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후속으로 MBC 새 수목 드라마 「나는 달린다」가 10월 22일(수) 부터 매주 수·목 밤 9시 55분 방송된다.
70분물 16부작으로 이재갑 기획·박성수 연출·이경희 극본으로 방송될 새 수목 드라마 「나는 달린다」는 "욕심껏 꿈꾸고 마음껏 사랑하라" 라는 주제로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이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나는 달린다」는 지난 해 네티즌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MBC-TV 「네 멋대로 해라」의 박성수 PD가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신인탤런트 김강우가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세상에 대해 주눅들지 않은 청년 무철 역을 맡았으며, 채정안이 매력적인 2003년형 여주인공 역을 맡아 무철과의 솔직하고 특별한 사랑을 만들어간다.
세상이 자신에게 해준 것이 없으므로 누구에게서든 빼앗아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뭉치 상식 역은 가수 문정혁(에릭)이 맡았으며, 연기 경험이 전혀없는 김은주가 천방지축 영지역을 맡아 무철과 희야 사이에서, 무철과 희천 사이에서 묘한 삼각관계를 만드는 맹랑소녀역을 연기하게 된다.
또한 이종수는 여주인공인 희야(채정안)를 사랑하는 외과 레지던트 의섭 역을 맡았으며, 김정현은 희야와 무철의 사랑을 지지하는 유일한 사람으로 사랑에 관한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당돌한 영지에게 다시 마음을 여는 희천역을 맡아 극을 끌어간다. 여기에 중견 탤런트 김용건·이혜숙·이영하·송재호 등이 가세해 극에 활력을 넣어 줄 예정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갖고 살아가는 용접공 무철과 다소 공주병이 있는 사진기자 희야의 사랑을 그린 새 수목 드라마 「나는 달린다」의 등장 인물과 줄거리 프로필 등은 다음과 같다.
☞ 등장인물
* 신무철(김강우) : 26세, 공장 용접공
낙천적 몽상가로 운명적 사랑을 믿는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세상에 대해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늘 달린다. 기뻐도 슬퍼도 생각할 일이 있을 때도 달린다. 달릴 때의 그는 너무나 에너지가 넘쳐서 가난이나 가정의 결함 따위가 미처 그의 발목을 잡을 새가 없다. 그러니까 달리기는 그에게 세상에 주눅들지 않을 용기를 북돋아 주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그는 책 읽는 것이 생활이다. 방의 한 벽면이 무철의 밑줄과 메모와 손때가 묻은 책들로 책벽을 이루고 있다. 중학교 때 동생에게 읽을 동화책을 사주기 위해 처음 가본 청계천 헌책방을 아직도 시간만 나면 찾는다. 책을 통해 세상을 배웠고 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책 속에는 자신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상에 이름을 남긴 위인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니까 책읽기는 그가 자신의 가난한 일상을 희망과 꿈으로 풍요롭게 바꾸게 하는 몽상의 공간이다.
그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 하지만 첫눈에 반하는 것이 운명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의 어머니는 연극을 보러갔다가 첫눈에 아버지에게 반해 운명이라고 믿어 버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저 펑크를 낸 주연배우의 대타였을 뿐이고, 그것은 아버지가 맡은 최초이자 마지막 주연이기도 했다. 생활력 없는 아버지를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자신이 언젠가 주연을 맡으면 어머니가 돌아올 거라 믿었다. 그리고 마침 그에게 기회가 왔을 때 기쁜 소식을 형제들에게 너무 급히 알려주려 한 나머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도 끝내 나타나지 않은 어머니를 무철은 아버지와 함께 묻었다.
혼자만의 세상(달리기, 책읽기, 몽상하기)에 침잠해 잔인하고 냉정한 바깥 세상을 잊으려 했는데 희야가 그의 삶에 끼어 들었다. 그늘이라곤 없는 그녀에게 마음을 열고나서 산다는 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 세상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동생 상식은 뒷감당 못할 사고만 치고 불경기의 한파는 무철의 일자리에도 예외 없이 불어닥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 무철은 꿈도 희망도 잃고 달리기도 멈춘 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 강희야(채정안) : 25세, 사진기자.
