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과거에 타 사이트에 썼던 글을 편집해서 다시 올려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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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내 농구리그KBL나 배구리그KOVO 등 기타 프로스포츠에 관한 글이 나올때 프로야구와 비교하는 댓글을 찾기 힘듭니다. 특히나 평균 관중수, 미디어 컨텐츠, 리그 시스템, 미디어 노출도 등을 거론하며 비교하는 네티즌들은 거의 없습니다. 국내에 축구와 야구 외에도 프로 및 세미프로를 운영하는 스포츠들이 많지만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항상 축구 관련 글에는 야구 이야기, 그리고 야구 관련 글에는 축구 이야기가 꼭 끼어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도 "많은 채널에서 왜 모두 야구만 중계해주냐 축구도 중계해줘라(야구 기사글에 달린 댓글)", "재미없는 K리그 관중 없는 K리그 왜보냐. 미디어가 외면하는건 당연하다(축구 기사 댓글)"이 대다수입니다.
현재 한국 프로스포츠 중에서는 WBC의 붐을 제대로 이용한 프로야구의 인기가 돋보입니다. 반면에 2002년 월드컵때만큼의 흥분을 주지 못하는 국가대표 축구 경기와, 그나마 남아있는 국가대표의 스타들을 '대승적 차원'에서 유럽과 일본에 헐값으로 내돌리며 제국주의 질서에 스스로 편입한, 자발적으로 피식민지 마인드를 체화한듯한 K리그는 2002년 월드컵 이상가는 성과를 거둘 그때를 기다리며 부흥의 가능성을 다시 타진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방송 편성이라는 미디어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특히 그 경기 기간이 겹치는 양 리그의 공통점 때문에 중계라는 점에서 야구팬과 축구팬은 대립각을 세울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현재 미디어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권력자' 야구팬의 입장을 봤을 때 축구팬은 항상 미디어 바깥에서 투쟁과 억지만 일삼는 루저에 지나지 않아보이겠지요. 현재 상황을 3자적 입장에서 지켜 보고 있는 보통의 스포츠팬의 입장에서 축구팬과 야구팬의 모습을 봤을 때 축구팬들이 상대적으로 찌질하거나 한심해보이며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마치 외부에서 보는 자본가/권력자와 노조/운동가의 대립구조가 그렇듯이 말이지요.
현 상황에 대해 축구팬 내부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특히 야구팬들이 쉽게 이야기 하는 관중 없음, 경기 수준이 떨어짐 등에 대한 지적은 오랫동안 받아온 말입니다만 관중이 없다는 것에는 관중석의 면적별 밀도가 야구보다 낮다는 지적 외에는 절대수로 볼 때 수긍하기 힘듭니다. 경기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부산 갈매기나 일본 교진이 MLB 수준의 경기를 하기 때문에, 혹은 우라와 레즈가 FC바르셀로나 수준의 경기를 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높고 관중 참여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TV로 보면 축구보다 야구가 재밌느니 하지만 미디어 컨텐츠를 가공 배포하는 주체가 바로 미디어 입니다. K리그 팬들은 미디어 축구 컨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접속해서 지역 민방 중계를 찾아보고, 한달에 한두경기 편집되어 올라오는 네이버 하이라이트 동영상 서비스를 찾아보며, 국내 단 두권뿐인 축구 잡지(그나마 해외 축구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를 구독해 보고 새벽 1시부터 해주는 K리그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뜬눈으로 시청합니다. 이렇게 보는 축구 미디어 컨텐츠 중에는 훌륭한 질을 가진 것들도 있고 자랑하고픈 것도 있습니다. 물론 같은 시간에 DMB 채널을 포함하여 몇개 방송사가 일주일 내내 전경기를 생중계하고 프라임 타임 스포츠 뉴스에 하이라이트, 분석, 특집 기사 방송이 나오는 야구 컨텐츠 중에서도 훌륭하고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국내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미디어를 독점한 권력자 야구에 의해 국내 축구가 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각에 있어서 권력자의 권력은 보통 비합리적 구조와 모종의 음모에 의해 지탱되고 지지되는 경우가 많지요. 반면에 일반 스포츠팬이나 야구팬들이 보기에 '단지 재미없는 내용 및 컨텐츠 때문에 인기를 못끌 뿐인' 국내 축구의 팬들은 음침하고 공격적이며 거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국내 정치나 지역갈등 양상 - 좌우파 논쟁 - 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유사하지요. 이런 경우 보통 내부에서 다양한 스펙트럼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 측은 다수 권력층이 아닌 소수 저항층 쪽인 것까지 이 논쟁은 닮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가정해봅니다. 어떤 토론장에서 노동조합 측 인사가 스스로가 체험했던 사회의 구조적 모순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려고 이야기를 꺼냈을 때 지나가던 일반인이 "현재 노조들 폭력적이고 대화가 없는 것 사실 아니냐" 하고 이야기를 던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발언의 자유가 있고, 언제나 토론과 설득을 통해 이야기를 해결해야 하며, 감정적인 대응과 폭력은 언제나 지양되어야 합니다. 노조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그 일반분을 붙잡고 조목조목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설득과 대화를 통해 쌍방이 서로 일정부분을 인식하고 타협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사회 구석구석까지 침투해 있는 이 지독한 편견의 색안경에 분노하고 탄식하는 사람은 그냥 루저이지요.
