻’ 운
渚草汀花無限佳 물가의 풀과 꽃들 너무너무 아름답고
淸江時紅倒水花 꽃이 가끔 물에 비쳐 맑은 강을 붉게 하네.
內谷溪流初潺潺 안골 골짜기 계곡물이 처음 졸졸 흐르더니
滔滔不息向海遐 도도히 쉬지 않고 먼 바다로 흘러간다.
回首疊山重嶂處 돌아보니 첩첩산이 병풍처럼 둘러친 곳,
歷亂溪流漾晩華 여기저기 흐르는 시냇물엔 석양빛이 일렁이고
金波蕩漾潑剌魚 넘실넘실 금빛 물결, 물고기가 뛰어오르는데
屯德川漵日初斜 이미 둔덕천의 갯벌엔 해가 기운다.
山水明媚川華奢 아름다운 산수의 경치에 시내도 화사하고
海岸鳧鷖啄柳花 해안의 물오리는 버들개지 쪼고 있다.
岐城下村古邑治 기성 아래 마을은 옛 읍치(거림리)인데
榮辱無跡尙繁華 영욕의 자취 없어도 성한 꽃을 피웠구나.
再會毅宗撫絃琴 재회한 정서가 의종에게 거문고를 켜고
曲曲凄然聞鄭瓜 곡조마다 처연한 정과정곡 들리는 곳,
溪雲上峯廢王家 산골짜기 구름 위 산봉우리, 폐왕의 거처인데
何處毅宗未廻遐 어드메 고려의종은 어찌하여 돌아오지 않는고.
吹風浪起屯德川 불어오는 바람에 물결 이는 둔덕하천은
海翁好鷗老懸車 갈매기 좋아하는 바다 노인이 벼슬 버리고 늙어가는 곳,
不妨携手舞蹁躚 손잡고 너울너울 춤춘들 어떠하랴.
奇妙絶景未綻葩 기묘한 절경에 꽃이 피지 아니하랴.
첫댓글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