자신의 매력을 알고 드러내는 바람둥이. 그동안의 연습게임을 바탕으로 무철과의 실전에서 세상 누구보다 솔직하고 엉뚱하고 특별한 사랑을 만들어 간다.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며 홀로 외로이 지내기에 희야의 상황은 너무 열악하다. 대문만 나서면 사귀자는 남자들이 줄 서있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다 오빠처럼 생각하고 따르기 때문에 바람둥이로 오해사기 딱 좋다. 막연하게 의섭 오빠와 결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의섭에게 기타 남자와 다른 특별한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의섭과 결혼했을 때의 자신이 가장 축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과 엄마 아빠의 은근한 세뇌가 화학적으로 작용한 것일 뿐.
그녀에게 가장 낯선 단어 중 하나가 실패다. 세상은 언제나 그녀 편이었다. 원하면 쉽게 정복되었고, 싫으면 헌신짝 버리듯 내쳐버렸다. 그런데 이상한 남자를 만났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주제에 그녀를 개 닭 보듯 대한다. 슬슬 승부욕이 생긴다. 내 이 남자를 내 눈 앞에 무릎 꿇리고 말리라. 그리곤 보란 듯이 차버려야지.
처음에는 호기심인줄만 알았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 끌리는 것이라고 가볍게 넘기려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끌리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철의 무서운 동생에게 위협을 느끼면서도 늘 그를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 어느 샌가 그 남자에게 끌려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발랄함과 유연함으로 극복하기에는 장벽이 너무 높다. 사진기자와 용접공이 사귄다는 것부터가 신문에 날 일이다. 엄마, 아빠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지만 넘겼나 싶으면 또다시 이어지는 무철의 장애들이 끝도 없다. 게다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상황적으로 자신에게 매달려 자신을 잡아주어야 할 무철이 오히려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의섭(이종수) : 29세, 외과 레지던트.
성장기에 지독한 열등감을 맛본 그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 깊다. 사람에게서 아픔을 보던 그는 자신의 고통을 직시한다. 그는 사랑을 시작하려고 한다.
대한민국 모든 부모가 탐낼만한 사위 후보감 1순위. 조건을 보고 결혼하려는 여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을 신랑감 후보 0순위. 집안도 좋고, 인물도 좋고, 성격도 좋고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명문 대학을 졸업한데다 의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고 취미도 멋지다. 운동이면 운동, 악기면 악기 못하는 것이 없다. 생각도 반듯해 자신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하는 편이다.
그가 괘씸한 것은 무철이라는 게임 상대가 안되는 용접공도 아니고 그에게 빠져서 자신의 이벤트에 감동 받지 않는 희야도 아니고 다름 아닌 희천이다.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하고 도와줘야 할 희천이 자신의 편이 되어주진 못할망정 무철에게 마음을 주는 눈치다.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려는 데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것이다.
* 강희천(김정현) : 29세, 독립영화 감독.
희야와 무철의 사랑을 유일하게 지지하는 사람으로 사랑에 관한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당돌한 소녀 영지에게 다시 마음이 열린다.
희야의 오빠. 법대를 졸업했지만 전공에는 뜻이 없어 일찌감치 길을 바꾸었다. 법대에 진학한 것은 단지 학력고사 점수가 너무 높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던 고등학교 때부터 희천은 사진을 찍으러 전국 배낭 여행을 돌았고 대학 때는 연극 동아리에서 살다 시피 했다.
학점은 썩 나쁘지 않았지만 법관이 되거나 교수로서의 삶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그는 자신의 관심사를 좇아 독립영화를 만들고 다큐멘터리를 찍는 일을 택했다. 당연히 부모님의 실망이 컸고 집에서의 경제적 지원은 기대하지 못하게 되었다. 열린 마음 때문에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다. 동생이 사귀는 무철이 용접공이라는 사실에도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대한다.
