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성 가족 23-7 부산 본가에서의 첫째 날
오늘은 재성씨가 부산 본가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코로나 사태이후로 세 번째인데, 원래는 재성씨 생일에 맞추어 갈 계획이었으나, 다온빌 주말근무자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며칠 앞당겨 주중 1박2일로 선택했다.
재성씨도 사정이 어쩔 수 없다면서 흔쾌히 허락했다.
“재성씨 어젯밤에 잘 주무셨나요?” -직원
“네” -재성씨
아무래도 고향에 가는 날이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명절 전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가족선물(어머니,매형,누님,조카들)을 일일이 차에 실어보니 빈공간이 없이 한 가득이다.
“재성씨 부산에 내려가는 기분이 어때요~ 좋죠? 오늘 날씨도 화창하고 좋네요!” -직원
“몰라 예 ㅎㅎ~” -재성씨
재성씨의 얼굴에 웃음이 묻어나 있다.
출발 전에 원장님이 “재성씨, 천천히 다녀오세요~ 그리고 어머님께도 안부 부탁드려요” 라고 배웅해 주신다.
차창밖 시골의 풍경은 어느새 노랗게 익은 벼로 물들어 있었다.
“재성씨~ 어머니께서 104호 방에 걸린 사진액자를 좋아하시더라고요~ , 저번에 카톡으로 보내드렸더니, 재성씨 얼굴이 잘 나왔다고 무척 좋아하셨어요!” -직원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재성씨와 대화하던 도중 “그러면~ 사진액자 떼어서 갖다 드리지 예~”라고 직원에게 급작스럽게 제안을 꺼낸다.
어머니가 좋아하신다는 직원의 말에 재성씨가 아예 고향집 어머니께 선물로 갖다 드리자는 것이었다.
“재성씨, 그럴까요? 어머니께 갖다 드리고 저희는 같은 걸로 다시 주문 제작하면 되긴 해요~”
-직원
다행히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바로 직전이라 차머리를 다온빌로 다시 돌렸다.
결국 104호방 재성씨 침대 벽에 걸려있던 사진액자 2족은 귀향길 차량 트렁크에 고스란히 실리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정오가 되어서야 청주를 완전히 벗어났고, 청주-상주간 고속도로를 통해 오후 3시가 넘어서여 고향집에 도착하였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봄에 뵙고 오늘 다시 뵙게 되네요. 그 동안 잘 지내셨죠?” -직원
“네, 여기까지 오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어머니
“재성이~ 잘 지냈나?” -어머니
어머니가 환한 미소로 아들을 반겨주신다.
“응~” -재성씨
“안녕하세요? 여기까지 오시느냐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누님
“변재성, 잘 지냈나?” - 누님
재성씨 누님도 동생이 온다는 말에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마중 나와 계셨다.
고향집 마루에서 재성씨가 준비해 온 명절선물들을 모두 풀어 놓으니 어머니와 누님이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란 눈으로 동그래졌다.
“뭘 이렇게 많이 준비했나?” -어머니
그 중에서 막지막에 챙겨 온 재성씨의 사진액자를 보시더니, 어머니께서 무척 좋아하신다.
“재성아,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보기가 좋다~” -어머니
“선생님이 잘 찍어주시니까 사진이 이렇게 좋네요~” -어머니
어머님은 아들의 사진액자를 방에 걸어 두고 잘 보겠다며 즐거워하신다.
저녁때가 되어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랜만에 아들이 내려왔다고 소고기 식당으로 저녁식사를 초대해 주신 것이다.
재성씨가 식당에 도착했을 때, 미리 도착한 매형이 재성씨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
“재성아, 오느라고 욕봤다! 이리와 앉으라~” -매형
매형은 한 점, 한 점 정성스럽게 고기를 구워 재성씨의 접시에 놓으면서 꼼꼼히 챙긴다.
“재성아, 꼭꼭 씹어서 많이 먹어라.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지~” -매형
“예~” -재성씨
“우리 처남이 예전에는 수레를 끌고 휴지장사를 하면서 부산 바닥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부산지리를 다 알아요” -매형
“아~네~” -직원
“맞다. 지하철 노선도 모르는 거 있을 때 물어보면 다 알려 줬어요~” -누님
“재성아~ 그때 썼던 리어카도 아직 집에 그대로 있다.ㅎㅎㅎ” -누님
가족들이 정성스럽게 마련해 준 저녁으로 따뜻한 온기를 느낀 재성씨는 밤이 되어서야 고향집자기방으로 돌어와 잠을 청한다.
부산의 가을밤은 유달리 고요했다.
직원이 이불 위에 함께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재성씨에게 물었다.
“재성씨 이렇게 집에 오니 좋지요?” -직원
“몰라 예~ㅎㅎ” -재성씨
‘재성씨 그렇습니다. 고향집은 가족이 있어 언제나 편안합니다. 편히 주무세요~’
2023년 10월 5일 -유원욱-
재성씨가 준비한 선물만큼 풍성한 가족모임이네요. 가족끼리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가 정겹습니다.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