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사회 (小康社會)
토마스 모어(1478-1535)가 지상낙원으로 묘사한 책 “유토피아(utopia)”는 그 제목 자체가 아이로니컬합니다. “utopia” 는 희랍어 “없다(ou)+장소(topos)”입니다. 즉,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곳” 라는 뜻입니다. 大同社會(대동사회)도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동양의 유토피아(utopia)입니다. 그러므로 禮記의 ‘예운편’에서는 “대동사회” 보다는 못해도 그런대로 살만한 세상을 큰 건강(大同)이 아닌 작은 건강(小康)이라는 뜻에서 “小康社會(소강사회)” 라고 하였습니다.
今 大道旣隱 天下爲家 各親其親 各子其子 貨力爲己 大人 世及以爲禮 城郭溝池以爲固 禮義以爲紀 以正君臣 以篤父子 以睦兄第 以和夫婦 以設制度 以立田里 以賢勇知 以功爲己 故 謀用是作 而兵由此起 禹湯文武成王周公 由此其選也 此六君子者 未有不謹於禮者也 以著其義 以考其信 著有過 刑仁講讓 示民有常 如有不由此者 在執者去 衆 以爲殃 是謂小康
금 대도기은 천하위가 각친기친 각자기자 화력위기 대인 세급위이례 성곽구지이위고 예의이위기 이정군신 이독부자 이목형제 이화부부 이설제도 이립전리 이현용지 이공위기 고 모용시작 이병유차기 우탕문무성왕주공 유차기선야 차육군자자 미유불근어예자야 이저기의 이고기신 저유과 형인강양 시민유상 여유불유차자 재집자거 중 이위앙 시위소강
내가(공자)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는 대도가 이미 사라졌다. 천하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여기고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여기고, 재물과 힘을 자기만을 위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천자나 제후들은 세습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성곽과 해자를 파서 굳게 지키고-예의를 벼리로 삼아 군주와 신하 사이를 바로잡고-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돈독하게 하고-형제 사이를 화목하게 하고-부부 사이를 화합 하도록 한다.
그러나 천하가 모든 사람을 위한 천하(天下爲公)가 아니라, 천하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대(天下爲家)가 되었음으로, 간사한 꾀가 여기에서 일어나게 되었고-전쟁도 여기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大道(대도)는 사라졌으나 다행스럽게도 우왕-탕왕-무왕-성왕-주공이 예로써 좋은 정치를 하였다. 이 여섯 군자 가운데 예로써 삼가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예로써 의를 드러냈으며-예로써 그 믿음을 이루었으며-예로써 그 허물을 드러냈으며-예로써 법을 어질게 하였으며-예로써 겸양을 가르쳐 백성들에게 떳떳함이 있도록 하였다. 만약 이 예를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백성들이 재앙으로 여겨 비록 천자라 할지라도 버림을 받았다. 이를 이르러 ‘小康(소강)’ 이라 한다. -
참고: 이덕일, 정도전과 그의 시대, 옥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