그는 여자에게 깊은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믿었던 여자였다. 그런데 그녀가 어느 날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같은 과 선배와 결혼했다는 것을 알았다. 연락이 끊긴지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다시는 여자를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가 요즘 흔들리고 있다. 막무가내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밀고 들어온 대책 없는 꼬맹이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럭비공은 철없이 무철을 좋아한다.
* 영지(김은주) : 21세, 천방지축 아르바이트.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예측불허 맹랑 소녀. 무철과 희야 사이에서, 무철과 희천 사이에서 묘한 삼각관계를 만든다.
주거는 부정확하고, 나이는 물을 때마다 바뀌며,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혼자 벌어 혼자 쓰며 의미심장하게 살고 있는 당돌한 아가씨. 처음에는 23살이라고 주장하지만 희천의 유도심문에 21살까지 깎였으나 이마저도 수상하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같은 이미지다. 아무에게나 반말을 하며 톡톡 쏘는 말투로 누구에게도 지는 법이 없다. 기존의 질서와 관념과 권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해 보는 사람들을 황당하게 한다.
희천과 만난 것은 희천의 사무실 건너편 편의점에서였다. 밤늦게 작업을 마치고 간식을 사러 들른 희천을 보고, 아니 정확히는 희천의 붐 마이크를 보고 반짝 눈을 빛내더니 그 길로 희천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만 해보겠다던 것이 이제는 아예 희천의 사무실을 창립 멤버처럼 자연스럽게 드나든다. 그런 그녀가 무철에게 필이 꽂혔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무철은 희야보다 자신과 훨씬 더 잘 어울린다. 사랑은 선착순이 아니다.
비록 자신이 좀 늦게 무철을 만나긴 했지만 희야보다는 훨씬 더 무철에게 잘해줄 자신이 있다. 만나면 5초 이내에 무철을 웃게 만들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에 빠져 있느라 눈치 9단인 그녀가 자신에게로 향하는 희천의 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
* 신상식(문정혁) : 22세, 무철의 동생.
세상이 자신에게 해준 것이 없으므로 누구에게서든 뺏어야 정당하다고 생각 한다. 자신보다 더 억울해 보이는 여자를 만나 처음으로 자신의 것을 나눠 주려 한다.
이름에 식자를 넣으면 잘된다는 어느 길바닥 점쟁이의 말에 아버지가 무식으로 지을 수 없어 상식이 되었다는 그는 그러나 이름에도 불구하고 영 잘 풀리지 않는다. 게다가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것도 모두 상식밖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무철은 상식에게 이제 형만 믿으라고 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리고는 형이 어머니처럼 그의 뒷바라지를 해 주었다. 어린 시절의 상식에게 형은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형을 보았다. 형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한대 쳐주지도 않고 그냥 묵묵히 집으로 돌아왔다. 상식은 형이 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상식은 강해지고 싶었다. 형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형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인문계 고등학교를 고집했다. 성적도 되지 않고 대학갈 생각도 없었지만 형처럼 공고를 가기는 싫었다. 1년을 꿇어 인문계에 진학했을 때 그는 사실 시시해서 패싸움 같은 것에 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다들 자기보다 어린애들인데 상대하는 것조차 폼이 안난다. 그런데 하필 그가 지나가는 곳에서 패싸움이 일어났고 주동 학생들은 학부모들이 찾아와 모두 무마되고 그 혼자 퇴학당했다.
무철은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지만 상식은 그런 것 따위에는 관심 없다. 오는 여자 안 말리고 가는 여자 안 잡는다. 상식이 세상에 관심을 갖는 여자는 오직 한 명이다. 봉수 삼촌이 어딘가에 살아있다고 말한 그의 생모다. 더 이상 무철에게 엄마에 대해 묻지 않는다. 보나마나 무철은 거짓말을 할 테니까.
