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극장의 운명
대한극장, 단성사, 피카디리, 스카라, 서울극장, 명보극장은, 시민들에게 행복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대한극장은 온라인 동영상 등에 밀려, 시대 흐름에 따르지 못하고 66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달러 빚을 내고라도 벤허는 봐야 한다고 했는데!
벤허, 마지막 황제, 사운드 오브 뮤직이 연이여 상영되자, 대한극장은 표를 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장님이 왜 극장을?
놀랍게도 장님 대여섯 분이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있었는데, 모두 스피커를 향해 앉아 있는 겁니다.
활동사진이나 변사가 해설하던 때를 지나, 사운드트랙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세 번을 봐야 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줄거리를, 다음에는 영상과 음향을, 마지막에는 여운을.
당시에는 문지기인 기도의 검표를 받아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깡패들이 공짜로 입장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수입이 많으니 나누어 갖자고 합니다.
급기야는 명동 사보이 호텔 신상사파 따까리들까지 끼어들었습니다.
견디지 못한 사장은 정치판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호남의 재벌 아들인 국퀘남입니다.
연기고 나발이고, 얼굴만 예쁘면 개나 소나 여배우가 되는 시절이었습니다.
명보극장 개업식에, 미녀 트로이카인 문희, 윤정희, 남정임이 온다고 합니다. 대단한 뉴스였습니다.
와!
장안의 글래머 미녀인, 김혜정도 왔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