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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처럼 만나는 반야심경 이야기’
정찬주 작가 '서른부터 다가온 반야심경의 행복' 에세이 출간
2023-07-12 김선두 선임기자
‘서른부터 다가온 반야심경의 행복’(정찬주 글ㆍ정윤경 그림/다연)
“공(空)은 피안의 향기다. 공은 우리의 가슴이 초월을 향해 열리도록 한다. 공은 천 개의 연꽃잎이 열리는 것이다. 공은 인간의 운명 전체이다.”
“나는 <반야심경>의 마지막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에서 베토벤의 ‘환희의 노래’라고 불리는 교향곡 9번을 연상하곤 한다. 장엄한 교향곡 9번이 구경(究竟)에 다다른 깨달은 보살을 위해 선사하는 ‘깨달음이여, 영원하라’는 환희의 찬가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인과를 믿는다면 함부로 말하고 쓸 일이 아니다. 순간순간 정성을 다해 참으로 곡진하게 살 일이다. 지나간 일들이 반드시 메아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인과의 이치는 두렵고 경이롭기만 하다.”
정찬주 작가의 최근작 <서른부터 다가온 반야심경의 행복>에 나오는 몇 구절이다. 책 중간 중간 예쁜 삽화와 함께 적어놓은 이 글을 펼쳐본 사람은 이미 책 전체를 읽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면서 외우기만 하는 <반야심경>을 정찬주 작가는 이렇게 우리의 삶 속의 이야기로 감미롭게 이끌어가고 있다. ‘고통에서 행복으로 건너가는 마음새김 이야기’라는 책의 카피처럼 작가는 <반야심경>을 ‘시(詩)처럼 만나는 반야심경 이야기’로 만들어 내고 있다.
책은 칠팔 년 전 통도사 사보에 연재했던 ‘나 만의 반야심경 행복’과 십여 년 전 불교 언론에 연재했던 ‘생활 속의 불교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작가는 이십대 초중반의 동국대학교 불교학생회 동아리에서 <반야심경>을 처음 만났고, 실제로 <반야심경>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경전이구나 하고 느꼈던 때가 서른 무렵이었다. 그런데 <반야심경>이 삽십대, 사십대, 오십대, 육십대의 인생을 거쳐 오는 동안 차츰차츰 깊이가 다르게 다가와 생활 속에서 느낀 그대로를 글로 옮긴 것이다.
“<반야심경>을 가까이 놓고 틈틈이 보아왔다는 자체가 어쩌면 행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인도의 유마거사처럼 그물에 덜리지 않는 자유인의 열쇠를 <반야심경>의 공(空)과 무(無)자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집착하지 않기’와 ‘놓아버리기’를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대중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며 한 가지 소망을 전한다. “여러분도 백신 같은 <반야심경>을 옆에 놓고 어느 순간 홀연히 고통으로부터 행복으로 건너가는 이정표를 발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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