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파업 9일차, '대체인력투입한 태광이 실질 고용주'
태광 티브로드가 비정규직 설치기사들의 실질적 고용주라는 사실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통해 재차 확인되고 있다.
태광그룹은 그동안 협력업체(센터)에 고용돼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대화 요구에 실질 사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에 나서지 않아 왔다. 자신들이 고용주가 아니라던 태광그룹은 그러나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4일 ‘위장도급’을 규탄하며 직접고용을 위한 총파업에 돌입하자, 직접 대체인력 180여명을 일당 20만원에 투입하고 나섰다.
티브로드 설치기사들의 파업으로 인한 그룹 차원의 피해가 예상되자 고비용을 들여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나선 것인데, 노동자들은 이 자체가 사실상의 고용주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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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지부가 9월 4일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참세상) |
이와 관련해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지부장 이시우)는 12일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태광그룹 차원의 대체인력 투입 규탄과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이날 티브로드지부는 “원청이 티브로드가 위장 도급된 하청업체들을 통해 하청업체의 사장을 직접 임명, 교체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에 개입해왔음은 여러 자료를 통해 사실로 입증됐다”며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티브로드가 직접 대체인력을 준비하고 투입한 것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진짜사장이 태광그룹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부는 티브로드에 대한 전면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사회전반에 만연한 간접고용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문제는 태광그룹이 협력업체(센터)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더라도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사용자가 파업 중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하지만 도급관계의 원청 사용자의 경우는 제외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희망연대노동조합 장제현 조직국장은 “태광그룹 원청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한 것은 법망을 피해가기 위한 것”이라며 “그로인해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친 정당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조직국장은 “이에 노동부에 태광에 대한 행정지도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다음 주 중으로는 대체인력 투입에 대한 고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서도 “방송통신산업에 있어 티브로드의 나쁜 일자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장제현 조직국장은 “박근혜 정부는 방송통신산업에 대해 규제를 풀겠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으로는 ‘좋은 일자리’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 방송통신산업에서는 ‘나쁜 일자리’를 고착·양산하고 있고 이에 대해 방통위와 미래부는 서로에게 떠넘기며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제현 조직국장은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파업이 결국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방송사업 내 하청 노동자들의 문제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