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3.6.30(금)10;00-14;00 ★장소;흥릉수목원 ★참가(13명);강주일, 고중운, 김윤석, 김종윤, 김준섭, 박승춘, 서만식, 성유경 이광형, 이성원, 임의택, 전현철, 차성근 ★점심식사;문가네정육점 -넓은 잔디밭에서 반송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촬영- 사자중대는 분기단위 모임을 가졌으나 전현철 지회장이 부임한 이후에는 분기단위 모임의 벽을 허물고 매월 모임으로 변경하였다. 나이가 연증세가할 수록 참가인원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10년내지 15년이 되면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다. 건강할 때 자주 만나는 것이 상책이다. 이런 의미에서 매월 모임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 매우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번 6월 모임 장소는 홍릉수목원이다. 점점 무더워지는 여름 싱그러운 초록이 그리워질 때다. 홍릉수목원은 서울 도심 숲이지만 여느 자연림을 능가하는 울울창창(鬱鬱蒼蒼)한 아름다운 숲을 간직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 피서로도 안성맞춤이다. 홍릉수목원은 1922년 고종의 비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흥릉지역에 영업시험장으로 설립한 최초 1세대 수목원이다. 41,1ha에 이르는 숲에는 2035종 20만여 개체의 식물자원과 유전자원이 보존관리 되고 있다. 홍릉이라는 이름은 일본인 자객들에 의해 시해당했던 명성황후가 2년만에 위호를 회복하고 묻힌 것에서 유래되었다. 민비의 능은 터만 있고 남양주 흥릉에 고종과 함께 묻혀있다. 홍릉수목원에 너도나도 가겠다고 신청한 사자는 모두 13명이다. 사자 우두머리(지회장)가 명령을 내리면 일사분란(一事不亂)하게 움직인다. 오전 10시 10분 전에 고려대역 3번 출구에 모두 집결하였다. 정말 믿음직스러운 사자들이다. 사자들끼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회기로를 따라 국립산림과학원 정문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도보로 약 10분이면 충분하다. 숲해설사 김수희씨가 사자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밝은 미소를 띄면서 상견례를 마치고 바로 홍릉숲으로 향한다. 숲해설가인 김수희씨는 이곳에서 10년차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처음 대면한 나무는 모감주나무다. 모감주나무 잎사귀에 열매를 싣고 중국에서 파도를 타고 황해를 건너 안면도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래서 안면도를 중심으로 서해안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청사초롱이 연상되는 특별한 모양의 열매가 열린다. 열매 안에는 콩알 크기 만한 까만 씨앗이 세 개씩 들어있다. 만질수록 반질반질하여 염주의 재료로 사용한다.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염주는 큰 스님들이나 지닐 수 있을 만큼 귀하다. 연못가에서 자라고 있는 수련및 연꽃과 산수국, 참조팝나무 등을 둘러보고 피나무에서 설명이 이어진다. 피나무 만큼 쓰임새가 많은 나무도 흔치않다. 목재, 나무껍질, 꽃, 열매 모두 옛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나무다. 가구, 내장재, 밥상, 김칫독, 궤짝, 바둑판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고 있는 상자도 피나무로 만들었다. 가장 관심을 끈 나무가 낙우송과 노블포풀러나무다. 낙우송(落羽松)은 가을에 낙엽이 질 때 날개처럼 달린 잎이 전체로 떨어진다고 하여 낙우송이란 이름이 붙었다. 낙우송의 고향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미시시피강이 멕시코만으로 흘러드는 저습지다. 축축하고 습한 땅에서 잘자란다. 낙우송 아래에 땅 위로 볼록볼록 솟아있는 돌기(突起)들이 신기하다. 바로 숨 막힘을 보완해 주는 공기뿌리다. 하나하나의 모양은 천태만상이다. 우리 눈에는 마치 천불상을 보는 듯 자연이 만들어낸 장관이다. 낙우송은 1920년경 우리나라에 처음 수입되었으며 키 30-50m, 둘레 6-13m에 이르는 거대한 몸체를 자랑한다. 장수하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노블포플러나무는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늠름하게 서있다. 홍릉숲에서 가장 큰 나무다. 수피가 세로로 갈라진 모습이 눈길을 끈다. 미국이 원산이며 잎사귀는 포플러잎을 닮아 있다. 은행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은행나무는 1억7천만년 전부터 서식하고 있는 나무다. 흔히 살아있는 화석이라 부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없어질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도로변에 있는 은행나무의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것도 무관치 않다. 목련나무는 백악기 때부터 현대까지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꽃식물 중 하나다. 벌과 나비가 출현하기 전이다. 그래서 꿀샘이 없고 대신 꽃가루를 먹는 딱정벌레가 목련을 번식한다. 목련은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는 뜻이다. 가지에 눈부시게 새하얗고 커다란 꽃을 피운다. 목련은 유달리 향이 강하고 멀리 퍼지는 꽃이 피는 나무가 많다. 문배나무는 1935년 홍릉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1966년 문배나무로 이름 붙어진 한국 특산 식물이며 선돌배나무 중 하나다. 향이 좋고 열매는 약재로 쓰인다. 열매는 아기 주먹만해서 배만큼 과육이 많으나 맛있지는 않다. 대신 향이 좋아 술을 담글 때 많이 쓰인다. 탱자나무는 초등학교 때 자주 보았던 나무로 울타리 겸용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가장 비극적인 쓰임은 위리안치(圍籬安置)다. 옛날 죄인을 귀양보내 주거지를 제한하는 형벌로서 집 주위에 텡자나무를 빙 둘러 심어 바깥 출입을 못하게 하였다. 탱자나무는 가시나무의 대표 나무다. 초근목피 시절에 탱자나무 열매를 자주 따먹었다. 지독한 신맛에 얼굴을 자주 찡그릴 때가 많았다. 