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토끼는 이 녀석 한 마리 뿐이었어요.
모두 산으로 자유를 찾아 가고 혼자 남은 이 녀석....하얀바탕에 검은 점이 얼룩덜룩
점박이....
점박이는 닭들과 오리와 고양이와 사이좋게 지냈어요.
함께 풀을 뜯어먹고 다녔지요.
하지만 그래도 웬지 쓸쓸해 보였어요.
혼자 있는 점박이를 위해, 일동장에 나가 잿빛 토끼 두 마리를 사왔어요.
암수 한 쌍인 줄 알았는데, 조금 큰 후에 보니까 두 녀석 모두 수컷이었어요.
(토끼 파는 아저씨에게 가서 암수구별법을 배워온 산지기...)
잿빛 토끼가 산모퉁이에 온 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지요.
들어갈 틈이라곤 하나도 없는 토끼장에 떡 하니 들어와 있었던 깜장 토끼 미스털이...
미스털이(왼쪽)는 온지 며칠 되지 않아 새끼를 줄줄이 낳았지요.
털도 많고 미스테리하다고 붙여진 이름 미스털이...
산모퉁이 복덩이에요.
미스털이가 낳은 아기 토끼....
가만히 두면 엄청난 숫자로 늘어날 토끼....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암 수 분리....
토끼장을 세 개로 분리해서 왼쪽에는 수컷, 가운데는 암컷, 오른쪽은 텅 비었어요.
가운데 토끼장에 있는 암컷들은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 먹어요.
싸우는 것도 별로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이제는 엄청나게 큰 잿빛 토끼 한 마리가 죽었어요.
원인을 알 수 없었지요.
그러다....알아낸 사실....
통통했던 점박이가 지난 해에 비해 쪽 마른 거예요.
왜 그런가 살펴 보았더니....
글쎄, 잿빛 토끼한테 괴롭힘을 당해 그렇게 된 것이었어요.
몸이 반쪽이 된 점박이....
잿빛 토끼(네로)가 나와 있으면 숨어서 눈치를 슬슬 보고....
없을 때 살짝쿵 나와 먹이를 먹어요.
그래서 내린 조치...
이 녀석....네로를 독방에 가뒀어요.
맨 오른쪽 토끼장....
이 녀석....
처음엔 얼떨떨한지 숨어 있다가 슬슬 나와, 주위를 둘러봐요.
그리고 바로 옆...미스털이네 가족을 향해 관심을 표시하네요.
그러게, 좀 잘 하지...
왜 그렇게 친구를 괴롭히냐고!
지금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고!
네로가 반성하고 다시는 친구를 괴롭히지 않았음 좋겠어요.
그래야, 독방 신세를 면할 텐데....
동물 세계의 왕따 현상은
어찌 보면 인간 세계보다 더 심합니다.
첫댓글 잿빛 토끼 이름 바로 들어갑니다. 그 녀석이 말썽꾸러기 피터네요!!ㅋㅋ피터래빗이요, 털이의 아기 토끼 참 구엽네요, 오물이, 오몰오물
ㅎㅎㅎ...미스털이란 이름 짱이에요. 샘... 동물 작명계의... 귀재십니다. 쌤의 시골뜨기 책을 우리 반 애들에게 앞부분을 조금 읽어주며 샘의 시골농장 이야기와 함께 날개 뜯긴 닭 한손이 얘기도 해주었더니 호기심으로 눈이 반짝...저희 반에도 잿빛 토끼같은 녀석 둘 있는데 요거 한 번 보여줄랍니다.
날개 뜯긴 녀석 이름은 한날개에서 큰날개로 바꾸었습니다. 이제 듬직한 수탉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미스털이라는 이름은 부산의 동시인 김춘남 선생님께서 지으셨어요. 정말 기막힌 이름이지요? 미스테리하고 털도 많고, 두 가지 모두 포함한 이름...
'피터래빗'좋네요. 산모퉁이가 후크선장살던 섬의 모습입니다. ㅎㅎㅎ 그런데 그 피터~ 가 밤새 우리를 탈출했어요.
어머나! 이럴 수가.....독방에 가두었더니 화가 나서 나가버렸네요.
재미있는 토끼 가족...네로라는 이름이 로마황제 네로를 연상시켜요....ㅋㅋㅋㅋ
이름을 다시 '피터'로 바꾸었는데 이 녀석 탈출해서는 그 근처를 빙빙 돌고 있답니다.
토끼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요. 넘 조용해서 별일 안 만들고 살 듯 싶은데요.
산지기는 토끼에게 물린 적도 있어요. 토끼가 모두 얌전한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미스털이는 사온거예요? 꼭 어디서 나타난 것만 같아요. 아기토끼가 너무 귀엽네요. 동물들을 지켜보다 보면 하루 해가 짧지 않아요? 아, 그리고 궁금한 것: 토끼랑 고양이랑 사이가 좋을 수가 있나 보죠? 21세기라 그런지 동물들도 한세련하네요.
미스털이의 정체를 몰라요. 그냥 토끼장에 떡하니 있더라구요. 임신한 채로...
홀로 있다 동족의 냄새가 나서 왔나 보네요. 어쨌든 행운아예요. 친구들도 만나고 좋은 주인도 만나고. 샘, 즐거운 설 되시기 바래요!
엉컹퀴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즐거운 설날 맞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