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열무’라는 이름은 ‘어린 무’를 뜻하는 ‘여린 무’에서 유래됐다. 봄에도 나지만 여름에 나오는 것이 가장 연하고 아삭해 김치로 만들면 딱이다. 김치로 담글 열무는 통째로 사용한다. 자르면 단면을 통해 단맛이 빠져나가기 때문. 또 양념에 버무리기 전 밀가루풀을 쑤어 넣어준다. 그래야 더욱 구수해지고 풋내도 안 난다. 열무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예방에 좋다. 또 인삼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사포닌도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열이 많거나 인삼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은 열무김치를 먹으면 대체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이김치=오이는 배추가 개량되기 전까지 김치의 주재료로 가장 많이 쓰인 채소. 이는 1200년대 말의 요리책 <거가필용>과 1827년 지어진 생활과학서 <임원십육지> 등 다양한 고문헌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초기의 오이김치는 뜨거운 물에 데쳐 장에 담거나 짠지로 먹었으나 오늘날은 소박이 형태로 만들고 있다.
오이는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피부미용에 좋다. 또 칼륨 함유량이 많아 몸속 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김치 재료로는 속이 다 자라지 않은 초여름 오이가 제격이다. 씨가 없어 무르지 않고 훨씬 아삭하기 때문이다. 오이김치는 익어갈수록 새콤한 맛이 증가한다. 그러나 빨리 시어지므로 한번에 조금씩 담그는 게 낫다.
◆가지김치=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가지는 김치로 담그면 식감이 더욱 쫄깃해진다. 가지김치는 절일 때 맨드라미꽃을 함께 넣어야 색이 잘 유지된다. 매끄러운 껍질에는 양념이 잘 배어들지 않으므로 속에 칼집을 내 부추·파·마늘 등의 소를 채워 넣는다. 1450년경 쓰인 요리책 <산가요록>에도 가지를 반토막 내 김치로 만든다고 기록돼 있다.
가지의 보라색을 이루는 안토시안 성분은 발암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고지방 식품과 함께 섭취했을 때 혈액 내 콜레스테롤양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몸이 차갑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경우에는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부추김치=부추는 다른 김치의 양념으로 많이 쓰이지만 그 자체로도 훌륭한 김치를 만들 수 있다. 부추김치는 몸이 허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담가 먹으면 금상첨화. 예로부터 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양초(起陽草)라 불렸으며, 이는 고려시대 의약서인 <향약구급방>에도 나와 있다.
부추를 멸치젓국에 살짝 절인 뒤 젓국에 생강·마늘·고춧가루·설탕 등을 넣어 만든 양념에 버무리면 부추김치가 된다. 이때 부추는 선명한 녹색에 통통하고 짧은 것으로 골라야 맛있다. 버무리거나 손질할 때는 되도록 부드럽게 다뤄야 한다. 멍이 들면 쉽게 상하거나 풋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파김치=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양파는 조선 후기 미국이나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파는 지방 함량은 적은 반면 단백질이 많은 채소다. 또 칼슘·철분 함량이 높아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 양파는 가을에 생산된 것에 비해 덜 매워 김치로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양파김치는 피로 해소에 좋은 양파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만들 땐 납작한 숫양파보다는 동그란 암양파가 적합하고, 담그기 전 소금물에 30분 정도 절이는 게 좋다.
◇도움말 및 사진제공=세계김치연구소
<농민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