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전체 지방채무 1조7536억원
경상북도의 2025년 말 지방채무는 총 1조7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북도 본청 채무가 1조1914억원으로 전체의 67.9%를 차지하고, 22개 시·군의 채무는 5622억원으로 32.1%를 차지한다. 경북 전체 지방채무의 약 3분의2가 도 본청에 집중된 구조다.
다만 경북도의 채무는 단순 총액만으로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도 본청 채무 1조1914억원 가운데 일반회계 채무는 2450억원이고, 기금(基金) 관련 채무가 9464억원에 달한다. 전체 도 채무의 약 79.4%가 기금에서 발생한 셈이다.
따라서 도의 재정 부담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기금 채무가 어떤 사업을 위해 발생했는지, 상환재원이 확보돼 있는지 등을 별도로 살펴야 한다. 단순히 ‘경북도 빚이 1조2000억원에 육박한다’고 해석할 경우 실제 재정 상태를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시·군 채무 절반 이상 포항에 집중
시·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포항시다. 포항시의 지방채무는 2898억원으로 22개 시·군 전체 채무 5622억원의 51.5%를 차지한다. 경북 시·군이 보유한 전체 지방채무의 절반 이상이 포항 한 곳에 집중된 셈이다. 포항의 채무는 전액 일반회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는 구미시로 채무액이 1429억원이다. 이 가운데 일반회계 1181억원, 기타특별회계 221억원, 공기업특별회계 27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시·군 전체 채무에서 구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25.4%다.
포항과 구미의 채무를 합치면 4327억원으로 시·군 전체 채무의 76.9%에 달한다. 결국 경북 시·군 지방채무 4분의 3 이상이 두 산업도시에 몰려 있는 셈이다.
◇포항·구미·영덕·경산 4곳이 94% 차지
포항과 구미에 이어 영덕군의 채무가 493억원으로 세 번째로 많고, 경산시 457억원, 예천군 187억원, 청송군 150억원, 고령군 8억원 순이다. 경산시는 일반회계 408억원과 공기업특별회계 49억원 등 총 457억원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영덕군은 493억원 전액이 일반회계 채무다. 예천군의 채무는 187억원으로 일반회계 170억원과 기타특별회계 17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포항·구미·영덕·경산 등 상위 4개 시·군의 채무를 합하면 5277억원으로, 전체 시·군 채무의 93.9%에 이른다. 이는 경북 지방채무가 모든 시·군에 고르게 분포하기보다 특정 지역에 극단적으로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경주·김천·안동·영주·영천·상주·문경 등 상당수 시·군은 지방채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2개 시·군 가운데 실제 지방채무를 보유한 지역은 포항·구미·경산·청송·영덕·고령·예천 등 7곳에 불과하다.
◇‘채무액 1위=부채비율 1위’는 아니다
이번 자료를 해석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채무 총액과 재정 부담 비율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자료에는 지방채무 잔액만 제시돼 있고 각 지자체의 예산 규모, 세입, 지방세 수입, 자산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의 ‘부채비율’이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을 산출할 수 없다.
포항의 채무가 2898억원으로 가장 많다고 해서 반드시 재정 부담도 가장 크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포항은 예산 규모 자체가 큰 도시인 반면 영덕이나 청송은 재정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절대적인 채무액은 적더라도 예산 대비 채무 부담률은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분석은 ‘갚을 능력’에 초점 맞춰야
경북지역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단순 채무액보다 지자체별 예산 규모와 자체수입, 지방세 수입, 채무상환액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특히 포항·구미처럼 채무 총액이 큰 도시와 영덕·청송처럼 재정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군 단위 지자체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과 ‘자체수입 대비 채무비율’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자료에서 확인되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경북 시·군 채무의 절반 이상이 포항에 집중돼 있고, 포항과 구미 두 곳이 전체의 76.9%, 상위 4개 지역이 93.9%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방재정의 위험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빚이 많은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정 규모에 비해 얼마나 많은 채무를 지고 있으며, 이를 안정적으로 갚을 능력이 있는가’를 중심으로 분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