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미산[禮美山] 989m 강원 영월 / 정선
산줄기 : 백두두위예미분맥
들머리 : 영월읍 석항리에서 중동면 이목리를 잇는 수라리재


위 치 강원 영월군 중동면/정선군 신동읍
높 이 989m
여미산(女美山)이라고도 한다. 북쪽 산록을 흐르는 예미천 연변에는 예미리가 있고, 이 하안 저지를 따라
영월~태백 국도와 태백선(太白線) 철도가 지난다. 북동쪽 산록에는 함백탄광이 있다. [백과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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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예의바르고 의리 깊은 예미리의 안산... 영월 예미산(989.2m)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영월군 중동면의 경게에 위치한 예미산은 백두대간 상의 함백산(1,573m)에서 정선과 영월 군계를 따라 서쪽으로 백운산(1ㅡ426m), 두위봉(1,466m), 질운산(1,172m)을 지나 예미산에 이르고 다시 수라리재를 건너 망경대산(1,088m), 응봉산(1,030m), 계족산(890m)에서 더 이상 뻗지 못하고 남한강에 몸을 담그는 장쾌한 지맥 상에 있는 산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31번 국도가 석항리와 녹전리를 잇는 수라리재 마루턱이다. 예미산과 망경대산의 산행 기점이 되는 수라리재의 지세는 서북쪽은 완만하고 동남쪽은 급경사다. 31번 국도는 석항쪽에서 편안하게 오르다 한번 꿈틀 휘어져 마루턱에 이르러 남동쪽 멀리까지 전망이 확 트이는 아찔한 절벽지대를 곤두박질치며 이리저리 뒤척이다 녹전리에 이른다.
재 정점의 수라리재 표석 옆의 지명 유래 비문을 보면 고려의 마지막 공양왕이 1392년 폐위되어 삼척 궁촌으로 유배 길에 이 고개에서 수라를 들었다 하여 수라리재라 한다는 내용이다. 그냥 넘어 가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공양왕은 이성계에 의해 강원도 원주 부론면 손위실에 유배되었다가 두번째로 멀리 북쪽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의 수타사로 옮겼다. 세번째로 고성에서 삼척 궁촌으로 유배되어 1394년 4월 17일 죽임을 당했다. 따라서 수라리재는 유배지로 가는 길목이 전혀 아닌 셈이다.
어쨌거나 깃대 다섯 개가 나란히 서있는 수라리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를 버리고 묘2기가 있는 밭둑으로 내려서니 바람 한 점 없는 오목한 지형이다. 소나무 참나무 뒤섞인 동쪽 주릉 억새길로 10여분 경사를 올라서니 수라리재 산불감시 초소다.
날씨는 흐렸어도 조망은 대단히 좋다. 입산신고를 하고 북으로 방향을 잡아 초소 뒷길로 오른다. 느긋한 능선에는 산토끼 올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10분쯤에는 아직 겨울 옷을 벗지 못한 갈색톤 위로 유난히 파란 것들이 무리지어 있다. 달래밭이다.
봄 처녀들, 나무 꼬챙이로 한 옴큼씩 캐어 향긋한 봄내음을 맡아본다. 고도를 높일수록 달래가 더 많이 보인다. 지금까지 따르던 희미한 산길은 이쯤에서 양사면으로 갈라져 버린다. 갈라진 길을 아랑곳 하지 않고 곧장 길도 없는 급경사를 올라 직진한다. 대단한 경사다. 양손으로 나뭇가지와 풀뿌리를 잡으며 기어오르다 지난봄의 새 둥우리를 만나도 힐끗 쳐다볼 뿐 아무생각 없이오름 짓만 반복한다. 각개전투하듯 20분쯤 오르자 경사가 부드러워지며 숨통 트이는 능선으로 바뀐다.
정상은 동쪽에 있는데 아직도 방향을 바꾸지 않고 능선은 줄곧 북으로 간다. '山 16'이라 쓴 시멘트 표석도 있고 억새를 이불 삼아 산짐승이 자고 간 흔적도 있다. 옷을 도적 맞은 애처로운 굴피나무 어깨 위로 950봉이 올려다 보인다. 왼편은 어린 소나무, 오른편은 참나무 군락. 식생이 완연히 구별되는 능선 틈서리로 낙엽을 킥스텝하며 올라서니 굴피나무 어깨 너머로 보았던 950봉이다.
잠시 땀을 식히고 이제부터는 고생 끝 행복 시작! 느긋한 동쪽 능선을 따른다. 날씨는 흐렸어도 바람 한 점 없어 좋다. 산행 중 처음 만나는 바위 옆에 소나무 한 그루 외롭게 서 있고 평평한 능선은 진달래 나무가 빼곡하다.
전혀 특징이 없는 975.5봉을 내려서니 영월땅 이목리 회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정선땅 천포리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나는 사거리 안부다. 안부에서 20분. 두평 정도 넓이의 억새 숲에 삼각점(1995.복구.예미21)이 있는 예미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북쪽 조망은 곰봉,벽암산,죽염산이 경치를 가렸고 동쪽도 덩치 큰 질우산이 시야를 막아섰다. 대신 남쪽은 눈이 모자라는 곳까지 볼 수 있어 속이 후련하다. 단풍산, 목우산, 운고산이 창검을 세운 듯 하고 옥동천 협곡 건너 선달산, 어래산, 마대산이 횡으로 선 뒤로 백두대간 흐름이 중첩하고 있다. 서쪽은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 망경대산이 물동이 형상으로 건너에 있고, 고고산, 완택산은 검푸른 색으로 위용을 보여준다.
