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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공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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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샤는 자신의 앞에 있는 라이샤를 바라보았다. 라이샤이면서 라이샤가 아닌...... 뭔가 다른것이 지금 라이
샤의 몸안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이샤는 경계하며 라이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하는 라이샤는 자신이 알
던 라이샤와 동일했다.
"나 너에게 볼일이 있어."
"......"
'정신까지 점령당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위험해. 언제 정신을 위협할지 모르니......'
"오랜만에 너랑 검을 나누고 싶었어. 지금 넌 검의 힘을 모두 마법으로 돌렸으니 검은 사용하지 못할거야. 그
러니 넌 마법을 사용하도록 해. 이시테온을 꺼내든다고 해도 별 상관은 없어."
'저봐...... 저 황당한 소리. 아직 정신이 점령당하지는...... 에? 머, 머라고?'
"뭐라고?"
"간닷!"
라이샤는 마이샤의 물음에 답도 하지 않은채 붉은검을 휘둘렀다. 마이샤는 위협을 느끼며 방어막을 자신의
몸앞에 펼쳤다. 마이샤를 향해 날아오던 붉은검은 방어막에 부딪혀 다른쪽으로 꺾여지고 말았다. 하지만 라이
샤는 그것은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대로 몸을 돌려 다시 공격하였다. 마이샤의 방어막은 깨어져버
렸다. 마이샤는 당황하며 다시 방어막을 형성하려 하였지만 이미 늦었다. 라이샤의 붉은검이 마이샤에게로 향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이샤는 간신히 푸른검을 들어 강한 힘이 실린 라이샤의 검을 막았다.
'우웃!'
검의 힘이 사라진 마이샤로서는 굉장히 강한 공격이었다. 마이샤는 떨려오는 손을 억지로 막으며 마법을 준
비했다.
'얼음의 비!'
주문을 완성시킨 마이샤는 라이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라이샤가 온힘을 다해 상대하고 있음을 알고 마이샤
도 봐주지 않은 것이었다.
마이샤가 손을 뻗고 가르켰던 부분에는 말그대로 얼음들이 굳어서 비를 이루어 내리뿜어졌다. 라이샤는 떨어
지는 얼음의 비를 보고 뒤로 재빨리 물러섰다.
얼음들은 공격상대를 잃고 모두 땅속에 박혔다. 마이샤는 약간 틈이 생기자 또 다시 주문을 외웠다.
'물!'
라이샤의 속성과 정반대인 순수물을 라이샤에게로 내뿜었다. 아무런 힘도 담기지 않은 오직 물일 뿐이었지만
라이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라이샤는 붉은검을 한번 휘두름으로써 그 공격을
막았다. 붉은검에서 뿜어나온 불이 마이샤의 물을 없앴던 것이다.
'아니야, 이게 아니야!'
라이샤는 신경질 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체력이 감소하는 느낌이 들며 붉은검에서 엄청난 불길이 뿜
어져 나왔다. 마이샤는 황급히 손을 들어 자신의 앞에 물을 만들어 장막을 형성했다. 붉은검의 불은 물에 부딪
혀 사라졌다.
마이샤는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방어막을 형성한 후 마법을 준비 했다. 약간 강한 마법이었기에
주문시간이 좀 길어 방어막을 형성한 것이었다. 역시 약간의 강한 마력이 느껴지자 라이샤는 또 다시 불을 내
뿜었다. 하지만 마이샤가 만들어놓은 방어막에 사라졌다. 불이 방어막이 사라지는 사이에 주문을 완성한 마이
샤는 주문을 외웠다.
"웃기지 마! 이것이 최강이야! 크레노이스 프레이노스!"
