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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로에서 맞딱뜨린 멧돼지에 서로 놀라고......
* 산행일자 : 2009년 12월 20일(일요일) * 날씨 : 맑음 * 동행자 : 난테님(산악회따라) * 산행코스 : 2번국도 - 태봉산 - 비리재 - 실봉산 - 계리재 - 봉전고개 - 돌장고개 * 산행거리 : 33.5km * 산행시간 : 9시간 22분
* 구간별 산행시간 08:18 : 2번국도 08:56 : 빽하여 작은 고개로 되돌아 옴 09:05 : 제대로 등로를 찾음 09:35 : 태봉산 09:46 : 다시 2번국도 아래 10:56 : 비리재 11:55 : 실봉산 12:10 - 35 : 점심 13:30 : 고속국도 진주분기점 14:27 :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는 산불감시초소 15:21 : 계리재 16:28 : 봉전고개 17:40 : 돌장고개
오늘도 예외없이 출발은 꼴찌랍니다.(gps켜고, 겉옷 넣고, 사진찍고, 스틱펴고하면.....) 2번국도를 건너자마자 선두는 곧장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후미그룹은 좌측 옥녀봉쪽으로 향합니다. (이길이 정등로는 맞습니다)
옥녀봉 방향으로 조금 진행하다가 우측으로 내려서야 하는데도, 후미그룹의 선두는 아무 생각없이 아주 편안한 산길로 가고, 나와 난테님도 앞사람 뒤꼭지만 보고 꺼떡꺼떡 따라가다가 고만......
오늘 가야할 길이 먼데 초반부터 알바라니...... back을 하니 자동적으로 우리가 선두(?)라, 서둘러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도착하여 후미가 오길 기다렸다가 방향을 일러주고 내려왔는데, 후미팀들은 다시 2번 국도로 가서 거기서 택시로 이동한다네요. ㅎㅎ
옥녀봉 등산로 안내표지판이 있는 지점으로 올라서서 잠시 진행한 후에 우측으로 내려서야 정상적인 정맥길인데...... 약간 김이 새긴 했지만, 우쨋든 우리는 제대로 된 길을 찾았습니다.
좌측에는 경전선이, 우측에는 2번국도가 나란히 달리고 있는 지점에서 2번국도 아래를 지나 우측으로 올라서면 정맥길이 이어진답니다.
유수교 가기 전에 아침에 잠시 헤여졌던 후미팀들과 다시 만나서 함께 갑니다. 대간과 정맥길에서는 절대 건너서는 안되는 다리이지만 남강댐의 건설로 진주시 내동면에 만들어진 加花江에 건설된 다리인 유수교를 건너갑니다.
휴식을 취하는 후미팀들과 결별을 하고 먼저 나갑니다만, 난테님의 다리에 또 이상이 생긴 듯하더니 실봉산에 도착하여서는 한동안 쉬어야했습니다. 후미팀들에게 양보를 하고 겨우 행장을 추슬려서 진행을 하지만 쉬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육각정 앞을 지나 내려가니 앞서 간 후미팀들이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옆에 앉아 간단히 해결하고 다함께 출발을 합니다. 사실 오늘 도시락은 준비하지 않고 화원삼계탕 식당에서 해결할까 고민 좀 했더랬습니다.
산길이 아니라, 마을도 지나고, 도로를 횡단하고, 많은 과수원과 고개를 넘어서 가는 정맥길! 개인적으로는 그리 큰 매력을 못느끼지만, 이왕지사 시작했으니 끝을 보고나서 낙동정맥만 하나 더 하고 그만둘까 생각중입니다.
이 고개를 건너가서 넓은 비포장길로 약간 진행을 했는데 리본도 보이지 않고 길을 찾아 헤매고 있으니 우측에 있는 과수원의 주인께서 손짓을 하면서 과수원 한가운데로 지나가야 한다고 길을 알려줍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이곳으로 정맥꾼들이 지나가면 많이 불편하시겠다고 하니, 어쩔수가 없지요. 라면서 담담하게 대답을 하시더군요. 철조망을 치고 통과를 막는 그런 분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왔습니다.
과수원을 지나면서 삿갓이라는 닉은 쓰는 분과 둘이서 앞서 나갔습니다. 바로 뒤에 난테님이 고향선배되는 누님과 함께 오고...... 계리재에서 경사가 아주 심한 곳을 올라서서 잠시 쉬고 있는데 뒤따라 온 삿갓님이 후미팀들은 오늘 완주를 안한다고 합니다. 헉! 흐미!
후미팀과 너무 여유만만하게 오면서 시간을 생각하지 않은 내 잘못이 크지만, 그래도 대간을 끝낼정도로 체력을 가지신 분들이라 믿었는데......ㅠㅠㅠ 삿갓님에게 어떡할거냐고 물으니, "저도 후미팀과 같이 하겠습니다" 라고 하네요. 이때 시각이 겨울산행시에 하산을 해야하는 시간대인데, 완주를 하려니 나로인해 많은 분들이 버스에서 기다리게 해야 할 것도 같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삿갓님에게 부탁을 했지요. 봉전고개에 제가 없거든 완주하는 걸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홀로 진행을 시작했습니다.
