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의 새해 사자성어... "근본 바로 하고 근원 맑게 한다"
교수들이 새해 바람을 담은 사자성어로 근본을 바로 세운다는 의미의 '正本淸源'을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전국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2015년 희망의 사자성어를 설문한 결과
265명(36.6%)이 정보청원을 성택했다고 4일 발표했다.
정본청원은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漢書'의 刑法志'에서 비롯됐다.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정본청원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 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 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 세우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본청원은 지난해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건.사고로 그만큼 혼란스러웠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교수신문은 지난해 1월 2014년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속림과 거짓됨에서 벗어나
세상을 밝게 보자는 뜻의 '전미개오(轉迷開悟)'를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한 해를 되돌아본 '올해의 사자성어'는 남을 속이기 위해 옳고 그름을
바꾼다는 의미를 지닌 '지록위마(指鹿爲馬)'였다. 오형주 기자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20150107
2014년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라고 말한다.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잇따른 사건 사고와 국민의 절망, 정치 불신
그리고 이념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사회통합과는 거리가 먼 한 해였다.
계층간.세대간 갈등과 격차도 커졌다.
그래서 2014년의 사자성어는 '지록위마'였다.
우격다짐으로 거짓을 진실이라 말하는 한 해였다.
2015년의 바람은 '정본청원'이다.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갑오실패를 을미적거리면, 병신년이 온다'는 말도 나온다.
희망으로만 부족해 을미개혁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해를 맞아 다양한 여론조사와 인터뷰를 실었다.
경제전망에 대한 전문가 100인 설문 결과(1월5일자), 2015년은 개인소득 3만달러 시대라는 기대와
달리 복지 증세가 필요하고(42%), 일자리 창출(60%)과 가계부채 해결(50%)이 시급하다는 거싱다.
정부는 내수활성ㄴ화와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적했듯 관경유착의 고리를 먼저 끊어야 한다(1월2일자).
고용없는 내수 활성화는 불가능히다.
세종청사 비정규직부터 해고하는 정부가 노동시장 안정화를 이끌 수 있겠는가 되새겨 봐야 한다.
정부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취업규칙 지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용 없는 취업 지침은 무의미하다.
또한 갑오년에 해결하지 못한 4대강 부실 공사와 해외자원개발 비리 등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는
산더미같다.
사회 원로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1월5일자),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차가 의미 있으려면 .
'을미적'거리지 않고 인적 쇄신과 소통 강화가 있어야 한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화합형 인사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뜻깊은 연재다.
영문도 모르는 채 침몰하는 세월호를 지켜봐야 했던 김영오씨의 바람처럼 그가 왜 딸아이를
잃어야 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 인양과 사건의 진실 규명은 우리 사회가 병신년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1월2일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50일 동안 2명의 해고 노동자가 고궁 농성을 했던
씨앤앰 사태의 경우 세밑 노사 양측이 간접 고용과 해고사태 해결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1월6일자)
그러나 아직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굴뚝에서는 2명의 해고 노동자가 25일째 고공 농성 중이다.
김정욱씨의 바람은 "해고된 동료들과 다시 차를 만들며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다. (1월5일자)
일하고 싶은 자들이 일하지 못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그 병든 사회를 더 병들게 하는 것이 부패한 관료와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언론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권위마저 제 기능을 못 한다면 우리 사회는 치유할 동력을 모두 잃게 된다.
그래서 "성숙한 언론을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나라를 바꾸려면 언론부터 바꿔야 한다." (1월3일자 진경호 칼럼)
그러한 의미에서 1월6일부터 시작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는 사뭇 기대된다.
기자들이 직접 삶의 현장을 체험하는 두 달간의 오디세이가 끝난 이후에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
나아가 을미년은 독자와 소통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케뮤니케이션학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