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도내에서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0)’ 아파트가 잇따라 발생, 연초부터 주택분양시장이 초상집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청약 예정자들이 가점을 높이기 위해 통장 사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기 때문.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과 1월 현재 청약을 받은 도내 아파트 단지 중 전주 하가택지지구 휴먼빌, 군산시 수송공원 삼성쉐르빌, 전주 효자동 뷰티빌(171가구) 등 3곳에 청약 접수자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주 하가지구에 사업부지를 낙찰받아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전략 마련에 고심이 커지고 있다. 하가지구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주)일신건영의 휴먼빌은 모두 331가구를 2억4000∼2억5000만원, (주)삼성중공업이 시공 중인 수송공원 삼성쉐르빌은 규모에 따라 654가구를 1억9000∼4억3000만원, 우리종합건설이 시공하는 효자동 뷰티빌은 1억7000만원 선이다. 도내 주택업계 관계자는 “도내에서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나온 것은 지난해 도내 주택공급률이 110%를 넘어서고,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상황에서도 업체들이 시장 분위기 등은 감안하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청약률 제로를 기록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허가문제로 일정을 맞추다보니 그동안 별도의 홍보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모델하우스조차 건설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