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중국갑조리그에서 주장전 5연승을 달린 신진서 9단. 5라운드에서는 5시간 열전 끝에 스웨 9단에게 반집승을 거뒀다.
2020 중국갑조리그 5라운드
한국기사 7명 출전 6명 승리
"이제는 어떤 강한 상대에게도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어떤 어려운 바둑도 이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에 신진서 9단이 한 인터뷰이다. 이 같은 바둑을 29일 중국 저장성 창싱현에서 열린 2020 중국갑조리그 5라운드에서 보여주었다. 쑤보얼항저우의 주장을 맡은 신진서 9단은 선전의 스웨 9단을 맞아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연승을 이어갔다.
▲ 현재 15연승 중인 신진서 9단의 올해 전적은 44승4패, 91.7%의 가공할 승률이다. 대국장에 입실하면서 체크한 체온은 36.1도.
출발이 좋지 않았다. 좌하귀에서 급작스럽게 실패하면서 크게 불리했다. AI(절예) 승률은 한때 6%를 가리켰다. 중계하던 바둑 방송과 바둑 유튜브의 여러 해설자들로부터 "이기기 힘들겠다"는 진단들이 나왔다.
그 바둑이 균형이 맞춰지고 역전 흐름을 탔다. "어떻게든 이긴다"는 소리가 나올 만했다. 후반에 다시 10%대로 떨어지기도 했던 바둑은 결국 신진서 9단이 극적으로 반집을 남겼다.
모두 주장전에만 출전해 오고 있는 신진서 9단은 개막 5연승을 달렸다. 국내외 기전 15연승도 이어갔다. 또한 세계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스웨 9단에게는 6전 전승이다.
한편 5라운드에는 한국 기사 7명이 나섰다. 올 시즌에 소속팀과 계약을 맺은 총 8명 중 나현 9단을 제외한 7명으로, 현재 국내 랭킹 1~7위에 랭크된 최강의 7명이 5라운드 오더에 포함됐다.
▲ 박정환 9단은 일주일 만에 찾아온 설욕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시즌 전적 4승1패(주장전 3승1패).
박정환 9단은 농심신라면배 최종국 이후 일주일 만에 재회한 커제 9단을 설욕하지 못했다. 출발은 괜찮았으나 중반의 공방전에서 그르쳤다. 상대전적은 13승13패가 됐다(올해 2승2패). 커제는 지난 1월 하세배에서 박정환에게 2패를 당한 후 현재 11연승 중이다.
그 밖의 한국 기사들은 승전보를 전했다. 김지석 9단은 주장전에서 난적 탕웨이싱 9단을 제압했다. 신민준ㆍ변상일ㆍ이동훈ㆍ강동윤 9단은 일반전에 출전해 각각 롄샤오ㆍ장타오ㆍ황징위안ㆍ이링타오을 불계로 꺾었다.
▲ 2014 삼성화재배 결승전을 벌이기도 했던 탕웨이싱 9단을 제압한 김지석 9단. 시즌 3승2패(주장전 3승).
8명의 한국 용병들은 5라운까지 중국 기사들을 상대로 합산전적 26승8패를 기록했다. 76.5%를 높은 승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기사들은 서울의 한국여성바둑연맹에 마련된 대국실에서, 상대편 중국 기사들은 저장성 창싱현의 대회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원격대국을 벌이고 있다.
30일에는 6라운드로 이어지며 창싱에서는 9월 1일 8라운드까지를 몰아서 치른다. 2020 갑조리그는 16개팀이 풀리그로 정규시즌을 벌여 상위 8개팀은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을 향한 플레이오프를, 하위 8개팀은 을조리그 강등팀(두 팀)을 가리는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시스템이다.
▲ 한국기사들이 한국여성바둑연맹에서 중국 기사들과 온라인 대국을 벌이고 있다.
▲ 2패 후 3연승을 올린 신민준 9단(주장전 2승2패).
▲ 변상일 9단은 장타오 7단을 맞아 '속전속결 불계승'. 시즌 2승1패.
▲ '갑조리그의 이동훈'은 황징위안 4단과의 첫 대결을 완승, 시즌 5연승을 질주.
▲ 강동윤 9단은 1패 후 2연승. 5라운드에서는 2018시즌 다승상과 신인상의 주인공 이링타오 8단에게 불계승했다.
▲ 커제 9단은 박정환 9단을 맞아 '낮은중국식'으로 출발했다.
▲ 중국 저장성 창싱현의 대회장. 8라운드까지를 치른다.
▲ 오프라인 대국으로 벌인 중국 기사 간의 주장전에서 미위팅 9단(오른쪽)이 리웨이칭 8단을 꺾었다.
▲ 중국 기사들의 온라인 대국 모습.
▲ 2013년 LG배 우승자 스웨 9단.
▲ 세 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탕웨이싱 9단.
▲ 중국랭킹 2위까지 오른 바 있는 롄샤오 9단. 현재는 5위.
▲ 중국 대회장에 준비된 요깃거리.
▲ 변상일 9단에게 완패한 장타오 7단.
▲ 강동윤 9단에게 고개 숙인 신인왕 출신의 이링타오 8단.
▲ 갑조리그 데뷔전을 치른 일본 3관왕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은 천야오예 9단과의 속기전에서 159수 만에 불계패.
▲ 커제 9단은 지난 1월 하세배에서 박정환 9단에게 두 판을 패한 후 11연승 중이다(중국은 하세배를 공식전에 포함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