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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가문은 영국과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의 거의 전 지역과 식민지인 멕시코에서 필리핀까지 통치한다
루벤스,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등 걸출한 화가들을 후원하고 수많은 미술품과 공예품을 수집하여 후세에게 남긴다
17세기에는 종교 갈등으로 인한 30년 전쟁과 18세기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의 왕위계승전쟁의 중심에 있었고, 결국 제1차세계대전을 일으킨 유럽의 가문이다
그들의 미술품 수집 과정을 살펴보면서 합스부르크 가문과 신성로마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모습도 곁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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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가문(Haus Habsburg) 은 10세기 경 신성로마제국의 연방인 스위스 북부 아르가우 지역의 귀족 가문에서 출발한다
1273년 루돌프 1세(재위 1273-1291)가 로마독일왕(신성로마제국의 황제)으로 선출된다 제후들의 연방으로 구성된 신성로마제국이 23년 동안 황제를 선출하지 않고 지내다가 - 대공위시대 Interregnum - 그중 가장 약한 가문에서 선출한다
합스부르크 가문으로는 처음 오르는 왕위이다 이후 신성로마제국 대부분의 왕위를 차지한다
프리드리히 3세(재위 1440-1493)는 제후들의 세력에 밀리면서도 AEIOU 라는 암호를 여러 곳에 남기며 조용히 야망을 품는다
막시밀리안 1세(재위 1508-1519)는 합스부르크 가문에게 가장 강력한 힘을 키우며 아버지의 꿈을 실현시킨다
본인을 포함하여 3대에 걸친 정략결혼으로 지배영토를 넓힌다 본인은 부르군트(부르고뉴) 지역, 자식은 스페인제국, 손주는 보헤미아와 헝가리 지역을 얻는다
지금의 네덜란드 벨기에 체코 헝가리에서 스페인과 아메리카 필리핀까지 지배하는 토대를 만든 셈이다
영토는 막강하나 제후들과 간간히 부닥치던 그는 초상화를 많이 그리게 하여 각 주요 영토로 내려보낸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존재감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카를 5세(재위 1519-1556 = 스페인 카를루스 1세) - 막시밀리안 1세의 손자 - 까지 드넓은 신성로마제국과 스페인 제국이 그대로 넘겨온다
빈을 공격하는 오스만제국의 쉬레이만 대제을 물리친
그는 아들 펠리페 2세에게 전부 넘겨주려 하나 제후들의 반대에 부딪혀, 동생 페르디난트 1세에게 오스트리아 영토를, 아들 펠리페 2세에게 스페인 영토를 물려준다
이때부터 신성로마제국 합스부르크와 스페인제국 합스부르크로 나누어 진다
신성로마제국의 페르디난트 1세(재위 1526-1564) - 카를 5세의 동생 - 는 경이의 방(Wunderkammer) 를 만들어 그동안 가문이 수집한 예술품을 한 곳에 모은다
루돌프 2세(재위 1576-1612)가 즉위한다 삼촌인 스페인의 펠리페 2세(재위 1556-1598)에게 카톨릭을 수호한다는 엄격한 교육을 받지만, 종교갈등은 점차 심해진다
내향적인 성격 때문인지 통치에 소질이 없던 그는 오히려 예술품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펠리페 2세의 마드리드 왕궁에 머무를 때에도 예술품과 기계 기술에 심취한다
즉위한 후에는 열정적으로 유럽 각지의 미술품을 수집하고 미술가와 기술자들을 프라하로 불러들여 작품 활동을 하게 한다 야채로 묘사한 그의 기괴한 초상화가 유명하다 '십자가 모양의 해시계'는 그가 특히 아끼는 공예품이다
그가 후원하고 수집한 많은 작품들은 30년 전쟁 당시 많이 약탈 당하나 그래도 빈미술사박물관의 큰 축이 된다
페르디난트 2세 대공도 빈미술사박물관에 큰 공을 세운다 자신의 초상화를 포함하여 각종 희귀한 공예품 그림 갑옷 무기 등을 수집한다 그가 만든 박물관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대표적인 수집품 중의 하나는 갑옷이다 갑옷은 권력의 상징이자 당시의 의복과 문화를 짐작하게 한다 전투 뿐만 아니라 결혼식 대관식 등 특별 행사에도 착용한다 이때 유행하던 마상시합용 갑옷은 정교할수록 높은 신분을 의미한다
한편 스페인 합스부르크에서는
펠리페 2세(재위 1556-1598)가 카톨릭을 수호하며 아메리카 대륙을 포함하여 아프리카 아시아까지 식민지를 만드는 황금시대를 이룬다 영국보다 먼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된다
무적함대를 앞세워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을 물리치나 말년에는 잉글랜드왕국의 엘리자베스 1세에게 패배 한다
잦은 전쟁과 유럽을 휩쓰는 흑사병으로 스페인 제국은 서서히 쇠락한다
펠리페 4세(재위 1621-1640) - 펠리페 2세의 손자 - 는 문화와 예술을 적극 후원하여 문화 부흥기를 연다 특히 화가 벨라스케스는 이때 궁중 화가로서 많은 걸작을 남긴다
그 중 펠리페 4세와 조카이자 부인인 마리아나 사이에서 난 딸 마르가리타 테레사의 초상화들이 유명하다
이 초상화는 스페인제국 황제 펠리페 4세의 팔촌이자 장인이며 3살 어린 신성로마제국 황제 페르디난트 3세를 위하여 벨라스케스에게 주문한 초상화이다 마르가리타 테레사를 그의 아들 레오폴드 1세와 혼인시키기로 약속하여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자라는지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귀엽고 깜찍한 마르가리타 테레사는 13세에 시집가서 7번 임신하고 21세에 사망한다 그녀 역시 악명 높은 합스부르크 턱이 된다 ㅠㅠ
