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75회 졸업 50주년 / 레 25:10
레 25:10절 /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오랜만에 만나게 되어 반갑다. 오늘 우리가 졸업 50주년 모임을 한다. 그래서 성서에서 50을 찾으니 희년이 나온다. 희년은 레위기 25장에서 처음 언급되며,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이 7번 지난 후, 곧 50년째 되는 해에 선포되었다. 이 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원래의 땅으로 돌아가고, 빚이 탕감되며, 노예가 해방되었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였다. 오늘날 희년은 단순한 종교적 개념을 넘어, 사회적 정의와 경제적 평등을 위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희년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은 빈곤 문제 해결, 경제적 불평등 완화, 공동체 회복 등의 현대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다. 희년은 단순한 과거의 전통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개념이다. 본문에 보니,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라고 했다. 오늘 우리가 모인 이곳 신흥학교 교정이 우리의 소유지이며 우리가 신흥75 한가족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우리들이 학교를 다닐 때 경험한 일들 중 여러 여학교와 함께 합창인 일이 있다. 당시 전주에 6개의 여자고등학교가 있었는데 카톨릭계인 성심여고를 제외하고, 다섯 개 학교, 곧 전여고, 기전여고, 영생여상, 전주여상, 월성(현 근영)여고와 함께한 기억이 있다. 그때 김병암 선생님이 많은 수고를 하셨다. 1학년 때 고덕산으로 토기몰이를 갔고, 2학년 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버스가 전남지역의 좀 후진 버스로 도중에 고장나기도 했다. 기타 개인적으로 많은 추억들이 있을 줄로 안다. 오늘 저녁에 서로의 추억을 나누면 좋겠다. 우리가 기독교 학교를 나니며 매일 간단하게나마 예배를 드렸기에, 그리고 종교를 배우는 시간이 주 1회 있어서,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기독교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다. 그래도 기독교에 대해 애기하면 막히지 않고 술술 말할 수 있다.
유명한 인도의 간디가 ‘예수의 교리도, 예수의 교훈도, 예수의 가르침도 훌륭한데, 너희 예수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가지 못하느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고 고백을 했다고 한다. 내가 신학교에 잠깐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내가 목사가 되는 경우는 없다. 내가 의과대학에 잠시 다니러 갔다가 왔다고 해서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오늘 우리가 교회에 들락날락 했다고 해서 크리스천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에 대한 정의는 성서를 찾아봐야 된다. 어떤 새 신자가 성경을 두번 통독하고 난 다음에 먼저 믿는 신자에게 교회사 책이 있으면 빌려달라고 했다. ‘왜 그러냐?’라고 물으니 ‘읽어봐야 되겠다.’고 해서 ‘왜 읽으려고 하느냐?’고 다시 물으니 ‘언제부터 그리스도인들이 전혀 그리스도를 닮지 않는 모습으로 살기 시작했는지 궁금해서 교회사를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라고 했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 명칭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수 있다.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가서는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에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다. 마침내 미국으로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 돈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말라고 하였는데, 대기업 재벌 중심의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물신숭배의 천민기독교가 되었다. 이러한 물신숭배라는 우상이 한국교회의 우상이 되었다. 성서에 부자는 하늘나라 가기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이 말은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성서는 신상(神像)을 만들어 절하고 섬기는 우상숭배를 철저히 금지했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근대적 의미에서 4가지 우상을 제시했다. 한국교회의 위기의 뿌리에도 4가지 우상이 도사리고 있다. 조상제사는 금지하고 신사참배는 허용한 종교적 우상숭배, 불의한 기득권 권력자 편에 서서 그들을 칭송한 정치적 우상숭배, 친일 친미 반공을 절대시하는 극우 이념이라는 우상숭배, 재물을 섬기는 물신숭배의 우상숭배이다. 이러한 우상을 자각하고 이러한 우상을 타파하는 것이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의 위기 극복의 중차대한 과제이다. 예전에는 교회가 사회를 염려하고 걱정했는데 지금은 정반대가 되어 사회가 오히려 교회를 염려하고 걱정하고 있다.
마태 5장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우리가 졸업한 신흥학교의 간학이념이나 학교 교훈과 딱 들어맞는 말씀이다. 신흥 : 새로운(첫) 새벽이란 의미로 선교사가 이름을 지었다.
건학이념 : 하나님을 경외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을 기른다.
교훈 : 지인용(智仁勇), 지(智) : 진리를 탐구하고, 인(仁) : 사랑을 실천하고, 용(勇) : 정의를 실현한다.
지중해 연안에 여행을 가보면 높은 언덕, 높은 산 위에 아름다운 도시들이 자주 눈에 띤다. 멀리서 보면 참 아름답다. 밤에는 더 휘황찬란하다. 숨길 수가 없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은 우리 자신을 숨기고 가만 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항상 노출되기 마련이다. 조금만 잘 하면 금방 소문이 난니다. 조금만 무언가 잘못 하면 금방 냄새가 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은 우리 자신을 이렇게 감추어 놓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노출성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좋아, 어디 가도 우리 자신을 숨길 수가 없다면 빛으로서 살자. 소금으로서 살자. 그러면 굉장한 파급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기독교인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신흥학교에서 배운 우리들이 이들처럼 살아야 한다. 그대가 진정한 신흥인이라면! 건학이념처럼 어떠한 가운데서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만일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지 않고 세상에 동화되어 살아가면, 타락하고 부패해 가는 세상을 더 빨리 썩게하는 효소 역할을 할 것이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기다리는 소돔과 고모라의 땅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그대가 진정 신흥인이라면! 선한 일을 함으로 만족하지 말고, 선한 일을 할 수 있게 은혜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고 기뻐하길 바란다.
우리는 교회를 다니든지, 다니지 않든지 신흥학교에서 배운대로 신흥인답게 잘 살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는 가족들끼리 서로 위해주고, 어디에 가든지 사랑과 평화를 전하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 신흥인으로서 이렇게 살아가고 잇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한다. 항상 세상 속에서 진정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복된 신흥75회 동기들이 되기를 바란다.
< 기 도 >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그 위치에 합당한 삶을 살게 하시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하옵소서. 진정한 신흥인이 되게 도와 주옵소서. 그리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며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 영광을 위해 살게 하옵소서. 또한 고난을 통하여 영광의 빛에 이르도록 하시는 예수님의 섬김과 희생과 사랑을 통해 구원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 세상과 이민족을 다시 살리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긍휼을 베푸시는 주님, 동서로 나누어졌던 독일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로 통일되었듯이, 남북으로 나누어진 대한민국도 통일을 반대하는 주변의 강대국의 뜻과 달리 예상하지 못한 일로 통일되는 기적과 같은 통일의 그날이 속히 오도록 우리 민족을 축복하여 주옵소서. 세상보다 하나님을 더 따르고 신뢰하게 하옵소서. 누구 앞에서나 떳떳하고 당당한 신흥인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