순간 마이샤의 몸이 경직되더니 마이샤의 몸속에서 두개의 무언가가 튀어나갔다. 라이샤는 갑자기 무언가가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하자 경계를 하였으나 자신에 대한 공격살의는 없는 것 같았다. 라이샤는 이상한 느낌을
느끼며 후환을 생각해 작은 기덩어리를 잘랐다. 기덩어리는 잘리더니 인간의 형상을 하기 시작했다. 라이샤는
자신의 눈이 이상한가 비벼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갈라진 기덩어리들이 라이샤의 형상을 하고 달려들었던
것이다. 두명의 라이샤를 상대하느라 옆의 다른 기덩어리를 신경쓰지 않던 라이샤는 곧 엄청난 고난에 부딪혔
다. 옆의 작은 기덩어리는 옆에서 물을 뿜어내며 라이샤의 행동을 막았던 것이다.
마이샤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힘겹게 말했다.
"헤헷, 어때? 크레노이스 프레이노스의 힘이. 크레노이스는 형의 모습을, 프레이노스는 물을 뿜어내고 있지.
상대의 역량을 파악하고 그만큼 모습을 바꾸는 물마법최강의 마법이야. 하지만 곧 바뀌게 될테지. 내 손에 의
해."
마이샤는 헉헉대며 말을 이었다. 라이샤는 자신과 같은 상대와 검을 나누면서 점점 화가 나는것을 느꼈다. 분
명히 앞의 녀석은 자신과 같았다. 검을 쓰는 법과 검을 쥐는 법조차 똑같았다. 라이샤는 화가 일었다. 자신과
똑같고 자신의 힘과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라이샤에게 엄청난 모욕감을 가져다 주었다. 라이샤는 강하게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이게 아니야!"
순간 라이샤의 몸에서 엄청난 기가 뿜어져 가면서 크레노이스들의 모습이 일순간 멈칫하더니 라이샤의 붉은
검에 베어졌다. 크레노이스는 물의 마법이라 그런지 붉은검이 지나가자 증발해버렸다. 프레이노스는 크레노이
스가 쓰러지자 당황한 듯 물을 마구 뿜었지만 라이샤는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해결했다. 프레이노스는
가볍게 잘려져 사라졌던 것이다.
마이샤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분명 물마법의 최고인 크레노이스 프레이노스를 가볍게 처리하
는 자신의 형의 엄청난 힘에 놀란것이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최고의 마법을 그는 너무나 가볍게 처리해 버린것이었다.
라이샤는 라이샤 나름대로 엄청난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붉은검이 라이샤의 체력을 사용하지 않은채, 오직
붉은검 자신이 공격을 하고 싶다는 느낌에 불이 뿜어졌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검과 친구가 되는 것인가......'
'아직 멀었다! 그 정도론 아직이야!'
왠지 그는 그렇게 말할 것만 같았다. 라이샤는 피식웃고는 붉은검을 들어보았다. 불의 느낌이 넘실대는 것 이
외의 느낌이 전해졌다. 왠지 모를 붉은검속의 기운에 라이샤는 힘이 나는 것을 느꼈다.
반면에 마이샤는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있었다. 크레노이스 프레이노스를 라이샤가 깨지못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깰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어도 이렇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하고 시간도 별로 지나가지 않았는데
없애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마이샤는 다른 주문을 준비할 힘도 나지 않았다. 생각보다 강해진 라이
샤란 존재 때문에.......
"일어서. 이대로 넌 패배를 인정할 생각인가?"
"그럴지도....... 형은 나의 최고 마법을 막았거든......"
라이샤는 울컥하는 느낌에 마이샤를 발로 강하게 차며 말했다.
"이런 바보자식!"
"커헉!"
"겨우 그 정도를 최고마법이라 생각하는 네녀석이 한심스럽다! 마법사와 검사가 붙었을때 누가 유리하나? 마
법사가 유리하지 않은가? 게다가 마법사가 엄청난 민첩성을 지니고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그런데 넌 어
째서 민첩성이 없는 마법사처럼 행동하는 거냐!"
"......."
마이샤는 아무 말도 못했다. 라이샤에게서 느껴지는 패기와 자신에 대한 불신이 한데 어우러져 자신의 힘을
모두 빼앗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마법! 마법! 마법! 얼마나 강한 것인가! 마법! 마법! 마법! 얼마나 이 듣기 좋은 소린가? 어째서 너는 마법이
라는 강하고 듣기좋은 소리를 바보같이 무너뜨리는 거냐! 마법의 위신을 왜 네가 쓰러뜨리는 거냐! 왜!"
