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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 or Flight !!!
진화론자들은,
스트레스가 당초 기능적 시스템이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선사인류가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맞딱드렸을 때,
급작스레 높아진 생리적 각성 수준은,
곧 그 개체에게 싸우거나 or 도망가는데 유효한 급진적 파워를 제공해 주었을 테죠.
물론, 공짜로는 아니겠죠.
급작스레 눌러제낀 펌프질은 곧 그 신체에 무리한 영향을 끼칩니다.
다만, 그 빈도가 빈번하지만 않다면, 스트레스는 확실히 생산성 있는 시스템임에야 분명했겠지요.
베지터로 인해 평상시보다 3배나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손형...
스트레스는 다소 현대적인 질병입니다.
우리 시대에 이르러 스트레스가 문제가 되는 이유란,
아마도 이 사회가 온갖 종류의 "스트레서"(stressor;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자극)로 차고 넘치기 때문이겠죠.
즉, 만성적인(chronical) 긴장 상태에 빠져 들기 쉽단 얘깁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망할 요소가 우리들 현대인으로 하여금,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만드는 걸까요?
Vol.1) 통제력(controllability)의 상실
나를 둘러싼 환경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건 우리들 인간의 아주 강력한 욕망입니다.
물론, 이 역 또한 성립하죠.
내가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지각하게 되면(I can't ----), 그게 곧 강력한 "스트레서"가 됩니다.
이건 비단 dysfunction을 경험하는 환자 분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든 현대인들이 지금, 다같이 '통제력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들 인류가 "사회적 동물"로 진화해 가면서,
필연적으로 하나의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통제력의 문제죠.
내가 이곳저곳 얽혀 있게 되면서, 즉, 이곳저곳에 동시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런저런 변수들도 같이 많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결혼 도 충분히 스트레서가 될 수 있죠.
흔히들 사랑만으로는 결혼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집안 대 집안으로 얽혀 들어가게 되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아지기 때문일 겁니다.
시부모님 봉양 문제, 시누이 문제, 종교 문제, 혼수 문제 기타 등등
나와 그녀의 문제가 아닌, 제 3자들의 문제가 두 남녀의 결혼에 발목을 잡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들 보아 왔죠.
회사일 역시 마찬가집니다.
어떤 일이든지, 내외부 파트너들이 있기 마련이고, 내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다른 부분들에서 조금이라도 핀트가 어긋나면, 결과는 장담할 수가 없죠.
결과로 모든 것이 말해지는 사회인데, 내 잘못도 아닌, 다른 요소로 인해 일이 망쳐졌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회사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건 본인 때문이 아닐 겁니다. 보통은 누구누구 때문에, 뭐뭐 때문에 하면서들 소주를 마시죠.
운전 은 어떤가요?
평소에는 무척이나 선하다는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입이 걸쭉해진다고들 하잖아요.
내가 아무리 사단장을 모시는 운전병처럼 FM으로 운전한다 하더라도,
옆 차선에 미친놈이 있으면, 그걸로 게임 끝입니다. 당연히,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시스템인 거죠.
이건 시대의 산물입니다. 즉,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통제력의 상실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어느정도까진 참고 견뎌야 할 텐데,
Vol.2) 문지방(threshold)의 높낮이
문지방 아시죠? 문턱이라고도 하고. 다른 장면에서는, 역치라고도 부르지요.
개인마다, 원하는 수준(desirability, feasibility)의 규모는 각자가 다 다를 겁니다.
즉, "ought to self"의 문지방이, 그 높이가 다 천차만별이라는 얘기죠.
'난 이러이러한 사람이어야만 해!!!!!', '난 뭐 이 정도면 돼~'
가끔, 공포 영화를 보면, 전교 2등이 자살을 한다거나, 전교 1등을 해한다거나,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곤 하잖아요.
또 뉴스를 보면, 간혹 상류층의 우울증이라든지 자살 사건을 접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보통 이런 의문이 들죠.
'왜??? 그 사람들이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아마도 그건 각 개인이 지니는 "문지방의 문제"일 지도 모릅니다.