펠리페 4세 시절에는 스페인제국의 세력도 많이 약해지면서 그의 아들 광인왕 카를로스 2세(재위 1665-1700)에서 스페인 합스부르크 가문의 명맥이 끊긴다 스페인 왕위는 이제 프랑스왕국의 부르봉 왕가가 가져간다
다시 신성로마제국으로 돌아와서
레오폴드 빌헬름 대공이 있다 그는 스페인제국의 펠리페 4세와 비슷한 시기에 무려 1400 여점의 엄청난 예술품을 수집한다 특히 네덜란드 총독 재임 당시 수집품에는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지역의 훌륭한 회화작품들이 많다
빈미술사박물관 전시품의 가장 큰 주춧돌이 된다
카를 6세(재위 1711-1740) - 마르가리타 테레사와 혼인한 레오폴드 1세(재위 1658-1705) 의 아들 - 시절에는 왕립도서관 등 화려한 바로크 예술이 그의 후원을 받아 비약적으로 발달한다
그러나 고민이 있다 황제를 물려줄 아들이 없다
규칙을 바꾸어 장녀 마리아 테레지아(오스트리아왕 재위 1740-1748)에게 전 영토를 넘겨주려고 하나 오스트리아 영토만 넘어간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유일한 여성통치자이다
프로이센 등 주변 왕국들과 왕위계승전쟁을 치르면서 남편 프란츠 슈테판이 그녀 대신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란츠 1세(재위 1745-1765)에 즉위한다
남편 프란츠 1세와 아들 요제프 2세(재위 1765-1790) 기간 동안 황후 마리아 테레지아가 실제 권력을 행사한다 그녀는 16명의 자녀를 둔다 딸 마리아 안토니아는 프랑스로 시집간다 프랑스혁명을 맞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이다
검소한 성품의 마리아 테레지아는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쇤브룬 궁전을 수수한 로코코 양식으로 개조하면서 '마리아 테레지아의 노란색'으로 완성시킨다
대형 회화와 테피스트리 등 많은 예술품을 남긴다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교육 징병 세금 등 어수선하던 오스트리아의 기틀을 다시 만든 그녀는 나중 오스트리아의 어머니라 불린다
아들 요제프 2세는 그동안 가문이 수집한 예술품을 벨베데레 궁전에 전시하여 유럽 최초로 대중에게 무료 개방한다
프란츠 2세(신성로마제국 황제 재위 1792-1806) - 마리아 테레지아의 손자 - 는 영원한 숙적이자 1살 차이인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와 전쟁하느라 평생을 보낸다
나폴레옹 1세가 신성로마제국 연방국가들을 모아 라인 연방을 결성하면서 신성로마제국이 해체 된다
프란츠 2세는 나머지 오스트리아 연방을 결집시켜 오스트리아제국을 선포하고 스스로 초대황제 프란츠 1세(오스트리아제국 황제 재위 1804-1835)로 등극한다
나폴레옹 1세의 러시아원정 실패와 워털루전투 패배 이후 오스트리아제국이 빈 체제의 주역을 맡는다
오스트리아제국과 합스부르크 가문은 프로이센왕국의 세력확장과 민족주의 부상 등으로 국가의 안정과 근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이다
프란츠 요세프 1세(재위 1848-1916) 는 68년동안 오스트리아제국을 통치한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최장기 황제다
19세기의 오스트리아제국은 이탈리아왕국과 프로이센왕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빌헬름1세와 비스마르크가 주도하는 독일제국에서 배제되는 등 국제관계에서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다
게다가 독립하겠다는 연방들이 늘어난다 결국 그는 헝가리의 독립을 인정하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의 통합황제를 겸한다
수도 빈을 정비하고 도로를 넓히고 빈미술사박물관과 빈자연사박물관 등을 신축한다 특히 빈미술사박물관은 애초부터 미술품을 전시하는 목적으로 지어진 박물관이다
오스트리아 제국와 조선은 수호통상조약을 맺는다 두 나라는 청나라와 일본의 간섭 그리고 러시아제국의 위협을 막기 위하여 여러 나라와 수교를 맺는다 고종은 수교의 선물로 갑옷과 투구를 보낸다
비극이 찾아온다 그가 사랑하던 뛰어난 미모의 황후 엘리자베트(시시)가 외국 여행 도중 무정부주의자에게 피살 당한다
불과 얼마 후 이번에는 인류사 최대의 비극이 다가온다
후계자로 지목된 조카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에게 암살 당한 것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세르비아에게 선전포고하고 시작한 작은 전쟁이 점점 커진다 결국 세계대전이 된다
제1차세계대전이다
조카손주인 카를 1세(재위 1916-1918)가 황제를 물려받는다 불과 2년 후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패전국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해체된다
645년 동안 쌓아올린 합스부르크 가문의 '왕의 시대'는 이제 그 영광을 다하고
'더 멀리 Plus Ultra'라는 가문의 좌우명도 조용히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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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요약 :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도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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