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어 먹기>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장면이다. 버팔로우 수천마리가 세렝게티 초원을 이동하고 있다. 사자 무리들이 기회를 엿보다가 암컷 몇마리가 악전고투 끝에 큼지막한 먹이 하나를 쓰러뜨린다. 그러면, 숫컷 두마리와 다른 암사자들이 다가온다. 먼저 온 놈은 내장부터 뜯어먹는다. 정작 그 먹이를 잡는데 가장 공헌한 암사자 두마리는 아직 헉헉거리느라 먹이에 입도 대지 못하고 있다. 사자들은 네가 한 것이 뭐가 있느냐고 따지지 않는다. 그저 주둥이를 대고 뜯어먹을 뿐이다. 먼저 먹는 놈이 장땡이다. 독수리 몇마리도 날아와 동참하고, 지나가던 하이에나도 어슬렁거린다. 먹을 것이 있으면 일단 먹고보자,가 동물의 세계이다.
철도 문제로 시끄럽다. 민영화의 전단계이다, 아니다, 그냥 경영합리화의 한 수단일 뿐이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는 것 같다. 주주가 공공부문이기 때문에 절대 민영화가 아니다. 만약, 나중에 지분이 민간으로 넘어가면 면허를 취소하겠다. 그것도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이야기의 촛점이 민영화인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에는 주제가 민영화가 아니다.
경영을 좀 아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수서발 KTX의 독립법인화 전략에 대해 갸우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영외적인 변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
특정 사업을 독립 사업단위 (Business Unit)로 분할하는 경우는 몇가지가 있다. 하나의 예로는 그 사업이 다른 사업분야와 매우 이질적인 분야이어서 사내의 일반 시스템으로 관리해서는 사업 추이를 정확히 알기 어렵고, 또한 전혀 이질적인 사내 비용을 그 사업에 배부하는 것이 부당할 때이다. 예를 들어, 코레일이 열차내 카트 판매나 티켓 판매를 별도로 관리하겠다면 그건 말이 된다. 티켓 판매 부문에 선로수선비를 배분하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서발 KTX는 코레일의 가장 전형적인 철도 사업이므로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두번째는 그 사업이 아직 사업성을 따지기에는 너무 이른 초기 사업단계이거나 너무 사업성이 불투명할 경우 사내의 일반적인 비용배분으로 부터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을 경우이다. 사내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등 공통간접비를 배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 꼭 그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직접비만 배부받고도 사업성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이다. 직접비만 감안했는데도 사업성이 없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이다. 가장 알짜배기 사업이 될 것이라는 수서발 KTX는 이 경우도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거꾸로다. 수서발 KTX는 사내 공통간접비를 가장 많이 배분받아 산간벽지 철도 사업에 우산효과를 주도록 하는 것이 맞다. 잘나가는 장남이 어려운 동생들을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수서발 KTX의 독립 법인화는 이것도 아니다. 돈 잘버는 장남으로 가족들을 부양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놓았다. 갸우뚱해질 수 밖에 없다.
위에 이야기한 경영기법은 사내 독립 채산제, 독립 사업단위 (Business Unit), 기업들이 흔히 채택하는 사업부제이다. 꼭 그래야할 필요가 없는 한 굳이 법인화하지 않고 사업부로 충분하다. 그런데, 왜 굳이 법인화했을까?
그래서, 의심이 든다. 혹시, 뜯어먹기 아닐까? 버팔로를 사냥하는데에 별로 기여한 바는 없지만 어쨌거나 사자임은 분명한 존재들을 위해 뜯어먹을 뭔가를 던져주기 위해, 다소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한 자리만들기는 아닐까? 코레일 사장 최연혜는 경영전략일 뿐이고 자신이 결정했다고 하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녀 스스로 바로 일년전에 그런 전략은 나라 망치는 일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자들이 배고픔을 호소하는 과정이 있었을 것 같다. 최연혜가 자신의 소신을 굽힐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어떤 배고픈 사자들이 있었을 것 같다. 국가 공공재의 민영화같은 차원높은 문제가 아니고, 부패의 문제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쯤 그 수서발을 뜯어먹기로 되어있는 배고픈 사자 몇마리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다. 조용히 뜯어먹고 살려고 했는데 너무 큰 사회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먹기는 할 것이다. 다 먹자고 한 일이었으니. 내가 안먹으면 다른 놈이 먹을테니. 누가 잡은 것이든 앞에 있으면 먹고 보는 것이 동물의 세계이니.
문제는 그가 먹는 것이 국민이라는 것이다.
두루미 한마리는 하루에 개구리 몇마리씩을 잡아 먹어야 살 수가 있다. 초식동물들은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풀을 뜯어먹고 사는 줄 안다. 개구리는 모두 파리를 먹고 사는 줄 안다. 하지만, 어쩌랴! 세상에는 그 초식동물들을 잡아먹고 사는 포식자(predator)들이 득시글거리고 있는데. 소위 선진국에서는 그 육식동물들이 좀 적고, 나름대로 이유를 대고 잡아 먹는다. 어떤 나라에서는 많다. 그리고 갑자기그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어 더 많은 개구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래도, 개구리들은 두루미를 왕으로 모신다. 두루미의 주둥이에 찍혀 죽어가는 친구 개구리에게, 잘 사는 개구리 사회, 안전한 개구리 사회를 위해서 밤잠을 못자는 두루미 왕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 두루미 왕이 이번 KTX의 수서발 별도 법인화가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정한 것인지 챙겨는 봤나 모르겠다. 훗날, 챙겨봤는데도 그랬다는 것이 밝혀지면, 참 나쁜 두루미였었다라고 기록될 것 같다.
