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여행에서 다녀온 해발 700고지에 위치한 주문2리 모운동의 아침 시골밥상 입니다.
오래전 옥동 광업소 사람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곳이다. 탄광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화려했던 그 흔적들은 고스란히 사진들속에 남아 있더군요. 이 산골마을에 이발소, 세탁소 , 영화관, 학교, 다방 등의 도시 부럽지 않은 시설들이 들어섰던 곳이지요. 무려 1만여명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곳이랍니다. 당시에는 유랑극단이 영월읍은 들리지를 않아도 이곳 주문2리 모운동은 멋드러진 공연 한 판을 벌렸을 정도 였다고 하더군요. 이 곳에 무려 학생수가 800여명이 넘어 교실수에 비해 학생수가 너무 많아 오전, 오후 2부제 수업을 했다는 것이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햇답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일행들과 함께 들러 동화마을로 탈바꿈한 마을 구경을 하기전에 맛나게 먹었던 정다운 시골 마루에서 먹는 밥상을 생각하게 하는 시골밥상을 소개합니다.
아침에 먹었던 모든 음식이 바로 고향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수저를 들었던 하루 였습니다. 그러기에 기분까지 최고였던 아침밥상 이었답니다. 가족단위, 단체 여행을 하실때 김 흥식 이장님께 문의를 하시면 고향의 밥상을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어릴적 제 고향은 충청북도 제천군 수산면 이어서 강원도와 경계점의 영월과도 음식문화가 무척 흡사하지요.
마을 회관 안마당에서는 일행들이 마을 부녀회 아주머니들의 일손을 거들고 있습니다. 오래전 잔치가 벌어지는 집 마당의 풍경이 스치는 순간 입니다. 커다란 둥근 쟁반에 한가득 밥공기, 국 공기를 가득 담아 날라 주시던 그 아련한 추억들이 되살아 나는 듯 합니다.
밥에 좁쌀이 들어 가서 노오란 작은 별들이 송송송~~ 박혀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그것이 조금 아쉬운 푸른희망이 랍니다. 소고기 무국! 아침에 이것처럼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국은 아마 없을 겁니다. 소고기 무국이면 밥 맛없는 아침에도 밥 한공기는 뚝딱은 문제 없지요.
강원도 감자가 둥글둥글 통째로 들어간 닭 볶음탕^^ 어릴적 향수가 그대로 묻어나는 음식 입니다.
저는 사실 고기보다 감자 젖가락에 푸욱~~ 찍어 먹는 맛이 더 좋아요
바로 요렇게 말이지요~~ㅎㅎㅎ
매운맛이 강하지 않게 잘 버무려진 열무김치~
넓은 양푼에 보리밥 넣고, 열무김치와 함께 비벼 먹으면 최고의 조화 랍니다.
무청 시래기 무침~
다 아시지요? 건강영양만점 반찬의 대명사 ! 모양은 씨레기지만 그 영양가치는 다이야몬드급 이지요.
탱탱글~~ 도토리묵
그리고 깻잎과 오이의 환상적인 만남,
꿀꺽~! 손이가요 손이가~ 도톨묵에 손이가~~^^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지역 특유의 김치!
완전 고향의 맛입니다. 젖갈류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맛! 배추와 고추가루,마늘만의 양념으로 담궈낸 충청도와 강원도의 진정한 김치 맛 입니다. 남쪽에 사시는 분들은 싱거울 수도 있는 맛이지만 고향 김치를 한 겨울에 팍신한 밤고구마와 함께 먹는 그 맛은 이 세상의 그 어떠한 요리와도 비할 수 없는 마음의 고향 맛 입니다.
겨울철 뒤안 땅속에 묻은 김장독에서 꺼내어 먹는 그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지금도 눈에, 혀에 담백하게 느껴지는 고향의 김치 맛 입니다.
파 송송 썰어 넣지 않아도 콩나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콩나물 무침^^
콩자반! 유년시절의 가장 친근한 반찬중의 하나 입니다.
여러 반찬중에서 콩자반의 고소함이 참 좋았던 밥상 입니다. 메주콩을 콩자반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역시 검정콩이 더 잘 어울리는게 콩자반 입니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밥 위에 올리면 검정콩의 색감이 그대로 밥에 묻어나 더욱 고소해지는 그런 맛~
쌀밥과 오래 오래 씹을수록 그 맛이 배가 되는 고소함 입니다.
시골 밥상에 이것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 아닐까요?
전통의 방법으로 마을에서 숙성시킨 된장 술술~~풀어서 강원도 감자 숭덩숭덩~ 썰어서 넣고, 텃밭에 대롱대롱 열린 잘익은 빨간 고추 썰어 넣고, 핸드볼 크기보다 약간 적은 애호박 냉큼 따다가 네모나게 썰어 집어 넣고, 두부 한모 들어가면 ..... 와우~!
이게 바로 시골밥상 맛의 화룡점정이라고 감히 주장 합니다.
시골밥상의 화룡점정 구수한 전통된장찌게! 이것도 밥 도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인정~~~
구수한 시골된장찌게에 밥을 말아서 한 숟갈 떠서 입에 넣고,
소고기 무국 한 숟가락으로 입안을 채우면....아~~~흐~ 이런 맛 어디에서 느껴 볼까요?~~ 최곱니다.
직접 드셔 보시라니까요?~ 제 말이 거짓뿌렁인지, 참말인지 ~~~^^
비가 갠 뒤의 산허리와 마을 주위를 감싸는 운무의 화려한 풍경을 다시한번 꼭 보고 싶은 강원도 영월 주문2리 모운동!
아주 낮선 곳이었지만 마치 고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구수한 사투리와 정겨운 음식 맛에 푸~욱 빠졌던 여행이었습니다.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김삿갓 마을 일원에서 김삿갓 문화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주말에 여행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 강원도 영월 주문리, 예밀리, 와석리의 김삿갓 마을을 추천합니다.
운전하실 때는 무엇보다 안전운전 잘 아시지요! ~~
장거리 갈때 반드시 찾아오는 손님~ 졸음은 절대 안됩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