생모가 위독하다는 말에 상식은 무철의 이름으로 수십개의 카드를 발급 받아 닥치는 대로 봉수에게 건넸다. 수술비가 부족하다고 해서 사채도 얻어 보탰다. 평소 봉수를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엄마에 관한 일이어서 의심할 수가 없었다. 의심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가는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살아서 건강한 엄마를 딱 한번만 볼 수 있다면 평생 형에게 돈을 갚을 생각이었다. 엄마가 입원해 있다는 병원을 드디어 봉수가 알려주었고 병원으로 찾아가려 하던 상식은 봉수에게 뺑소니 사고를 당한다. 병원에서 자신이 봉수에게 속았음을 알게 된다.
* 김봉수(김용건): 무철과 상식에게 삼촌이라 부르길 강요하는 40대 건달.
무철의 삶을 방해하는 악질 사기꾼으로 생모와 형제 사이에서 돈을 뜯는다.
그가 형제를 처음 찾아온 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다. 고아가 된 형제에게 그는 마치 살가운 삼촌처럼 굴었다. 스스로를 아버지의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로 소개한 그는 형제의 어머니를 짝사랑했으나 우정을 위해 긴 세월 지켜보기만 했다며 눈물을 철철 흘리고 곡을 해대는 것이었다. 무철에게 그는 확인할 바 없는 수상한 작자로 의심받지만 상식에게 그는 형이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어머니의 기억을 일깨워주는 삼촌 같은 존재로 자리잡는다.
그는 간간이 흰 양복을 입고 형제를 찾아와 한번씩 형제를 안아주고는 얼마의 푼돈을 내려놓거나 쌀을 부려 놓고 사라진다. 형제는 그럴 때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지만 사실 이것은 최소의 밑밥일 뿐이다. 형제의 생모가 형제에게 보내는 돈을 중간에서 몽땅 떼먹고는 들통나지 않도록 잊어버릴 만하면 찾아와 형제의 동향을 살펴 전하는 것으로 생모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고 언제나 사기칠 궁리만 한다.
무철이 상식에게 어머니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그는 돈이 되겠다는 판단에 상식에게 어머니의 수술 이야기를 지어내 형제를 등쳐먹는다. 거친 듯 여린 상식을 사주해 무철의 이름으로 카드를 만들게 하고 카드깡으로 돈을 빼 결국 무철의 월급 차압까지 당하게 만들고 거짓말이 들통날 듯하자 상식을 차로 치어 다치게 한 것이다. 물론 그걸 건수 삼아 또다시 형제의 어머니는 물론 무철의 여자 친구인 희야에게서까지 돈을 뜯어낸다.
* 강준경(이영하) : 50대, 희천과 희야의 아빠.
사랑 없이 결혼해 평탄하게 살고 있지만 허전함을 느낀다.
지방 유지의 아들로 태어나 무난히 대학교수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자식들은 어려서부터 똑똑했고 말썽없이 잘 컸다. 아들녀석이 독립영환지 뭔지를 한답시고 취직도 안 하고 있어서 걱정 섞인 잔소리를 하지만 속내로는 그럴 수 있는 젊음이 부럽다. 딸아이도 여자로서는 힘든 사진기자를 하겠다는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요즘 세상에 남자 여자가 뭐 중요한가 싶다. 어찌됐든 둘 다 제 앞가림은 알아서 하니 한숨 놓은 셈이다. 그리고 아내.
못생긴 여자하곤 살아도 음식솜씨 없는 여자하곤 못 산다는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결정한 결혼이었다. 타향살이에 지친 내 마음을 위로해주던 아내의 된장찌개를 계속 먹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된장찌개는 된장찌개일 뿐이었고, 아내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일 뿐이다.
부쩍 외로움을 느낀다. 아내 눈치 안보고 집안 가득 쩌렁쩌렁 울리게 볼륨을 올린 채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듣고 싶고, 가끔은 멋진 영화도 보고 싶고, 대학시절처럼 문학과 예술을 논하며 술한잔도 하고 싶다.
* 오현미(이혜숙) : 50대, 희천과 희야의 엄마.
