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임금의 정신구조 분석을 통해서, 이 나라 국민이 왜 이렇게 불행할 수 밖에 없는지의
그 근원적인 속내를 밝혀보고자 한다.
1. 자본가(기업가)외에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 시야.
지난 G20 정상회의 시, 이명박 대통령께서 개회사를 하는데, 하시는 말이라는 것은 시종일관
“기업들이 중요하다.” “기업이 중심에 서야 한다.” 였다.
G20이 정상회의가 꾸려진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자본주의의 모순이 극대화 되면서 세계 경
제가 ‘자본위주’로 운영되는 한계가 보였기 때문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미국의 경제가
무너진 것은 그 단적인 사례이다. ‘더 이상’ 기존의 자본이 주도하는 성장정책으로는 미래
사회가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이들은 감지했고, 앞으로는 이것이 더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
에 주요 20개국의 나라들이 머리를 맞대고 (비록 그들만의 패권을 위한 것이지만)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선 시도가 바로 G20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이명박 대통령은 시종일관 “기업(자본)이 중요하다.” “기업(자본)이 중심에 서
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말만을 되풀이 할 뿐이었다. 좌우 살피지 않고 불도저에 시동 걸어
직진만 하는 ‘독보적’인 이명박 대통령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살피게 되었다.
자본주의의 메카인 미국은 경제위기를 겪으며,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의 상당부분을 버리고
수정 노선을 밟고 가고 있다. 미국의 보수 공화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평소 ‘공산주의 정책’
이라고 불렸던 것들에 손을 들어야 함에 격세지감을 느꼈음을 토로했다. 미국뿐만 아니
라, 전 세계가 바야흐로 이러한 새로운 경제 질서에 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이명박 대통령께서만 대세에 아랑곳 하지 않고 유독 ‘자본’ ‘기업’ ‘민영화’만 부르짖는다.
이에 오죽했으면 개회식 질문자인 ‘세계경제포럼 대표’가 ‘민간의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민
간과 정부의 협력’에 대해서 이야기 해달라고 권한다. 하지만 명박각하는 여전히 민간의 중
요성은 무시하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등의 똑같은 대본만 계속 되읊을 뿐
이다.
이는 그의 입을 얼마나 천박한 두뇌가 지배하는지를 드러내는 것이고, 왜? 용산참사가 일어
났는지, 왜 평택쌍용자동차 사태가 빚어졌는지, 왜 저소득층 겨울 난방비(연탄지원) 800억
을 삭감해서, 4대강을 파괴하는데 쏟아 붓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이다.
그의 눈에는 자본가들만 사람이고 그 외의 '것'들은 자본가들의 부속품일 따름이다.
2. 자기반성이 되지 않는 정신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특성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자기 반성력이 부재한 정신’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이번 연평도 포격의 문제를 다루면서 보였다.
이명박 정권 집권 후에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게
사고가 아니라 그들 말대로 북한의 공격이었다면) 남북 분단 이후 최대의 해상 공격으로 인
해 46명의 (천안함)전사자가 생겨났으며, 한국전쟁 이후로 처음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포
탄이 떨어져 민간인 사상자까지 발생하는 연평도 포격 사태까지 빚어졌다. 연평도 공격은
이명박 정부의 냉전주의 철학에 입각해 필연적으로 빚어질 수밖에 없는 사태였다. 이번 연
평도 포격은 남북 화해를 시도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과의 단절을 천명한 이명박 정부의
2년간의 냉전관이 생산해낸 대표적인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담화문을 통해서 “이번 연평도 포격은 햇빛정책이 실패했음을 드러내
는 사례”라고 공표했다. 2년간 대북 강경노선을 추진해온 결과 민간인이 공격당하는 ‘전대
미문의 사건’이 자신의 정권 하에 벌어졌음에도 이를 마치 전정권이 빚어낸 사건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잠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의 한나라당 논평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시감까지 불러일으켜진다. 이러한 지나가던 소도 웃을 말을 대통령이 태연하
고 있는 것은 빚어진 문제를 반성적으로 살필 여력이 없음을 드러낸다.
인간인 한 누구나 잘 못을 할 수 있다. 하여 진정한 인간된 면모는 그 잘 못을 인정하고 그
위에 보다 탄탄한 존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잘 못을 엉뚱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짓을 한
나라의 대통령이 태연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BBK 사건 터졌을 때부터 그의 인간됨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었다. 공식석상에서
‘이 회사는 내가 만든 회사다’라고 말하며 있는 위세는 전부다 떨다가, 회사의 실체가 드러
나고 여론이 좋지 않다 싶으니 이를 온통 박경식에게 다 떠넘겨서 자신은 손톱만큼의 손해
도 보지 않은 인물이 이명박 대통령 아닌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설령 자신이
직접 세운 회사가 아닐지라도 자기 손아랫사람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 도의적 책임이라도
질 줄 알아야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그야 말로 ‘모든 것’을 아랫사람에게 떠 넘겼다.
이렇게 책임질 줄 모르고, 반성할 줄 모르며, 공은 다 자기의 것이 되고, 과는 모두 아랫사
람과 망자에게 떠넘기는 이가 한 나라의 대통령임으로 참으로 사직의 보존이 위태로운 상황
이다.
그런데 참으로 어처구니없게도 (모 설문조사에 의하면)국민의 45%가 이번 연평도 공격이
과거로부터의 햇빛정책의 결과라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하기야 그 수준의 대통령을 뽑은
그 수준의 국민들이 어디 가겠는가?