이시간에도 언론과 사회는 공익과 발전과 '합리성'의 헤게모니를 선점한 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테니까요. 설혹 일반인의 시각, 사실은 일반인보다도 그 '지독한 편견'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격분이라도 할라 치면 이러한 저항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이게 국내 축구팬의 비애입니다. (랄까, 저는 단순한 축구팬이지 위에서 설명한 노조위원은 아닙니다:-]) 정작, 이런 상황이 되면 노조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 현실적 문제들은 하나도 못꺼내는 상황이 옵니다.
축구팬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항상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인데 불필요한 논쟁이 번지고 번져 각 논쟁에 소모적인 입장이 되어야 할 때, 어느새 우리는 어떤 종류의 선입견 덩어리에 포위되어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포위되어 저항하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 지나가다 목격할 때, 우리는 그냥 누군가의 동정을 먹고 살아야만 하는 약자처럼 보입니다. 감정적으로 호소할 수 있어 보일 지언정 '상품'의 이미지로서는 실격인, 명목만 '프로페셔널'인 어떤 불쌍한 변방리그만이 사회에 덩그러니 존재할 뿐입니다.
이제는 정말 이러한 이미지는 벗어나야 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의연하지 못하고, 외부의 원조에 목말라 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때 우리는 정말 약자가 됩니다. 잠시 숨을 들이쉬고 사실 그런 타인의 시선이 아무것도 아니며, 우리는 충분히 매력적인 어떤 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이라는 당당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의연하게 일어서면, 우리는 사실은 포위당한 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그저 좀 시간을 두고 치워야 할 것들이 바닥에 흩어져있는 방의 주인으로서, 가볍게 기지개를 펴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세계제일의 스포츠인 축구는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만이 대표하는것 같고. k리그는 야구와의 원치않도 라이벌 관계에서 어떤원인이 있던 중계시간의 절반정도가 광고가 달리는 방송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 비교우위의 중계수입에는 밀리는게 사실이고. 축구와 야구가 비슷한 상황이라면... 수익성을 추구하는 방송사로써는 야구쪽에 무게가 실리는게 사실일듯 하는데다..거의 매일하는 상황에다 좀더 대중적인게 야구리그이니...최근중계상황을 보면 더욱 암울하게 느껴집니다. 정상적인상황에서는 야구중계가 제1의상황이고.. 게다가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까지 야구는 쉽게 접하지만.. k리그는 방송사에서 밀리는게현상황인듯하네요
야구라는 걸 프로리그로 운영하는 이상은 방송국들 다 그럴겁니다. 요즘은 세상이 좋으니 인터넷을 활용한 다른 미디어를 통해서 승부를 걸어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연맹차원에서 적극 사업을 구상해봐야되겠죠.
방송사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미디어의 전가의 보도인 "시청률"이지요. K리그가 사실 시청률에서 바닥을 헤매는 게 팩트입니다. 그러면 시청률이 왜 낮은가를 한 번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K리그에 필요한 건 "포지셔닝"이라고 봅니다. 곧 K리그? 듣보잡리그, 그런 거 보는 건 덕후들의 이야기...일뿐 이라는 일반인들의 사고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코카콜라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이가 없는데도, 비싼값을 치루고 계속 광고하는 건 이른바 "포지셔닝"입니다. 곧, 브랜드의 포지셔닝 자체를 대세브랜드로 각인시키며 경쟁사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을 듣보잡 소비자 또는 이등상품 소비자라로 인식시켜 버리는 거죠.
K리그를 안 보는 이들의 마인드도 같습니다. K리그라는 컨덴츠를 소비하는 건 뭔가 이류 상품을 소비하는 것 같다, 뭔가 루저문화소산의 컨덴츠를 소비하는 것 같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걸 소비하는게 꺼려진다는 거죠. 펩시를 마시면서 코카콜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내가 이류상품을 소비하는 것 같아하는 느낌을 가지는 것처럼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각 매치, 매치를 포장하고 중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K리그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프리미엄컨덴츠라고 포지셔닝하는거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K리그의 브랜드 이미지가 이렇게 낮은 이상 K리그 컨덴츠를 소비하는 건 돈낭비, 시간낭비라는 자조감을 떨칠 수 없을 테니.