첫댓글 KTX의 법인 분리화가 후에 잘한거냐 못한거냐를 떠나
어떻게 하든 강력한 공기업노조와 맛서 개혁을 해야만한다.
역대정권에서 공기업개혁에 엄두도 못내다 결국 국가부채의 위기에 내몰리는 중인데...
강력한 기득권 때문에 국민의 혈세로 막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고,
신의 직장에 입사하기위해 머리는 싸메는 젊은이들도 안스럽다.
문제는 공기업이 그렇게 엘리트로 체워졌으면 그 조직이 국가 경제에 보탬을 줘야하는데...
지들 잇속만 챙기려 드는게 문제다.
특히 코레일은 내가 신분당선에 접한 건물을 허가 받기위해 그 조직을 접촉해 봤는데..
금요일 오후에는 이미 주말 분위기거나 월차를 내고 자리에 없기 일쑤고,
지하철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하부 감리업체에 위탁해서 그들의 사인을 받아 승인하는 형태를 취하질 않나?
책임지려하지 않으려고 초고가 흙막이구조물과 무소음 공법을 요구하지 않나?
이런상태에서 무슨 사업을 하겠는가? 처리도 질질~..
내가 하도 열받아 최고 책임자한테 항의를 하니까 그제서야 서두르더만~!
LH도 일하는 분위기가 흡사하다. 이런 철밥통을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역대 정권에서 표밭을 의식해서 꼼짝도 못했는데.. 박근혜정부에서는 정말 손질해야한다.
지금 우리현실은 고용을 확대하여 꼬박꼬박 세금납부하는사업자가 진정한 애국자다.
사업하기 얼마나 힘든지~ 퇴사해 겪어보면 알겠지!
옳은 말씀..내가 보는관점도 같은 생각
일단 공기업,즉 모든 공사 도로 공사,토지개발 공가 등등
개혁이 옳다고 본다,국민 세금이 너무 많다
ktx만 5000억 흑자라면 기차값을 기준에 맞게 조금올리면좋을것
같다. 5만원선에서 좀더...
기관사가 1억 첨나원 받는다면, 대한항공 기장이 1억원선이다
기관사는 3시간일한다고 하는데,,안전을 위해서
기장은 공군에서 중령까지 만시간 이상 비행기 타고 난 다음 일ㅈ반 항공사 기장으로
기관사는 잘 모르겠지만,,비용은 많이 지출이 되는것 같다
철도노조 평균 임금이 6700만원이면
내 아들 철도 공사 보낸다 난
여기서 웬만한 법대 나와야 4-5만불 받기 힘들다
그리고 좃만한 역에 웬 역장,,난 솔직
히 이해가 안된다(한국의 역). 여기 뉴욕은 역에 표받는 흑형이 없을때도 많다
모두 승차권 자동 발매기 이용..불편하지 어떨땐 물어 볼것도 있는데
다 비용 줄이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조치 란다
여기도 철밥통 있지.. 뉴욕 낫소 카운티 경찰 12년차..년봉 20만불
안전한 도시지..근데 하는일 x도 없다. 모두 시민 세금
뉴욕 시티 경찰 년봉 5만 6천불..x 나게 고생한다.추운데 순찰돌고
이런데 동양인 경찰 졸나 많다
기냥 나도 지껄여 본다..그래서 선진국 가는길이 멀다는것이지
하나더 여기 동기 딸이 NYU 졸업하고 취직을 했단다
4년동안 아빠엄마가 열나일해서 딸 뒷바라지 했지..근데 이눔의 미국은
동기딸이 년봉 4만5천 받는데 그러면 한달에 실수령액이 얼마일것 같으냐?
알려줄께..15.7%는 무조건 사회보장세로 나간다 NO MATTER WHAT
그리고 싱글이라 스테이트 시티에서 무차별, 거기다 어떤곳은 교육세까지 약 16%
그리고 나면 실수령액은 한달 2600불 , 맨하탄은 주거비만 2500정도
뉴욕시티 즉 맨하탄에서 우아하게 살수가 없지
기냥 집에서 뭍어 살아야지. 뉴욕이 물가가 서울 보다는 많이 비싼 편이거든
여긴 착한 짜장면이니, 착한 가게 없어 그렇게 열면 다망하지
그러니 한국 공기업, 누구든 잘 정리 좀
공기업 개혁 필요와 일부 민영화 분리는 다른 문제이다. 일부 분리하여 결국 민영화되면 그 것이 큰 수익 특권이 되는 것이다.
코레일 직원이 월급을 많이 받으므로 민영화해야 한다? 나는 코레일 직원 월급이 얼마인지 모르고 그런 얘기도 안했다. 그리고, 민영화가 맞다, 틀리다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월급은 그 회사 노사 간에 알아서 할 일이고, 공공재였던 철도 서비스를 민영화하는 것이 맞는지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결정되어질 문제이다. 내가 의문을 제기한 것은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되어야 할 수서발 KTX 사업이 왜 첫번째로 독립법인화되어야 하냐는 것이다. 경영학적 측면에서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그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뭔가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참고로, 코레일 직원 월급 6,700만원은 19년차의 연봉이라고 하더라. 3시간 근무 또한 3시간 근무, 휴식, 다시 3시간 근무의 형태라고 하더라. 어쨌건 내가 그 회사의 경영자도 직원도 아닌데 그들의 월급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공기업 개혁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가 보기에 공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낙하산이다. 경영에 대한 능력과 의지가 없는 사람이 경영자로 오니 비젼 제시도 못하고 구조 조정도 못하고 몇년 적당히 뜯어먹다가 간다. 공기업 개혁의 첫번째는 유능한 경영자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