결혼은 성공했지만 사랑은 실패했다고 믿는다. 딸의 남자관계에 관심이 많다.
고졸의 하숙집 딸로 자신의 집에 하숙하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지극 정성 다 바친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하숙집 부엌데기에서 대학교수 부인으로 업그레이드 했으니 성공한 인생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성공사례가 될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이들도 말썽 피우지 않고 잘 자라 대체로 자신의 인생에 만족한다.
하지만 남편이 자신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늘 속상하다. 지적인 시댁 식구들 앞에서 늘 주눅 드는 것도, 남편에게 제대로 싫은 소리 한번 못하는 것도 맘에 안 든다.
남편과 말문을 터볼까 하는 생각에 남편을 출퇴근시키기로 자청하고 대여섯번 떨어지는 망신 끝에 악착같이 운전면허를 땄지만, 차 속에서도 신문을 펼쳐들거나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남편 때문에 오히려 운전기사로까지 신분하락한 기분이 들어 더욱 마땅찮다.
희천보다 희야를 더 공들여 키운 건 자신의 딸이 어디 가더라도 자신처럼 기죽어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었다. 여자도 자기 능력으로 성공해 어디 가서나 큰소리 치고 살아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다.
* 고진래(송재호) : 40대 후반, 무철이 일하는 공장 사장.
몸뚱이는 거짓말 안 한다는 말만 믿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한때는 인문계 고등학교보다 들어가기 힘들었던 공고를 졸업하고부터 기계쪽 일이라면 안 해본 게 없다. 그래도 남의 밑에서 일할 때는 맘이야 편했다. 다니던 회사가 망하고 독립해서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면서부터 산 너머 산이다. 길거리에 내앉을 뻔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곧 다시 일어났다.
함께 일하는 공장 직원들은 가족보다도 더 정이 가는 식구들이다. 그들에게 때론 엄한 아버지고 편하게 속 터놓을 형이고 흥겹게 소주 한잔 걸칠 수 있는 친구이고 싶다. 그중에서도 무철이라는 녀석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처럼 애정이 간다. 늘 묵묵하게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할 뿐이지만 눈빛에 꿈과 열정, 그리고 슬픔이 배어나는 녀석이다.
* 한여주 : 27세, 전직 여배우.
잊혀진 여배우. 다섯 살 어린 상식의 짝사랑을 받아들인다.
고아로 자라 어렵게 충무로에 입성, 몇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나 히트작은 없다. 여자 주인공을 맡은 영화가 단 한편 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나마 신부전증에 걸리면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영화 일은 접은 지 오래다. 낮에는 일주일에 세 번씩 병원에 나와 투석을 해야 하는 지라 단란주점이나 나이트에서 밤에 일한다.
거기서 만나 자신의 뒤를 봐주는 건달이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자상하던 남자가 이제는 돈 뜯어갈 궁리만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장기 기증자가 나타나면 수술을 받기 위해 차곡차곡 통장에 돈을 모아왔는데 날건달이 이 통장에 눈독을 들이는 눈치라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다
첫댓글 퍼다 놓고 보니 너무 길군요..^^; 예고편 한번 더 보며 느낀건데..김강우란분 약간~아주 약간 유지태 닮지 않았나하는 생각이..ㅎㅎ
오..삼춘 나쁘네. 친삼춘이 아니군요. 상식이 불쌍하다.. 쥔공 무철보다 주변인물들에게 눈길이 더가넹.. 왜글지 ㅡ,.ㅡ^ // 잘 읽었습니다.
호오~~
호오~~ 호오~~
저도 처음에 유지태인줄 알았는데... 역시나 박성수감독님 작품이라 기대가 됩니다. ^^
박성수 감독님이랑 넘 답지않았나요??!!김강우
"나는 달린다" 홈페이지 오픈했던데..시청자게시판엔 딱 3종류의 글만 있는듯..네멋팬..에릭팬(신화팬)..캐스팅별로라고 글 올리는 사람..이렇게 구분되는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