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詩 第7首
대복고(戴復古, 1167~1248) 남송(南宋)의 시인. 태주(台州) 황암(黃巖) 출신. 자: 식지(式之), 호: 석병(石屛) 젊은 시절 육유(陸游)에게 시를 배웠으며 강서시파(江西詩派)와 만당(晩唐)의 시풍에 영향을 받았다. 유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도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했다. 과거 시험에 여러 차례 실패했고, 정치적 출세보다는 문학적 성취에 더 큰 관심을 두었다. 평생 포의(布衣, 벼슬 없는 선비) 신분으로 지냈으며, 만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은거했는데, 비록 가난에 시달렸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잃지 않았다.
江湖(강호)의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고 자기의 作詩(작시) 태도와 방법을 읊은 7언절구 10수를 남겼는데, 이를 ‘論詩十絶(논시십절)’이라 한다. 元好問(원호문)과 함께, 杜甫(두보1))의 논시를 이은 兩大支脈(양대지맥)을 형성했다.
欲參詩律似參禪 욕참시율사참선
妙趣不由文字傳묘취불유문자전
箇裏稍關心有悟개리초관심유오
發爲言句自超然 발위언구자초연
시를 탐구하는 것은 참선하는 것과 같으니,
오묘한 맛은 글자에 의해 전달되지 않는다.
하나하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깨달음이 있어야,
말과 글자로 발현됨이 절로 뛰어나게 된다네.
詩律 : 시의 律格(율격). 시 짓는 규칙.
妙趣 : 미묘한 情趣(정취). 妙味(묘미).
箇裏 : 하나하나 속에. 낱낱이.
稍 : 점점.
發爲 (발위): ~로 나타나다, ~으로 발현되다
시를 쓰는 것은 선불교에서 참선하여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그 오묘한 정취를 마음속에서 스스로 깨쳐야 한다. 그런 연후에 그것을 문자로 표현해야 좋은 시가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시인이 시를 쓰는 자세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 단순한 문자의 나열은 기술이지 정취가 아니다. 글재주가 있어도 格物을 하지 않은 시는 감동을 줄 수 없다. 또한 깨달음은 있어도 표현이 잘되지 않으면 감동을 주는 시가 될 수 없기에 좋은 시를 완성하는 것은 많은 습작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