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실 지음
현실에 이런 주택이 있을까 싶다가도 왠지 존재할 것 같은... 주변에 이런 주택이 많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이런 곳에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순례주택은 402호 건물주 김순례씨(75세)의 이름을 딴 4층 건물주택이다.
순례씨는 유능한 세신사로 돈을 벌어 건물을 샀고 십년전에 순례주택을 다시 지어 임대를 주고 있다. 임대료는 시세를 정하지 않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만 받았다. 임대료가 싸서 세입자들은 좀 처럼 나가지 않아 순례주택에 들어오기는 어렵다.
순례 씨는 개명을 했다. '순하고 예의바르다'는 뜻(順禮)에서 순례자(巡禮者)에서 따온 순례(巡禮)로, 나머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라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서.p13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순례 씨가 대답 대신 질문을 했다.
"글쎄."
막연했다. 순례 씨, 길동씨 부부, 박사님, 원장님, 2학년 담임쌤………… 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은 금세 꼽을 수 있지만.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순례 씨 생각 동의."
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들은 자기 힘으로 살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너희 집에 열여섯부터 알바해서, 스물엔 독립하겠다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음……… 나."
“그렇지. 내가 볼 땐 수림이 너 하나만 어른 같다. 현재까진.”p53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정현종
그래 살아 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 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튀어 오르는 공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