봉전고개에 도착한 시간이 4시 30분! 참으로 애매한 시각이지만, 여기서 후미팀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어중간할 듯하여 완주를 하기로 하고 봉우리로 올라갑니다.
무선산이 등로에서 살짝 비켜서 있지만, 지금 그곳에 갔다오는 것마저도 사치일 것같아서 그냥 바쁜 걸음을 옮깁니다. 점차 짙어지는 어둠에 랜턴을 꺼내어 머리에 얹었습니다.
무선산 갈림길을 지나 얼마가지 않아서 갑자기 전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회색털을 가지 멧돼지가 이상한 울음을 내며 뒤돌아 가는데...... 나도 놀라고, 녀석도 많이 놀랬습니다. 녀석을 다시 만날까봐 한동안 저도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가야했습니다.
저아래 질주하는 자동차소리가 반갑게 들려옵니다. 그때, 난테님한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나를 마중하러 올라오는 중이라네요. ㅎㅎ 많이 반가웠지요. 참으로 행복한 그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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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주를 혼자서 외롭게 하셨네요.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함안 여항산 근처까지만 오시면 낙남정맥의 엑기스 그 자체입니다.
이왕에 시작하신 낙남 유종의미로서 장식하시기 바랍니다.
어제(2월7일)서야 비로서 마산과 진주의 경계지점인 발산재에 도착했답니다. ㅎㅎ 하기 싫지만 앞으로 가야할 산들을 생각하면서 가야겠지요????
원호님 같으신 산꾼께서 알바를 하시는 것을 보니 길 잇기에 난해한 코스 같습니다. (아니면 단체를 믿고 방심하셨는지) 이 구간은 별 볼것은 없지만 무려 33.5km나 되는 산길을 걸었으니 얼마나 행복했을지 충분히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난테 아우는 운동 안 합니까? 잔차 열심히 탄다고 하더니 쯔쯔.. 그건 그렇고 아직 한번도 산에서 멧돼지와 조우한 적이 없는데 어두컴컴할때 그것도 혼자 맞딱뜨리면... 에휴~~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흐릅니다. 되도록이면 자극을 주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 더 낫습니다. 고함질러 봤자 오히려 흥분시키기만 할뿐이니.. 암튼 다행입니다. 그런데 돼지가 더 놀랬을 것 같군요. ^^
서로가 win-win(?) 했다고 애써 자위합니다. ㅎㅎ 산행기에는 안썼지만 길도 아닌 곳으로 들어갔으니 식겁했습니다. ㅋㅋ
고생하셨습니다. 낙남정맥 뿐만 아니라 대간 능선도 도로에, 개발에 많이 훼손되어 있는것을 보면 맘이 아프지만 어쩔 도리가 없겠지요. 유수교는 남강댐의 물을 사천만으로 방류하기 위해 산능선을 끊고 물길을 만든, 그야말고 산의 맥을 끊어놓은 참사의 현장이지요. 외롭게 목표 달성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고, 늘 안산 즐산 바랍니다.
상세하게 알고 계시네요. 남해로 물줄기를 만들어 가화강이라고 이름지어 부르네요. 마을과 인접해서 사람의 체취를 많이 느끼고 진행하고 있답니다.
고생 하셨네요 멧돼지까지 만나시고....조망이 없어서인가 산행에 회색 도로가 많이 나오니 싱거운 산인가 싶은데요 제가 가보지 않았으니 실례가되었다면 죄송합니다....
맞습니다. 싱겁고 크게 재미가 없답니다. 그리고 조망도 그리 뛰어나지 않지요. 그래도 산길이 만들어져 있어서....그래서 간답니다. 다두님도 늘 건강한 산길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여하간에 도로가 필요악입니다요 ,, 가다가도 맥이 귾기고,,허기사 요즘 저도 어딜 가면 도로가 많이 개설되어 헷갈릴때가 있습니다만 , 그래도 원호형이나 도시니까 치고 나가십니다,,난테님은 잔차 타다가 그러셨대요??너무 심하게 운동 하셨나??/
난테님이 예전같지가 않아요. 병원에 가보래도 말만하고 안가네요. 그래도 둘이라서 포기하지 않고서 가게됩니다.
이 코스를 다녀가신지가 작년 12월20일이면 벌써 마산창원은 지나치신것이 아니신지 혹 아직 다녀가시지 안으 셨다면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열일 제쳐두고 마중을 나가겠습니다. 그런데 무지하게 긴 거리를 걸으셨습니다.
2월 21일날, 마산시 서북산고 함안군 여항면의 여항산을 거쳐 한티재에서 마무리 합니다. 함지박님도 바쁘실텐 데......말씀만으로도 그마음 소중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