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를 에너지 자립마을로
주민들의 힘으로 그린 리모델링,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참여
올해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150 이상)’의 기준을 넘어선 날이 많았다. 미세먼지는 단순한 먼지 차원을 넘어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어 호흡기 질환, 안과 질환, 심혈관 질환, 알레르기 피부질환 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암 발생 및 암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미세먼지 감축과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 비율을 2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하였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정기획위원회 보고에서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0조원씩 140조원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부산시의 신재생에너지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올해를 ‘클린에너지 부산'의 해로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시정의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원자력발전소를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9일에는 부산 연안을 아우르는 해양 신재생에너지 복합발전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 경우 2012년부터 시작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으로 5년 동안 원자력발전소 1.8기, 화력발전소 4.1기 분량의 에너지를 줄이거나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 동백초등학교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최근 해운대 주변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확산시키는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기장군에 있는 폐교인 학리 분교에 지역 초·중·고교 학생이 기후변화의 영향 및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학리 기후변화교육센터’가 문을 열었다. 시교육청이 기후변화교육센터를 설치하기는 부산이 처음이다.
해운대신시가지에서도 양운고등학교(교장 최만공), 양운중학교(교장 김옥임), 신곡중학교(교장 서현옥) 등을 중심으로 학교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하여 ‘부산시민 햇빛 에너지 협동조합’(이하 ‘햇빛조합’)과 협의에 들어갔다. 각 학교에서는 학교 옥상을 양운고 시민햇빛(주), 양운중 시민햇빛(주), 신곡중 시민햇빛(주)에게 각각 임대하되, 햇빛조합(대표 구자상)에서 총괄기획을 맡아 각각의 회사 설립과 학교옥상 임대차계약, 투자자 모집, 태양광 설치에 따른 행정절차 및 공사 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는 2011년까지는 고정가격구매제도에 의해 한국전력이 kw당 715원까지 구매했으나, 2012년 이후 제도가 바뀐 뒤 최근에는 kw당 170원 전후로 구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되고, 태양광 발전의 경우 기술발전으로 설치 가격이 3분의 1로 하락함으로써 은행 정기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한편, 해운대와 기장 앞바다에 2조원을 들여 풍력발전단지를 추진하는 ㈜지윈드 스카이는 청사포 앞바다에 설치하는 8기의 풍력발전기 중 일부에 시민주를 유치하는 방안에 대해 햇빛조합 측과 협의에 들어갔다. 햇빛조합은 2009년 65명의 시민주주로 구성한 수영시민햇빛발전(주)와 2011년 온천천시민햇빛발전(주)를 설립 운영한 경험을 살려 해운대신시가지를 시범적인 시민참여형 에너지 자립마을로 만들어 사업을 부산 전역으로 확산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김영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