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화,
‘하늘로 날아간 고이(잉어)’
“한 조그만 잉어가 불가능한 도전을 시도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강물을 거슬러 헤엄쳐 ‘갈 때까지 가보는 힘겨운 도전’이었다.
이는 매 순간 집중하고 몰입해야만 했다. 한눈을 팔다간 자신도 모르게 한참 떠내려가 바다 입구까지 밀려간다.
강물에 몸을 실어 내려가는 다른 물고기들은 고이를 이해할 수 없다.
그냥 시류에 어울려 살지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극복할 수 없는 강물을 대적한다는 말인가!
고이는 이런 말들을 들으면 못 들은 체하지만, 사실은 금방이라도 다른 물고기들처럼 강물에 몸을 맡기고 싶었다.
고이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고이는 뾰쪽한 돌에 부딪혀 피가 나고 다른 포식어류들의 공격에 노출되지만 이 강물의 원천(源泉)으로의 외로운 여행을 감행하였다.
고이가 강물에서 만나는 장애물들과 자신의 마음에 생기는 부정적인 생각조차 물리치고, 자신을 매 순간마다 단련시켜가며 강하게 만들었다.
강물의 상류로 가면 갈수록 물길이 거세지고, 지세는 가파르게 변하였다.
고이의 체력이 강해진 만큼, 고이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배 이상으로 어려워졌다.
그런데 고이의 체력이 거의 고갈되었을 때, 고이를 완벽하게 좌절시킬 만한 장애물이 등장하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90도로 세워진 폭포였다.
하늘에서 쉬지 않고 퍼붓는 폭포수는 고이 몸을 거의 산산조각으로 찢을 수 있었다.
고이는 망연자실하였다. 도저히 거슬러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 때, 고이는 ‘불가능한’ 상상력을 이렇게 동원하였다.
‘내가 비록 물고기지만, 물고기이기를 포기하겠다. 지느러미와 꼬리를 날개로 만들어 폭포 위로 날아가면 되지 않는가!’
고이의 자기믿음이 그 순간에 그를 한 마리 용으로 변모시켰다.
그러자 고이는 자신을 가차없이 떠내려 버리는 강물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용이 되어 하늘을 훨훨 나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발밑에 아련하게 사라지는 폭포수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또 하나, 소개한다.
이범선의 『피해자』
“너는 나보고 암탉이 품어 생긴 병아리들과 같이 키운 꿩이길 바래.
너는 날더러 하늘을 날아 보라고 한다. 너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고.
그러나 이미 난 날 수 있는 꿩으로서의 용기를 잃어버렸어.
그러나 훌쩍 이외로 쉽게 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다음에 오는 꿩의 생활은?
나는 뿌려주는 모이를 주워 먹을 줄은 알아도 산에서 이리저리 헤매면서 모이를 찾아 낼 재주를 미처 못 배웠어.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생명까지도, 주인의 뜻 하나에 맡겨두고
그대신 사는 날까지는 답답하지만 안전한 뜰 안에서 사는 닭이야.
용기를 내어 산으로 날아가기에는 너무 크도록 닭의 생활을 해왔어.”
당신은 누구인가?
물살에 떠내려가는 피라미,
닭장에 갇힌 닭.
자신만의 신화를 찾는 용.
날 수 있는 꿩.
이 중, 어느 것이 될 것인가?
당신의 진정한 ‘참 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