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대략 6, 7세기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카파 지방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성직자들이 밤새워 기도할 때 졸음을 막아주는 신비의 약으로 쓰였답니다.
이런 커피는 서기 600년경 홍해를 건너 사라센(아라비아)제국에 의해 예멘에서 대량 경작되었습니다. 13세기 말엽엔 터키로 건너가 음료로서 자리를 잡습니다. 이후 이슬람교권을 침입한 십자군이 커피맛을 보았고, 15세기에는 중동 근처로 확산됩니다. 17세기에 유럽으로 온 커피는 19세기 남미와 유럽 전역에 퍼집니다. 늦게 전파되었지만 중남미 커피가 세계시장을 장악하게 되죠.
커피의 종류는 크게 아라비카,로부스타,리베리카 종으로 나눕니다. 아라비카 종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탄생해 중동의 예멘, 인도네시아 자바섬을 거쳐 라틴 아메리카로 왔습니다. 고급 원두커피로 주로 쓰입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 가문을 형성한 로부스타 종은 인스턴트와 자판기 커피에 주로 쓰입니다. 리베리아에서 가문을 형성한 리베리카 종은 극소수로 거의 전멸되었고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우리가 주로 마시는 자판기 커피는 로부스타 종이라고 보면 됩니다. 원두커피와는 맛이 다르죠.
또, 커피는 산지와 향기, 맛 등의 특징에 따라 분류됩니다. 용도에 따라서는 스트레이트용·블렌드용·블렌드의 베이스(기초)용으로 나누어집니다. 향기·맛은 기후·토질 등 자연조건과 재배기술·수확조정기술에 의해 차이가 나므로 종류는 주로 산지에 따라 분류됩니다.
□ 알고 마시면 두 배로 맛있는 커피
커피맛을 마음껏 음미하기 위해서 블랙으로 마시기도 하지만, 보통 설탕이나 밀크를 넣어 마시죠. 설탕을 넣는 역사는 17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고 밀크를 넣는 것은 이보다 조금 뒤의 일입니다. 그 이전에는 시나몬·클로브(정향이라는 향신료),머스타드(겨자) 등을 타서 마시기도 했답니다.
더운 여름 즐겨 마시는 '아이스 커피'는 얼음조각을 넣은 컵에 조금 진한 커피를 부어 빨리 식혀 마시면 맛과 향이 달아나지 않습니다.
'모닝 커피'는 더운물을 표준량의 약 2배를 넣은 엷은 커피로 미국인이 즐겨 마시죠.
또, 프랑스의 '카페오레'는 흔히 아침 식사로 마시는 커피로, 우유를 많이 넣어 큰 컵에 마십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즐겨 마시는 '비엔나 커피'는 아이스크림보다는 거품이 이는 생크림을 듬뿍 탄 것입니다.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아일리시 커피'는 커피에 우유를 많이 넣고, 아일리시위스키를 탄 것으로 즐겨 마시는 분이 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즐겨 마시는 '카페 카푸치노'는 시나몬스틱(肉桂皮)으로 휘저어 함께 섞고 그 변해가는 향기를 즐기는 것이죠.
'터키 커피'는 고운가루로 간 커피를 냉수로 천천히 끓여 여과시키지 않고 컵에 넣어 그 윗부분의 맑은 부분만을 마시는 것인데, 이 방법은 이슬람권이나 동유럽 및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인다고 합니다.
□ 커피향과 맛을 최대로
너무 뜨거울 때 마시는 커피는 오히려 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커피를 뽑고 약 2~3분 후 커피가 70℃ 정도로 식으면 물로 입을 가셔낼 때처럼 입 안에 담고 서서히 아래위, 옆으로 굴려 커피의 느낌을 맛봅니다. 삼킨 후에는 혀의 중간과 아랫부분으로 날카로움을 음미합니다.
카페의 메뉴판에 적힌 많은 종류의 커피 이름에 주눅 들 필요 없습니다. 역시 알고 마시면 되니까요.
'카푸치노'는 거품이 맛의 포인트입니다. 흔히 카푸치노는 스푼으로 위에 덮인 거품을 걷어 먹거나 거품을 휘휘 저어 섞어 먹는 분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위에 덮인 거품은 그 자체로 맛을 내기도 하지만 아래에 있는 커피가 식지 않게 해주는 보호막 역할도 하기 때문이죠. 거품이 덮여 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들고 마시는 게 정석입니다. 단 오랫동안 뜨거운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입을 데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에스프레소'는 대충 저어서 마십니다. 흔히 아주 진한 커피로, 설탕도 넣지 않고 원샷으로 마신다고 알고 있는 에스프레소는 실은 커피의 추출방식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선, 설탕을 듬뿍 넣은 다음 대충 젓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설탕이 다 녹기 전에 마시는 것이 좋기 때문이죠.