좌우지간 이렇게 현실 자각과 반성 능력도 없는 대통령 덕에 남북관계는 점점 험악하게
치달아 금세라도 전쟁이 일어날 태세로 한반도가 어수선하다.
3. 평화와 화합을 위한 ‘한목소리’의 강요.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현저한 특징 중의 하나는 ‘반대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늘 '웃는 낯'?으로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그게 바로 ‘평화’이고
‘화합’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 평화와 화합을 위한 ‘하나의 목소리’라는 것은 자기가 내는
목소리이다. ‘다른 목소리’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렇기에 그는 자신이 총애하는 기업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들을 차마 볼 수 없
고, ‘건설업자’들이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철거민들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며,
FTA와 미국산 소 수입 정책에 반대의견을 내는 집회와 시위의 무리를 견뎌내지 못하는 것
이다. 이렇게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즉각적으로 ‘평화와 화합을 저해하는 세력’으로
낙인찍히게 되는데, 무참한 몽둥이세례와 강제연행과 벌금과 철창은 그에 따르는 옵션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러한 ‘한목소리’ 전략은 심지어 한나라당 내부를 양분하는 데까지 이르
렀다. 오죽하면 자신과 목소리가 같은 이들을 ‘친이’ 그렇지 않은 이들을 ‘친박’으로 갈라놓
았겠는가? 더군다나 가관인 것은 한나라당 내의 ‘친박’ ‘친이’계 의원 간의 갈등의 골이 심
화될 때 “친박 친이가 어디 있냐? 모두가 한 가족이다.”는 품 넓은 이야기로 ‘모두의 하나
됨’을 이야기 하면서 뒤에서는 친박계 의원의 뒤통수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박근혜 의원
사찰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을 정도이다.
민주당 등의 야당의원들이 자유당으로부터 시작된 이 기득권 수호 정당 내의 의원들을 박대를
보고 안쓰러움을 느낀 것은 헌정이래 처음 있는 상황일 것이다. 같은 당내 의원들에게도 그럴
지언데, 다른 당이나, 사상이나, 이념이 다른 이들에게는 오죽 하겠는가?
이명박 정권이 현재 해내고 있는 짓은 20세기 무솔리니와 히틀러로부터 시작해, 스탈린과
김일성을 지나 김정일이 현재 써먹고 있는 수법이다. 그건 바로 민중과 민주주의를 짓밟고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지 않으며, 인권을 개에게 던져주고, 시민위에 최고 권력자가 군림하
여 제 맘대로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체주의의 다름이 아니다. 그래도 과거식
전체주의는 고상한 사회주의 이념이라도 있었는데, 현대화된 한국의 전체주의는 그야말로
철저히 자본의 이익만 대변하는 모양새다.
4. 총정리 - 자본지향, 무반성, 전체주의
이렇게 고도로 자본 지향적이며 전체주의적인 인물이 자기반성의 여력마저 갖춰지지 않자
이에는 거칠 것 없는 무소불휘의 추진력이 생겨나게 되었다. 무지를 연료로 이용하는, 직진
기능만 갖춘 불도저가 산하를 초토화 시키고 있다.
물론 이명박 본인이 현재와 같은 위를 얻게 되었음은 단순히 그 본인의 무지의 성과만은 아
니다. 이는 아직까지 시대착오적인 광신교도들이 난립해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성과
논리가 아직 이 사회에 자리 잡지 못한 한국사회의 한계와 막 개발 정책에 환호하는 구시대
적인 여론이 팽배해 있는 현실과 남북강성기조를 통해서 내 주먹이 강하면 상대방을 이길
수 있다는 지극히 유아론적인 정신 지배적인 한국인들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결과이
다. 즉 한국사회의 수준이 아직 그 정도라는 것이다.
그렇담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러한 부조리의 중심에 있는 최고 정치권력자를 향해 성토의 목
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 한 가지 방법이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시민 된 자질을
가꿔가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 수준’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 냈음이고 보면 그 '한국사
회'의 일부분인 '나'의 수준을 고양시키는 것이 근본적으로 한국 사회를 바꿔내는 길이다.
어차피 이명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채울 인물은 그 나물의
그 밥일 터, '국격'을 높여 좀 수준 높은 대통령이 자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나'의 시민 된 자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대착오적인 맹목적 자본주의와 기득권을 위해서 서민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부자 정책과
성공을 위해서 타인을 밟아 오르는 것을 삶이라고 세뇌시키는 교육-문화적인 분위기와, 배
불리 먹기 위해서 인간 존립의 기반인 자연을 파헤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발상에 통렬히
참회하고, 냉철한 통찰과 반성을 통해서 21세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간형으로 '나' 자신을
거듭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가장 혁명적인 길이다.
5. 끝으로...
이 땅의 신음하는 생명과 서민을 위해서 이명박 정부의 자성을 촉구하며, 그 모든 아픔과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떠안아 스스로를 소신공양하셨던 문수스님같은 희생을 이명박 대통령
에게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헌신은 꿈에도 바라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허고 헌 날 적반하장식의 언변, 앞에서 웃고 뒤에서 상대 뒤통수치는 행태, 공
은 내 것이고 과는 네 것이라는 간사한 발상은 좀 멈추고 최소한의 자기 정직성을 가지고
대통령직에 임했으면 한다. 대통령을 바라보는 한 나라의 국민들이 손가락질 좀 하지 않게
했으면 한다. 우리가 왜 우리 나라의 대통령에게 손가락질을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