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毒)
'독'은 본래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다.
지상에서 가장 센 독을 가졌다는,
남미 아마존에 살고있는 '독화살개구리'라는 녀석이 있다. 그 자그마한 개구리는 화려한 색으로 '내가 맹독을 지녔으니 건드리지 마' 라고 적들에게 경고를 할 뿐, 자신의 먹이인 벌레나 잡아먹지 다른 동물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다른 독사나 독충도 기본적으로 먹이를 잡는데 최소한의 독을 사용할 뿐, 공격용으로 무자비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이 적극적으로 독을 사용한다. 특히 '표독(慓毒)스런 언사'는 어느 신경독, 혈액독 보다도 강력하다. 즉,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능소화는 흔히 독이 있는 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15년 산림청의 연구에 따르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고, 꿀이 2일 이상 시간이 경과되면 약한 독성을 띨 뿐 독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 능소화는 죄가 없다. 다만 독이 있다는 누명을 썼을 뿐이다. 근거도 없이 사람의 표독스런 입을 통해서.
나팔을 닮은 외관이 노랑에서 시작해서 주황으로 갔다가 다시 주홍으로 매듭을 짓는 화려한 능소화가 무더기 지어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나팔로 알린다.
"다들 무더운 여름에는 독기를 뿜지 말라고. 아닥하고 짜증내지 말라고.
빰빠라빠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