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상, 딸 밥상
목필균
명자야, 항상 엄마가 미안하다
팔순 노모가 굽은 허리로 큰딸을 위해 차린 밥상
겉절이, 가오리찜, 게장, 바지락 미역국
육 남매 남겨놓고 젊어 떠난 지아비 때문에
줄줄이 어린 동생 맡겨놓고 일 다녔으니
가르침도 동생들에게 양보하며 살림 돌보고
늙어 삭은 어미 무릎 걱정하며 먼저 살펴준 딸
미안하다, 명자야
다 잊어요. 엄마
TV 속 모녀가 영상으로 마주 보고 흘리는 눈물
오 남매 두고 울 엄마는 어찌 떠났을까
마흔일곱 시퍼런 젊은 시절을 어찌 접었을까
편찮으신 엄마께 따뜻한 밥 한 그릇 챙겨드리지 못한 딸
이제야 깨달았으니 어이없는 철부지
얼마나 서운하셨을까
조기 찌고, 동태 전. 소고기 뭇국, 황태포
감도 대추도 한과도 이것저것 차려놓고…….
엄마, 많이 드세요
아무리 절 올리며 권해도
무엇을 드셨을까. 줄지 않는 제사상
죄송해요. 엄마
죄송합니다. 어머니
첫댓글
엊그제 의왕사는 친구 노모가 돌아 가셔서
어제 평촌으로 문상 다녀 왔습니다
거기서 생전의 친구 모친 영상을 화면으로
보여 주는 걸 보면서 제 모친 생각이 났습니다
생전에 아쉬웠던 부분들이 더 아쉬워지는데
동창님 글로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평촌까지 왔다가 가셨네요... 어머니는 살아생전 자식들에게 다 퍼주고도 미안함이 있는데.... 자식은 나이들어도 부모 앞에서는 철들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궂은 일을 겪으면서 나이 들어가나 봅니다.
어머니 라는 글과 말만 들어도 눈물이 고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어머니의 사랑이 그립기 때문일겁니다.
내리사랑 이라고 자식에 대한 사랑만을 쏟아붓던 자신이 부끄럽기 때문이 아닐까요.
갑자기 구수했던 나의 오마니 피안도 사투리가 듣고 싶어지는군요..
내리사랑은 밥상 처림에도 나오나 봅니다.
돌이켜보면 늘 편찮으셨던 제 어머니께서 혼자 앓는 병치례에 참 외로우셨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학교 다니는 어린 자식들에 먼저 챙겨드릴 생각도 못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