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 93-2(2024.08.03) 파주시, 고양시 16km (서해 : 845.6km, 남해 : 817.7km, 동해 : 677.1km, 누리 : 428.2km, 합계 : 2,768.6km)(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 송촌동 - 신촌동 - 문발동 - 서패동 - 산남동 -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이 더위를 피할 길은 새벽에 이동하는 거라는 것에 모두 동의하여 새벽 6시에 모두 모였다.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과 김밥 그리고 햄버거를 간단히 먹고는 바로 출발하였다. 점심시간까지 오늘의 일정을 끝내기 위해 이른 시간에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누리길과 자전거길로 나뉘어 걸었다.
늘 같이 걷던 우리는 언젠가부터 딜레마에 부딪쳤다.
사실 일토장정을 시작한 시점인 2010년에는 딱히 걷는 길 코스가 없었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과 이명박대통령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각 지자체에서 우수죽순처럼 걷는 길 코스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였다. 지자체에서 만든 이런 걷는 길 코스는 우리 일토장정의 기본 방침과 겹치는 코스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자체의 걷는 길 코스로 선택했다. 그 이유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사실 최초 우리의 코스는 인도가 없는 차도 또는 이정표 없는 산길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어리석고, 위험한 코스 선택도 있었다.
그렇기에 지자체의 걷는 코스는 우리에게 즐거운 장정을 선물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일토장정의 기본 방침은 대한민국 최 외곽을 한바퀴 걷는 것이다.
그런데 지자체에서 만든 코스가 우리의 기본과 너무 벗어난다면 항상 의견이 팽팽했다.
"이왕 걷는거 지자체 코스를 완주하는 편이 좋다"와 "일토장정의 기본을 지키자"
언젠가부터는 이 둘을 모두 존중해 주기로 했다.
이번 코스가 그렇다.
자전거 코스는 거의 자유로를 따라 걷는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관계로 걷는 코스로도 훌륭하다.
서부전선 쪽의 코스는 트레킹 코스가 3곳이 겹친다.
평화누리길, 경기둘레길, 평화누리자전거길
실은 이 3개의 코스가 거의 중복을 반복하면서 이어진다. 각각의 코스를 지자체가 관리하려면 관리 비용도 상승한다.
이 3코스를 통합하여 관리한다면 더 관리도 쉽고, 비용도 절감될 텐데.... 이런 생각이 든다.
뭐 이유가 있겠지....
이렇게 서로 말하지 않고 걸을때면 이런 헛생각하고 걷는다.
자유로는 주변 지형보다 높다. 내가 걷고 있는 곳은 그래서 한강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느낌으로 안다.
저 건너편이 우리의 목표인 김포라는 것을!
9월 일토장정은 일산대교를 넘는다. 정말 기대가 높다.
우리의 목표지에 도착한다는 것과 철책 바로 옆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40년 전 나는 철책을 통과하여 38선 부근에서 수색과 정찰 그리고 매복을 했던 수색대였다.
DMZ의 갈대와 수목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개울을 잊을 수 없다.
휴전 상태의 한반도 최전선에서 인민군의 동향을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그곳의 긴장감과 아름다운 DMZ의 자연을 경험한다는 것은 수색대만의 특권이다.
우리의 오늘 목표인 동패지하차도에 도착했다. 아마 누리길로 걷는 팀과는 1시간 이상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들이 오지 않는다. 뒤 늦게 도착한 것은 걸음이 가장 느린 경용형이다.
"성엽형은?"
"도착 안했어?"
선두로 간 성엽형이 도착을 안 했다는 것은 코스를 이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전화를 했더니 그는 산속에서 도착지까지 어찌 오는지를 모르는 모양이다.
"형. 가장 가까운 곳까지 내려와서 전화해. 지원조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