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에서 매월 추천하는 6월의 추천길 10선에 오른 오대산 선재길 취재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6월 추천길 테마는 '역사 문화'였는데요,
선재길의 경우 선덕여왕 12년인 643년, 즉 1,400년 전에 역사가 시작된 월정사와 상원사 등을 연결하는 점이
점수를 높게 받았습니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평창 진부터미널행 아침 7시차를 타고 출발했는데, 오전 9시30분 정도 도착했습니다.
원래 시간보다 15분 정도 늦었네요. 여기서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로 연결하는 버스는 오전 9시40분으로 연결이
편합니다.

대중교통 이용이 비교적 편한 편이므로 시간표를 잘 보시는게 좋습니다.
저는 진부터미널에서 합류하신 소망님 자가용으로 움직였습니다.
토로님 댁인 괴산으로 놀러갔다가 소망님이 함께 오셨다고 합니다.

월정사 매표소 직전 보배식당에서 산채정식 한 그릇 뚝닥하고 갑니다.
청국장과 황태구이, 더덕구이 등이 모두 세팅됩니다. 1인분 1만3천원으로 기억되는데요,
나물 가짓수가 상당히 많아서 놀랐답니다.

워킹.. ^^


월정사 일주문부터 시작되는 전나무 숲길.


사진 조차 싱그럽게 느껴집니다.



월정사 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섭니다.

월정사 천왕문의 북방 다문천왕입니다. 다른 곳의 천왕상과 다르게 위트가 넘치는 표정입니다.

아금강역사와 훔금강역사가 지키는 문을 지나...

월정사의 본당인 적광전과 국보48호인 팔각구층석탑이 자리합니다.
팔각구층석탑은 9층 탑신에 화려한 장식을 앉은 모습으로 전체적으로
북방식 스타일인 다각형의 다층석탑 전형입니다.
특히 청동으로 만들어진 풍경과 금동인 머리장식 등을 통해 고려시대 당시의 금속공예 수법과
화려한 당시의 불교 양식을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팔각구층석탑을 향해 오른쪽 무릎을 꿇고 왼다리를 세워 탑에 대해 공야한느 것 같은 모습을 한
공양보살은 보물 제 13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야외에 있는 공양보살상은 복제품으로
진품은 훼손을 우려하고 바로 옆에 있는 성보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답니다.
월정사 적광전의 경우 당우 이름만 보자면 비로자나불을 모셔야 하나 석굴암 본존불을 본떠 제작한
석가모니불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비로자나불 자리에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연유는 정확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박물관 안의 진품 공양보살좌상입니다.


월정사 성보박물관에는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습니다.
상원사 문수보살상은 복제품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성보박물관에는 공양보살상 핀품과 더불어 1970년대 초에 진행된 팔각구층석탑 해체작업시 발견된 사리장업구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월정사를 지나 선재길을 이어가봅니다.
이런 표지판이 있는 곳은 노선버스가 서는 곳이니 참고하세요.

월정사 승탑군.
부도라고도 많이 불리는데, 부도는 붓다의 음역이므로 승려들의 사리를 모신 곳은
승탑이라고 해야 맞겠습니다.

오대산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길이 이어집니다.



선재길 곳곳에 설치미술 작품들이 있어서 눈길을 모읍니다.



의외로 너덜지대가 많이 생겼는데요, 발목이 약하신 분들은 발목까지 감싸는 등산화를 신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데크 공사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런 데크 구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섶다리를 건너면 선재길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만, 재미삼아 건너갔다 왔습니다.

활엽수 중심의 숲길 모습이 변화가 적어 오랜만에 주밍샷도 날려봅니다.

입맥의 가지런함에도 눈길을 줘보는 여유로움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길지 않은 거리지만 7시간이나 걸었답니다.




자, 드디어 세조임금의 종기를 씻은 듯이 치유했다는 문수신앙의 근원지인 상원사에 닿았습니다.
선재길은 여기에서 마무리 되지만, 우리는 적멸보궁까지 오르막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상원사 입구.