"......"
마이샤는 자신의 힘을 빼앗는 것에게 전했다. '꺼져라'라고. 그리고 마이샤는 일어섰다. 두 눈에 분노를 가득
담고서......
순간 달라진 마이샤의 태도에 라이샤는 한숨 돌리게 되었다. 분노로 강하게 타오르는 마이샤와 붉은검의 새
로운 힘을 깨닫게 된 라이샤는 이제 비슷비슷하다. 서로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이었다.
서서 노려보던 마이샤와 라이샤는 라이샤가 먼저 달려듬으로써 깨졌다. 라이샤가 붉은검을 강하게 휘두르며
돌진했다.
'붉은 드래곤!'
마이샤는 붉은검에게서 붉은 드래곤의 존재가 느껴졌다. 붉은검에서 뿜어져 나온 불이 마치 붉은 드래곤이
뿜은 브레스같았다.
'강하군...... 강해. 하지만...... 나도 이대로 물러설수는 없지......'
마이샤는 재빨리 몸을 이동시켜 라이샤의 공격을 피한후 마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붉은검의 불은 마이샤가 이동해도 다시 쫓아와 공격했다. 결국 마이샤는 공격주문을 포기하고 재빨리
방어막을 만들고 그 자리를 떠났다. 급하게 만들어낸 방어막이 오래버티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마이
샤는 황급히 몸을 피한 후 주문을 준비했다. 주문을 외우는 마이샤를 그냥 둘 라이샤가 아니었다. 다시 붉은검
을 휘두르며 마이샤에게 돌진했다.
'샐러맨더!'
순간 붉은검에서 피어오르던 불꽃들이 응집되면서 도마뱀의 형상을 하였다.
라이샤는 외쳤다.
"공격해라 샐러맨더!"
샐러맨더는 불을 뿜으며 라이샤를 보조했다. 마이샤는 이리저리 피하고 있기는 했지만 잠시 멈추지 않으면
주문이 완성되지 않았다. 극도의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마법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한다는 것도 엄청난 것이었
다. 마법의 원리를 알고 있는 라이샤는 마이샤가 잠시 멈출틈도 주지 않은채 공격을 계속했다. 결국 마이샤는
멈춰서 마법 시전만 하면 되는 것을 라이샤의 맹공에 완성된 주문을 사용하지 못했다.
점차 움직이던 마이샤의 옷들이 불에 그을리기 시작했다. 라이샤의 붉은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도 만만찮았
지만 샐러맨더가 뿜어내는 불도 마이샤를 위협했던 것이다.
'그래, 그렇게!'
마이샤는 도박이라도 하는 듯이 푸른검을 띄웠다. 마나를 이용해 띄어놓았기에 잠시 머리에 충격이 왔으나
완성된 주문을 내뿜지 않을 수 없었다.
"물을 관장하고 수호하는 물의 수호신 마이샤가 말한다!"
샐러맨더의 불과 붉은검의 불이 푸른검이 만들어낸 방어막에 부딪혔다. 하지만 그 정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충분했다. 1초의 시간만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나와라! 수룡!"
푸른검이 만들어낸 방어막이 깨지는 것과 동시에 마법이 시전되었다. 마이샤의 손앞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그 안에서 수십마리의 수룡들이 나타났다.
수룡들은 푸른 드래곤과는 다른 존재로 물로만 이루어진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몸은 순수물로만 되어있었기에
샐러맨더와 라이샤에게는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샐러맨더는 너무 많은 숫자의 수룡에 순식간에 사라졌고 남
은 수룡들은 모두 라이샤를 향해 달려들었다. 라이샤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수룡들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자세
를 낮추고는 말했다.
"불의 검술 제 3초식! 화룡 승천!"