연맹이나 구단 연합으로 K리그는 고급컨덴츠라고 홍보해주는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K리그라는 컨덴츠를 소비하는 건 프리미엄 컨데츠를 소비하는 것이다라고 인식시켜 주는 것이지요. EPL이나 기타 유럽리그를 소비하는 자들의 인식에는 내가 소비하는 컨덴츠는 프리미엄 컨덴츠고, 이런 고급 컨덴츠를 소비하는 나는 고급 소비자이고 (사실유무는 일단 제치고), 적어도 나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라는 인식이 있지요. 그런 브랜드 포지셔닝 자체에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K리그? 유럽리그에 비하면 완전 고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비할만한 가치가 있는 브랜드다하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와 코드가 맞는 느낌이네요 ^^ 비유나 예도 적절히 바로 이해가 되고;;
앞으로도 좋은글 자주 부탁드리겠습니다 ^^
개인적으로 팬의 입장에서 프로축구가 망하지만 않는다는 가정이 있다면 지금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인기가 올라가면 입장권도 비싸질 것이고 레플도 비싸질 것이고 쓸때없는 분쟁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_-
지금의 축구장은 정말 나만이 즐기는 나만의 공간? 약간은 그런 마인드도 있고 매니아적인 마인드도 있고;;
뭐랄까,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컨텐츠를 한국에서는 소수의 수준높은 축구팬만 아주 싸고 저렴하게 즐기면서 소비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
만약 한국에 프로스포츠가 축구만 있고, 축구 열기가 유럽 못지않게 높다면,, 아마 한경기 티켓 가격은 대력 3~5만원, 특석은 10만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 될 것이고, 시즌권은 100만원 정도에 팔리며 프리미엄이 붙은 자리는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하겠죠? 같은 컨텐츠를 제공하여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가치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스페인의 축구,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보여줘도 문외한에게는 그저 공놀이 이상은 아니겠지만, 그것을 항유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금액적으로 아주 높은 가치를 가지겠죠?
무튼, 국내에선 이류라고 불리나 아시아에서는 일류급의 K리그 축구컨텐츠, 처는 싸게 항유하겠습니다 ^^
확실히 입장료는 넘 혜택받는 기분입니다 ㅎㅎ
저는 반대의견입니다. 보다 강하게 맞서 설득하고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축구팬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엔 이미 괴리가 크기 때문입니다. 축구팬을 안이라고 말하고, 아닌 사람들을 밖이라고 말한다면 밖에선 안의 사정이 어떤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밖은 안에 대한 관심조차 없습니다. 안에서 뭐라고 요구를 하면 엉뚱한 소리나 해댑니다. 서로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안에서 제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못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한사람 한사람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설명하는 것도 짜증나긴 하지만 그게 홍보겠죠.
야구와 축구의 중계에 관해선 광고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는 정말 중계하기 좋은 스포츠죠. 경기시작전후, 이닝사이 최소 20번의 광고타임이 있고, 투수교체라도 되면 또 광고타임이 옵니다. 반면 축구는 정말 광고하기 힘들죠. 축구광고는 길게 가는 편인데, 광고횟수가 적다보니 어쩔 수 없이 경기시작전후로 길게 갈 수 밖에 없는데, 그 마저도 리모컨으로 돌려버리죠.
수지타산이 안맞습니다. 축구의 시청률이 몇배는 더 올라야 야구와 상업적으로 경쟁이 될까요 ? 10배 ? 20배 ? 이번시즌만해도 중계권료 때문에 옥신각신하고 리그 메인스폰서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중계권료보다 중계횟수를 기준으로 중계권을 판매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중계예고가 방송을 타면 관중수가 증가되는 효과가 있더군요. 중계 1번의 묵직한 존재감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AFC 해외사이트 돌아다니며 구걸하는 것도 지겹습니다. 무료로라도 중계횟수만 보장되면 중계권 넘겨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갑갑합니다.
오히려 K리그 전경기 실시간 중계해준다면 돈내고 중계해 달라면 어떨까도 싶습니다. 이건 너무 비굴할까요 ? 토요일 3경기, 일요일 4경기 연속중계... 아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캐러비안베이 물폭포 안맞아도 아찔할 것 같습니다.
그렇잖아도 지방 방송사의 경우는 중계할때 경기당 얼마씩 비공식적으로 구단에서 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전 중계도 그렇지만 그 지겨운 'k리그는 약자다' 보도만 없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