하산은 계속 동쪽 능선을 따라 뱃재에 이른 후, 남쪽 배나무골 이목리로 하산할 셈이다.
정상에서 중식을 즐길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 하산하면서 적당한 곳을 찾기로 하고 군 경계를 따라 동쪽 능선으로 내려서니 급경사다. 한번 급히 내렸다 잠시 완만하다 다시 급히 쏟아지기를 반복하는 능선은 거대한 층계를 내려가는 느낌이다. 이렇듯 20분을 내려서니 직경 30~40cm쯤 되는 이깔나무 50여 그루가 바람에 뿌리채 뽑혀 나뒹굴고 있다.
길을 가로막은 나무를 넘어 타기도 하고 혹은 엎드려 기어 빠지니 이깔나무 군락에 억새가 있는 안부다. 다시 7~8분에 자그마한 봉우리를 넘어 선 잘루목에 양쪽으로 하산할 수 있는 지형이 나타난다. 남쪽은 배나무골, 북쪽은 길운 마을 하산길 그것이다.
물푸레나무가 유난히 눈에 띄는 잘루목을 뒤로 하고 계속 능선을 따르니 쌍전봇대와 묘가 있는 뱃재다. 배나무가 많아 배나무재를 줄인 말이 뱃재다. 뱃재는 짐수레 한 대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자연석문으로 되었다. 석문 북족은 평지이고 남쪽은 깎아지른 뼝대다. 이 길은 보부상이 다니던 옛소금길이었는데 아직은 그때 흔적이 그럴듯하게 남아있다.
남쪽으로 석문을 빠져 절벽을 끼고 경사도를 죽여가며 빙빙 또아리를 틀던 길이 묘하게 안정을 찾으며 배나무골로 내려서게 된다. 발 아래를 조심하며 15분쯤 가니 쉬어가기 좋은 양지바른 묘1기가 있다. 아직 갈아엎지 않은 밭에는 냉이, 꽃다지, 쑥, 엉겅퀴 등 봄나물이 발길을 잡는다. 한끼분 반찬거리를 배낭에 챙겨 벌통이 보이는 곳으로 물골을 건너 합수점에 닿으니 수레길이 여기까지 올라와 있다. 훠이훠이 농가를 구경하며 웅치곡 합수점도 지난다.
삐뚜름한 흙벽집 방문을 열어 놓고 씀바귀를 다듬고 있는 할머니 한 분, 가겟집이다. 빈 병이나 물건 상자도 없고 간판도 구멍가게 물건도 보이지 않는다. 비닐 장판으로 비바람을 막은 위에 매직으로 조그맣게 '신옥선', 할머니 성함일 것이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윗방에 있던 먹거리들을 꺼내 마당켠에 전을 펴고 앉으니 집집마다 저녁밥 짓는 연기, 노을에 물들어 배나무골에 드리운다.
*들머리찾기
석항과 녹전을 잇는 31번 국도가 지나는 수라리재. 앞에 보이는 능선이 예미산 서쪽 능선이고 깃발이 있는 오른쪽 뒤로 오르면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길잡이
수라리재 마루턱에서 동북쪽 마루금을 따라 올라가면 산불감시 초소다. 초소를 뒤로하고 계속 북쪽으로 1시간쯤에 가면 동서로 뻗은 능선상의 950봉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동쪽) 주능선으로 40분쯤 가면 삼각점이 있는 정상이다.
하산 때 동쪽 급경사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쓰면 50분쯤에 묘, 벙커, 전주가 반기는 뱃재다. 이제는 능선을 버리고 뱃재의 석문을 통과,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수라리재보다 더 구불거리는 길이다.
20분쯤 내려서면 합수점이고 수레길이다. 배나무골을 따라 걷다 출출하면 신옥선(68세) 할머니집(0373-378-1828)에 들러 보고 이목회관 앞을 지나면 31번 국도다.
수라리재를 들머리로 산불감시초소~950봉~정상~뱃재~배나무골~이목회관에 이르는 산행시간은 3시간 40분쯤 걸린다.
*교통
영월을 기점으로 한다. 영월에서 1일5회 운행하는 석항 경유 녹전행 버스 이용, 수라리재에서 하차. 09:00,12:30,13:40, 16:00, 17:45에 있고 요금은 1,750원. 40분 소요. 수라리재에서 영월행 버스는 07:40, 09:30, 12:40, 16:40, 18:20에 있고, 차편을 놓쳤을 때는 석항까지 걸어 나오면 태백,고한,사북 방면에서 영월행 버스가 있다.
영월시외버스터미널(0373-374-2450~1)에서 1일 34회(08:00~22:15) 운행하는 상동,태백행 버스로 수라리재 하차를 부탁한다.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06:15~18:25까지 있고, 영암고속, 화성고속 서울영업소(02-455-5704)에서 08:30, 11:30, 14:30, 17:30에 태백행 버스 이용. 요금은 직행 8,100원, 우등 11,800원. 직행은 3시간40분 소요. 우등은 3시간.
청량리역(02-966-7788)에서 태백선 열차 이용 영월이나 석항에서 하차. 22:00, 08:00, 10:00, 12:00, 14:00, 17:00 주말열차 06:24, 23:00에 있다. 강릉역에서 04:00, 06:00 주말열차 13:40, 16:35, 13:10, 05:45, 14:31에 있다.
*잘 데와 먹을 데
수라리재 전춘복씨(0373-378-0441) 농가 앞 공터에서 칼국수, 메밀부침. 영월버스터미널앞 대흥식당(0373-373-1776).
영월에는 장급 여관이 많다. 이화장(0373-373-8853), 영창장(0373-373-2972) 이용. 숙박료 1실 25,000~30,000원.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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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