라이샤의 몸주위에서 불길이 생겨나 위로 치솟더니 다가오던 수룡들을 거의 처리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숫
자였기에 다 사라지지는 않았다. 불길이 사라지고 수룡들은 다시 라이샤를 노리며 달려들었지만 이미 라이샤
는 그곳에 없었다. 공중에 떠 있던 라이샤가 수룡들을 노려보며 외쳤다.
"불의 검술 제 4초식! 화룡 강림!"
라이샤의 몸이 밑으로 향함과 동시에 아까와 같은 불길이 치솟아 남은 수룡들을 모두 없앴다. 라이샤는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꺼내어 간신히 섰다. 힘을 모두 사용한 것은 마이샤도 마찬가지였다. 수룡을 한마리도 아니고
수십마리나 불러냈기에 그의 마나도 거의 다 떨어진 상태였고 아까 이중으로 사용한 마법때문에 머리에 오는
고통은 정말 괴로웠다. 하지만 마이샤는 지지 않고 일어섰다. 그리고 당당히 라이샤를 바라보았다.
그 둘은 일어섰다.
그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둘의 눈이 마주쳤다.
'봤지? 난 마법의 위신을 무너뜨린게 아냐.'
'훗, 잘했다. 마이샤.'
그 둘의 얼굴에서 동시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핫핫핫하!"
"하하하!"
그 둘은 동시에 웃음을 떠뜨렸다.
아까 전까지만 죽일동 살동 달려들었던 상대가 서로를 바라보고 웃자 옆에서 구경을 하던 천사들은 어리둥절
해졌다. 하지만 곧 그 느낌은 사라지고 나중에 다가올 가이샤의 호통이 무서웠다. 그들이 싸우면서 천상계 곳
곳이 파괴되고 구멍이 생겨났던 것이다. 저 구멍을 그대로두면 점점 더 커질 것이므로 재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그 처리는 구경하던 천사들이 해야 할 것이었다. 천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서로 죽일둥 살둥 싸우더니 나중에는 웃더라고?】
「예, 굉장히 즐거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흐음...... 그래 파이라스 네가 보기에 그들의 힘은?】
가이샤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던 천사가 잠시 몸을 떨더니 희열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
「강했습니다.」
【너 다운 대답이군.】
가이샤의 말에 피식 웃은 파이라스가 말을 이었다.
「정말 강했습니다. 아마 저는 상대도 되지 않겠죠. 하지만...... 언젠가는 그 힘을 꺾어보고픈 욕망이 이는군
요.」
【훗, 천사가 인간의 감정인 욕망을 가지다니...... 그 녀석들 어지간히 싸웠나 보군. 그래, 구멍의 보수는 잘되
어가고 있는가?】
「예, 몇몇 불평하는 자가 있지만 보수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래....... 이제 나는 좀 쉬어야 겠군. 이만 물러나라.】
「옛!」
파이라스는 씩씩히 말한 후 자신감이 가득찬 걸음걸이로 가이샤의 앞에서 사라졌다. 케루빔이 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가이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역시 전투를 위해서만 태어난 녀석답군. 힘에 대한 열망은 라이샤를 뛰어넘을지도 모르겠어. 그건 그렇
고...... 이제 그 녀석들 수련이 이제 시작되었군. 한동안은 조용하겠는걸.】
가이샤는 조용히 하지만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웃었다.
"복수를 원하는가?"
세상의 모든 미련을 버리고 목숨을 버리려는 사람에게 나타난 사람이 말했다. 소녀라 부르기 힘들정도로 큰
여자가 무심한 눈으로 자신에게 손을 내민 자를 바라보았다. 그 자는 아까와 같이 말했다.
"복수를 원하는가?"
"......그렇다."
한참동안 말을 하지 않은듯 꽤나 쉰 목소리였다. 복수를 원한다는 그녀의 말에 남자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난 카이젤이라고 한다. 넌?"
"난 샤이."
남자는 즐거운 듯 흥얼거리며 말했다.
"좋아, 샤이. 네가 원하는 복수 상대는?"
"......라이샤. 라이샤라 불리는 썩어빠진 인간!"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 원한이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원한이 가득 묻힌 목소리에 카이젤은 만족한 웃
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