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불량식품'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국어사전에는 질이나 상태가 좋지 않은 식품이라고 되어있군요.
어떤 것이 불량식품일까요? 문구 앞에서 파는 과자들을 보면 그 포장지 한쪽에 여러가지가 조그맣게 인쇄되어 있는데 그중에 아마...제가 지금 보고 있지 않으니 정확하지는 않은데, 대략 '영업 허가:서울 강남 허가 제○○호' 이렇게 인쇄된 것이 보이실 겁니다.
이건 서울 강남구청의 허가를 받아서 만드는 '합법적' 제품이라는 뜻이지요.
그럼 소위 우량식품이라는 대기업 제품은 어떨까요? 똑같습니다. 대형제과업체도 관할 관청의 영업허가와 제조허가를 받고 만듭니다. 우량식품도 불량식품도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서 만들고 직원을 고용하고 판매수익에 따라 세금을 납부합니다. 근원적으로 다른 점이라고는 없는 것이죠.
그럼 메이커 과자와 불량과자의 차이는 뭘까요? 느끼신 그대로죠. "대기업 제품"이냐, "중소기업 제품"이냐. 그차이가 됩니다. 중소업체 제품이면 불량식품일까요?
대기업제품은 비용 들여 여러가지 광고를 하고 대리점 등 판매조직과 우수한 영업사원을 활용해 대형 판매점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자기제품을 진열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자본과 힘이 모자라는 안 되는 중소기업은 그런 능력이 없으므로 광고도 하지 못하고 영업활동도 못하고 좋은 매장에서는 알려지지도 않고 값싼 과자를 취급 안해주고...결국은 소비자인 어린이를 바로 만날 수 있는 학교 앞 문구점을 찾게 되는 것이죠.
그럼 불량식품이란 뭘 말하는 걸까요? 식품을 만들때는 제조공정에 의해 좋은 재료와 좋은 시설을 사용해 위생적으로 만들고 위생적으로 유통시켜야 합니다. 이것만 지켜지면 불량식품이란 없는 것이죠.
불량식품이라고 하는 비메이커 과자는 여기에서 약점을 잡힙니다. 대형 제과업체와 똑같은 기계설비를 갖출 수 없음은 물론이고 훌륭한 재료를 써서 고급제품을 만들기가 어려우니 싼 가격으로 소형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어 대형제과업체에는 항상 처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정해진 식품공전만 지키면 불량식품이란 없는 것입니다
불량식품을 규정짓는 결정적인 것은 위생 상태입니다. 위생적으로 제조되지 못했다면 어떤 식품이라도 다 불량식품인데 여기에 대해...소비자인 어린이 여러분에게 불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좀 뭣하지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다 오 십보 백보 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더이상 상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래요. 대강 이야기하자면, 제과업체 사람들은 자기회사 과자를 자기 아이에게 못먹인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드네요... 재래시장에서 좌판 펴놓고 고등어 갈치 병어...이런거 파는 아줌마들은 어떤 엄격한 눈으로 보면 다 불량식품 판매 업자아닐까요?
가끔 영세한 중소제과업체에서 인체에 좋지 않은 재료를 가지고 제품을 만들다가 적발되는 뉴스를 보는데 그럴때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회사가 작다보니 재수없게 걸렸구만'
그야 물론 그런 불미스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중소제과업 일반의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 저는 불량식품 메이커라고 불리는 중소제과업체를 위하여 변호하려는 것입니다. 그런 업종과 제가 관계가 있어서가 아니라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늘 화가 나 있는 제 주장의 연장선 위라고 생각해 주세요.
중소제과업은 대형 제과업과 똑같이 관공서 허가받고 제품 만들어 세금 냅니다. 그럼에도 지금 불량식품이나 만드는 비양심적 업자로 되어있는 것은 그 규모가 작고 영세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기업 제품만 우수한 제품이며 영세한 중소기업의 제품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모두 불량품으로 낙인찍어버리는 경솔한 태도는 바꿔야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하죠. 어떤 대기업도 처음은 모두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출발하였고 그중에 정말 열심히 한 회사가 나중에 대기업도 되고 재벌그룹도 되는 거겠죠? 지금 규모가 작고 좋은 제품을 못 만든다 하여 불량업체로 찍어서 도태시켜 버리면 우리나라 기업에 장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마 왕따 같은 그런 못된 짓도 그런 생각에서 나오는 거겠죠?
영세한 소형업체라고 하여 모두 불량품만을 만드는 비 양심 업자가 아니겠죠. 그중에 정말 열심히, 지금은 어렵고 힘들지만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기업이 있습니다. 별다른 근거 없이, 너는 영세하니까 조그마하니까 불량일거야, 질이 안 좋을거야 라고 찍어버리는 거 정말 위험합니다. 더구나 질문자친구처럼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젊은 사람이 그런 지레선입감을 갖는 것을 저는 질문자친구를 위해, 또 미래의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참 걱정스럽게 생각합니다. ㄹ제과도 ㅎ제과도 ㅋ제과도 또 ㅇ제과도 처음엔 다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시작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좋은 글이라 펴 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