□ 인스턴트 커피를 맛있게
인스턴트 커피 끓일 때 물의 온도는 90~95℃ 정도로 팔팔 끓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 순간적으로 커피의 좋은 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먼저 컵에 커피를 담은 뒤 물을 부어야 끓는 물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 사소한 것 같지만 설탕을 먼저 넣고 프림을 넣는 것이 커피 맛을 풍부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아이스 커피'의 맛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뜨거운 커피를 얼마나 빨리 식히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집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이용해 아이스 커피를 만들 때는 커피를 녹인 후 찬물을 첨가하지 말고 얼음으로만 시원하게 만들면 더욱 좋지요.
□ 좋은 원두커피 고르는 법
커피 봉투의 겉면에 '고메이 커피(Gourmet Coffee)'라고 적힌 것을 찾는 겁니다. 고메이 커피는 100% 아라비카종 커피입니다. 아라비카종은 해발 1천 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단맛, 신맛, 감칠맛을 골고루 내며 향기가 뛰어나 최고급품에 속합니다.
하지만, '고메이 커피'라고만 적혀 있다고 진짜 고메이 커피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고메이 커피임을 보증하려면 커피의 상품명에 최소한 국가명과 커피 재배산지(or 수출 항구)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재배 산이나 농장의 이름 등에 관해 더 자세한 설명이 첨가돼 있으면 진짜일 가능성이 높은 거죠.
'골드' '프리미엄' '임페리얼' '스페셜' 등 애매한 용어가 적혀 있는 커피는 일반 레귤러일 가능성이 큽니다. 레귤러 커피 중에서 좋은 커피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싶습니다.
'고메이 커피'를 구입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커피가 맛있기로 소문난 커피하우스 한 곳을 찍어놓는 것입니다. 커피가 맛있다는 것은 주인이 그만큼 커피 애호가일 가능성이 큰 셈이죠. 그 커피하우스에서 직접 원두를 구입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중 하나입니다.
□ 원두커피 향기 보관법
커피를 볶은 후 30일 이내, 갈은 후 3시간 이내, 뽑은 지 30분 이내가 가장 신선한 상태입니다. 비싸게 구입한 원두를 잘 보관하는 것은 기본이죠. 조금만 신경을 쓰면 원두커피의 향기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냉장실에는 절대 넣지 마세요. 냉장고에 보관하면 원두는 고유의 향기를 잃고 냉장고의 냄새를 흡수해 버립니다. 가능하면 냉동실에도 넣지 마세요. 원두가 습기를 흡수해 눅눅해집니다. 그래도 냉동실을 이용해야 한다면 개봉하지 않은 봉투에 랩을 씌워서 보관합니다.
햇빛이 닿지 않는 북쪽 창가에 보관하고, 음식 조리대와 떨어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합니다. 다 먹은 녹차 종이용기를 하루쯤 바람 잘 부는 곳에 둬 냄새를 제거한 후, 그 용기에 커피를 담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커피찌꺼기 활용법
커피 찌꺼기는 탈취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뽑고 남은 커피를 신발이나 냉장고에 넣어두면 쾌쾌한 냄새를 제거해 줍니다. 또, 비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가 피었거나 오래된 원두, 그리고 찌꺼기를 화단이나 밭에 그냥 뿌리면 좋은 거름이 됩니다.
색다르게 미용 보조재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두를 물에 타서 세수를 하면 기름기 제거와 미백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커피 찌꺼기를 얼굴에 바르고 거즈를 하면 좋은 팩이 됩니다.
졸음운전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조그만 주머니에 알갱이 커피를 담아 차에 매달아두면 커피 향기가 졸음운전을 막을 뿐 아니라 차 속의 니코틴 냄새를 제거해 줍니다. 담배를 필 경우에는 3~4일에 한번,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름에 1번 정도로 갈아줍니다.
□ 하루 몇 잔이 적당할까요?
우리가 마시는 커피에는 아시다시피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보통 하루 5-6잔정도의 커피는 신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지 과다섭취자의 경우 단시간(30분 정도)에 많은 양을 마시면 '카페니즘 (불안, 초조, 불면, 두통, 설사)'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에 따라 카페인의 분해속도가 다르므로 자신이 몇 잔 정도를 마셨을 때 가장 상쾌한 기분이 되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