상원사 문수전입니다. 문수보상이 없는 절집이 없지만 상원사에서만 유일하게 문수보살을 동자상으로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문수전 내부입니다. 왼쪽에 문수동자보살좌상이 있고, 우측으로 관음보살상으로 추정되는 보살상이 있습니다.
선재길의 길 이름 역시 이 문수동자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문수보살의 설법을 듣고 선재동자가
불법을 구할 마음이 생겨 수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세조와 얽힌 일화가 있습니다.
피바람을 일으키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즉위한 세조는 꿈에 단종 어머니인 현덕왕후가 나와
얼굴에 침을 뱉자 그때부터 종기와 부스럼이 나는 괴질에 걸리게 됩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 월정사를 찾은 세조가 월정사 참배를 하고 상원사 올라가던 길에 물 맑은
계곡에 이른 세조는 몸에 난 종기를 다른 이들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멀찌감치 떨어져 씻고
있는데, 동자승 하나가 가까운 숲에서 놀고 있었다고 합니다.
세조는 그 동자승을 불러 등을 씻어 달라고 부탁하고,
'어디가서 임금의 몸을 씻어주었다는 말은 하지말라'고 당부하였답니다.
헌데 이 동자승은 '임금께서도 어디가서 문수보살 직접 보았다는 말은 하지 마시라'라고 하곤
홀연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깜짝 놀란 세조는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종기도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이때 감격한 세조는 화공을 불러 기억을 더듬어
동자로 나타난 문수보살이 모습을 그리게 하였고, 그 그림을 보고 나무조각을 하게 하여
지금의 국보 제 221호인 목조문수동자좌상이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상원사에서 세조가 문수보살 만난 이야기는 중건된 상원사 적멸보궁 낙성식에 여름에
참여했다가 하루종일 복대에 왕관과 곤룡포를 입고 땀이 차서 지병인 부스럼이 더욱 가렵고
따가웠는데, 밤 늦게 홀로 나가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씻다가 동자로 변신한 문수보살을
만났다는 이야기로도 전해집니다.)

상원사의 큰 정신적 스승이신 한암중원 대종사(1876-1951)의 영정이 본당 한쪽에 모셔져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토벌작전의 일환으로 상원사를 불태우려던 군인들에게 '나는 절과 함께 할 것이니
태우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라!'며 법당 안에서 정진하시며 끝내 상원사를 지켜내신 분입니다.


상원사 봉황 기둥은 무슨 뜻을 담고 있을런지.
그 봉황 머리에 앉은 참새가 비견되네요. ^^

종각에서.


중대에 해당되는 사자암. 상원사에서 25 정도 올라오면 만납니다


사자암 비로전 안에 모셔전 목탱화라고 하는 목조각 일부입니다.

비로전 계단에 앉아 내다보는 오대산 풍광이 참 좋습니다.

사자암에서 다시 25분을 걸어 올라가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를 만납니다.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전각으로 진신사리가 있기에 불상 없이 불단만 놓습니다.
이곳의 진신사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직접 갖고 오신 것이라고 합니다.

적멸보궁 정면컷!


상원사부터 이곳 적멸보궁까지 다 보고 원점회귀 하는데, 천천히 걸어서 2시간이 걸렸네요.
버스시간을 계산하실 분은 참고하셔야 할 듯 합니다.
우리 일해는 오후 5시20분인 마지막 버스를 오후 5시45분으로 착각하고 갔다가 마지막 버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주차장에서 막 출발하려는 부산 우정산악회 총무님게 사정 설명을 하고 그 버스로 월정사까지 나올 수 있었답니다. ^^
이전 주는 오대산 선재길 한번 다녀오세요.
선재동자는 화엄경에 나오는 문수보살의 이명으로 52명의 선지식인을 찾아 다니며 법을 구한다는 이야기에 등장합니다.
※똑같은 사진 2장이 있는 경우는 6월21일 사진강좌 때 RAW파일과 JPG파일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
만든 교보재입니다. ^^
첫댓글 가뭄임에도 어느 정도 수량을 보존한 계곡과 울창한 숲이 햇볕을 가리운 선재길과
월정사, 상원사, 진신사리 친견, 적멸보궁 등 문화 역사와 함께 즐거운 걸음이였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역사,문화의길을 다녀오셨군요.
다녀오기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언제 함께 하시지요. ^^
언젠가 바우길 걷는 중에 선재길을 걸었었지요. 그때는 시간관계상 적멸보궁을 못 올라가 봤는데....
금년내로 한번 다녀와야 겠네요. 헌데, 토로님은 그동안에 부피가 조금 줄어든 것 같아 보기 좋으네요.
누군 계속 늘어나는 것 같은데....
적멸보궁은 여름음 피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꽤 힘들어요. ^^
상세한 사진과 해설로
함께 동행한듯 합니다.
이 토록 아름다운 우리문화와 산하를 소개해주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효.. 감사합니다. 좋은 길에서 뵈어야지요. ^^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숲길은 절로
명상에 젖는 길이라고나 할까요?
상원사에 다다르면 어느 새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길을 다녀오셨네요
차암 부럽습니다~~~
참 멋진 길임 틀림 없습니다. 10년만에 갔는데도 그대로예요. ^^
사자암에서 일박하고 오면 아주 편한 일정이 될듯하니 언제 집사람과 참배겸 다녀와야 겠네요
값진 후기 감사 드립니다.
사자암에서 일박하기 위해 뒤늦게 올라가시는 분들도 적지 않더라구요. ^^
성지순례로 몇번 다녀 온 곳으로 기억이 있지만,
세밀히 기록 해 주시고 호젓한 두 여인들과의 도량 배경이 어우러지고
함께 걸어 본 듯 새로운 감회를 주시네요, 감사합니다._()_
아,, 그러셨군요. 구경님과 좋은 시간 만들어보심 좋겠어요. ^^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좋은 모습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