옛날에 성을 쌓고 주위에 해자라 하여 둘러가면서 못을 파고 성 밑에 탱자나무를 심었다. 탱자나무 가시를 뚫고 성벽을 기어오르는 일이 녹록치않다. 그래서 이런 성을 탱자성이란 뜻으로 지성(枳城)이라 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은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해미읍성이다. 그 당시 해미읍성 안에 초등학교가 있었다. 두충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두충이라는사람이 두충나무의 껍질을 먹고 득도하였다고 하여 두충나무라고 부른다. 두충나무의 껍질은 말려서 약재로 쓰인다. 무릎 관절염에 좋다. 두충차는 비만효과가 있다고 한다. 노각나무는 한국에만 있는 특산 수종으로 비단결같은 고운 껍질이 일품이고 가을의 노란 단풍이 화려하다. 이 나무로 가장 좋은 목기를 만들 수 있다. 넓은 잔디밭 한가운데에 풍성한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있다. 산림과학원에서 귀하게 대접받는 반송이다. 수령 200년 된 홍릉숲에서 가장 어른이 되는 나무다. 소나무는 크게 반송과 금강송으로 분류된다. 반송은 지면에서 1m 내에서 가지가 벌어지고 금강송은 직선으로 자란다. 금강송은 붉은색을 띈다고 해서 적송이라고 한다. 산림환경보전연구동 옆을 지나면 오르막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올라서면 명성황후 홍릉터가 나온다. 너른 터가 있고 나무들이 숙연히 자리를 메우고 있다. 황후의 능은 없지만 왠지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이곳이 명성황후의 릉이 자리한 흥릉이었던 시절은 22년 밖에 안된다. 이후 빈 무덤 터일 뿐이지만 사람들은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곳을 여전히 흥릉이라고 부른다. 1시간30분 동안 숲 해설을 마치고 숲길을 따라 정문으로 향한다. 정문에서 숲해설가인 김수희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점심식사 장소인 문가네정육식당으로 향하였다. 이곳에서 도보로 20분이 소요된다. 점심메뉴는 큰소한마리(4-5인용,74,000원)에 된장찌개다. 식사에 앞서 전현철 지회장은 인삿말에서 홍릉수목원을 방문해준 사자들에게 고맙다고 전하면서 사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축배를 제의하였다. 막걸리, 소주 맥주로 권커니 잣커니 하면서 화안애어하며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일질 않았다. 식사시간은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사자들이 저마다 가슴속에 품었던 이야기들이 마구 쏱아진다. 여러 이야기 중 핫한 잇슈는 뭐니뭐니해도 건강에 관련한 얘기다. 이번에는 치아에 관하여 논쟁이 벌어졌다. 치아가 아프면 고통스럽고 밥을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치아관리가 중요하다. 사자들은 치아관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말 다행이다. 치아관리를 위해서는 주치의를 두는 것이 좋다. 나는 절친한 고등학교 동기생인 치과의사를 주치의를 두고 있다. 그래서 치아관리는 잘 되고 있다. 치아가 튼튼하면 자식보다 강하고 다리가 튼튼하면 연금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빈말이 아니다. 재미난 얘기에 몰두하다보니 어느새 오후 2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전현철 지회장은 차기 중대모임 날자에 관하여 언급하였다. 다음 달은 대열동기회 여름나기 행사로 건너띄고 9월14일(목)에 하기로 하였다. 고대역에서 각자 둥지로 향했다. 비가 내리는 관계로 홍릉수목원 답사가 취소될까바 노심초사했는데 다행이도 비가 그쳤다. 햇님이 구름을 뚫고 얼굴을 내밀면서 사자중대의 모임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사자들의 홍릉수목원 방문은 처음이다. 김수희 해설사와 함께 동행하면서 다양한 나무들에 관한 지식을 많이 쌓았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사람은 나무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무를 수없이 보지만 알려고 노력도 하지않고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나무는 인간에게 이로움을 많이 제공한다. 황사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맑은 산소를 공급해 주며 피톤치드를 뿜어 기분을 좋게 해준다. 그래서 나무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면을 통하여 숲해설가가 열거한 나무에 대하여 일일이 다 논할 수는 없다. 잘 모르는 나무이면서 시선을 끄는 나무나 이미 알고 있는 나무이지만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 조명하였다. 사자들은 건강관리를 잘한 탓인지 한결같이 건강한 편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80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80을 넘기기가 그리 쉬운게 아니다. 3대1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어야 통과할 수 있다. 사자들과 함께 90세까지 가는게 목표다. 기껏해야 15년 안팎이다. 사자들이 모두 함께 힘차게 전진하기 바란다. 장중보옥(掌中寶玉)같은 사자들을 만나면 나의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무념무상(無念無相)의 경지에 이른다. 그 순간 만큼은 온갖 잠념에서 벗어나고 마치 해탈(解脫)의 경지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다. 사자들 모두 즐겁고 행복해 보여 만심환희(滿心歡喜)하였다. 홍릉숲에서의 만남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정말 멋진 하루였다. 오늘은 사자들이 홍릉수목원에 발자취를 남긴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사자중대 브라보! 국립산림과학원 정문을 통과하여 홍릉숲으로 진입 '황금색꽃 피는 나무가 모감주나무임' 첫 대면한 모감주나무에서 설명하는 숲해설사 김수희씨 모감주나무 잎파리에 까만 열매 '파도에 밀려 황해를 건너 안면도 해안 도착' 연못으로 향하는 중 수련과 연꽃 산수국 피나무 낙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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