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천박한 여자들
권다품(영철)
요즘은 컴퓨터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조용히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방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 국악을 들을 수도 있고, 팝송도 들을 수 있다.
나도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원장실에 조용히 앉아서 클래식 음악을 듣기도 한다.
솔직히 클래식이 뭔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왠지 맘이 편해지는 것 같아서, 가끔 듣기도 한다.
또, 가요를 들을 때도 있고, 우리 트롯을 들을 때도 있고...
그런데 가요를 들으며 공창을 보고 있노라면, 공창에서 해서는 안되는 말들이 예사로 나오는가 하면, 수준을 금방 알 수 있는 천박한 말들이 버젓이 공창에 찍히기도 한다.
"ㅇㅇ님 몇 살이세요?"
공창에다가 나이를 예사로 묻는 여자도 있다.
"네에. 어쩌다보니 벌써 쉰이 넘었네요."
묻는다고 또 나이를 대답해 주는 남자도 있다.
"아이구~, 그럼 할배네!"
세월이 가면 나이를 먹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마치 그 여자 자신은 나이를 안 쳐먹을 것처럼 "할배" 운운한다.
나는 아무리 꼬라지가 예쁘고, 설사, 돈이 많은 여자라도 나를 가만히 앉혀놓고 먹여살려준다고 해도 이런 여자는 정말 싫다.
물론, 같이 음악을 듣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사람일까, 뭘 하는 사람일까, 몇 살이나 됐을까' 등등 개인적인 궁금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내서 물어야 맞을 것 같다.
그런데, 전국 사람들이 다 보는 공개된 창에서 물어놓고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할배네"라고 해 버리는 여자?
원래 부모로부터 천박한 피를 물려받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런 대가리가 안 돌아가는 무식한 여자라서 그런 걸까?
공창에다 나이를 내세워, 자신은 아직 젊은 여자임을 자랑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리고 그런 경솔한 말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여자라면, 과연 제 남편에게는 어떻게 대하는 여자일지는 안 봐도 너무 뻔하지 않은가?
또, 그런 여자가 묻는다고 공창에다가 대답을 해 주는 남자는 어떤 수준일까?
"술은 새벽까지 쳐마시고 들어오지, 돈도 쥐꼬리만큼 벌어다 주지, 그렇다고 또 밤일이라도 잘하면 말을 안 해요. ㅎㅎㅎ"
"집에서 못 받는 사랑 다른데서라도 보상받아야지... 지금와서 자식들 땜에 갖다 버리지는 못하겠고 우짜겠노! 이러다 나이 더 들고 늙어버리면 나만 손해지! 속으로는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서 고상한 척 하고 사는 년들 나는 밥맛이야. 내 말 맞재?"
이런 말을 공창에다가 공개적으로 하는 여자도 있고, 그 말에 동조하는 여자들도 있고, 또, 그런 여자들과 히히득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남자들도 있다.
"00야, 젊은 애인 생기면 새끼치는 거 알지?"
"세상 찌질하게 살 필요 뭐 있어! 어차피 한 세상 사는 데 젊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거지. 열녀문 세워줄 것도 아니고. 요즘 세상은 못 즐기는 인간이 바보야. 00야, 우린 그렇게 살지 말자?"
"가까이에도 있는데 멀리서 찾을 필요 있습니까?"
"00님, 됐거든요. 내 수준 아니거든요. 다른데 가서 찾아 보세요."
여러 사람들이 다 보는 대화방에 이 따위 천박한 대화들이 오가다 보면, 말없이 가만히 참고 있다가 나가는 사람들이 생긴다.
나도 그런 천박한 여자들과 같은 음악방에 있다는 자체가 불쾌해서라도 나와 버린다.
그 여자들은 "사랑"이 뭔지나 아는 여잘까?
혹시 저 무식천박한 여자들은 동물들이 '교미'를 하면서 느끼는 그 쾌감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어이, 요새는 이런 남자를 찾는 여자들도 많단다.
늙어도 좋으니 용돈 많이 주고, 옷도 사주고 패물 사주는 남자,
친구들 모임에 데리고 나가서 자랑할 수 있는 남자,
동물적 욕구도 채워주고 누나라 부르며 따르는 힘좋은 젊은 남자.....
창녀의 정의를 내려보자.
"돈을 받고 몸을 파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어이, 돈이 아니고 옷이나 패물 등을 받으면 창녀 아인강?
그 여자들보다는 오히려 창녀들이 더 깨끗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2012년 8월 17일 오후 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