전교 2등의 ought to self, 즉, 1등에 대한 자기당위성이 매우 강한 상태에서, 그게 계속 좌절당하게 되면,
그건 곧 본신에 대한 심각한 위협, 즉, 커다란 스트레서로 작용될 겁니다.
본인이 만들어 놓은 문지방을 넘지 못 해서, 시나브로 좌절하게 되는 거죠.
만약, 그 문지방을 조금이라도 낮춰줄 수 있다면, 전교 2등의 내적 갈등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어느 정도는 완벽한 자기 관리 내지는 강박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당연히, 완벽주의자들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습니다.
문지방은 높은데, 주변에 스트레서는 많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상관의 문지방이 높으면, 지도교수님의 문지방이 높으면, 내 여친의 문지방이 높으면, 우리 엄마의 문지방이 높으면,
그건 곧 스트레스의 상황적 압박이 됩니다. 즉, 어쩔 수 없으니 어느정도는 참고 견뎌야 한단 거죠. (내 통제권할 밖)
근데, "내" 문지방이 높은 거면, 그건 스트레스의 개인적 요소로 구분됩니다.
또한, "내" 문제이므로, 어느정도까진 보정이 가능하죠.
문지방을 조금 낮춰 주면 되는 겁니다.
때로는, 그래 어쩔 수 없지, 이 정도면 됐어, 다음 번에 잘 하면 되지 뭐
와 같은 마인드도 필요한 법입니다.
매번, 100 이상을 달성하려고 한다면, 그건 곧 자기 자신을 만성적인 긴장 상태에 밀어 넣는 것과 별 다를 바 없겠죠.
물론, 문지방이 높다는 건, 곧, 자기 계발의 동기와 동력이 높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but, 그게 다 살자고 하는 건데, 제 몸 망쳐 가면서까지 아둥바둥버둥버둥 거릴 당위성은 없다고 생각해요.
막말로, 내가 뭐 유비한테 아들을 부탁받은 제갈선생도 아니고,
중간계 전체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진 반지전쟁의 프로도도 아닌데,
까짓거, 순간순간 숨 쉴 구멍 몇 개 뚫어 놓는 게 뭐가 어떻겠습니까?
Vol.3) 상황보다 마음가짐(mindset)
그래요. 절대적인 건 없습니다.
스트레스 또한, 그 원인인 특정 스트레서의 존재만으로. "반드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닐 거에요.
'문제는, 상황이 어떻냐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상황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라는 명언(名言)이 있죠!!
요건, 특히나 우리 동양 사람들이 잘 하는 마인드 기만법인데,
상황이 어떻든, 그와는 별개로 나는 이렇다~ 라는 식으로 밀고 나가는 겁니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마음가짐"이라면, 일개 거지라도 왕후장상처럼 살 수 있다는 게 바로 옛 성현들의 가르침이죠.
입대할 때는, 어느 정도까진, 마인드를 고쳐 먹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난 일반인이 아니라, 이제부터 솔져다'
지난 이십여년 간의 일반인 생활에서 최대한 자기자신을 단절시키고, 솔저로서의 스스로를 깊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군 생활은 훨씬 더 편해 집니다.
상황을 바꿀 순 없으니, 내 마음을 바꿔 주는 거죠.
물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됩니다.
문제는, 절을 떠나면, 중은 막상 살아 가기가 힘들 거란 거죠.
현대 사회 역시 마찬가집니다.
까라고 하면 까고 떠나면 되는 건데,
그럴 수 없기 때문에, 그러면 안 되기 때문에, 버티고 앉아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겠지요.
'씨X 그래 나도 할 수만 있다면 이 사표 던져 버리고 떠나고 싶다TT'
그렇다면, 방법은 하납니다. 어떻게든 현실을 왜곡시키는 거에요.
좋은 말로는 긍정주의(optimism)이라고도 부릅니다만.
물론, 가뜩이나 열받아 죽겠는데, 세상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을 겁니다. 절대로 그럴 수야 없겠죠.
따라서, "안빈낙도의 mindset"을 현대적으로 구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
대체로는 요런 시뮬레이션법들이 효과가 좋다고 소개되고 있는데요.
[성숙한 인간법]
▶ 스트레스 상황을 자기계발, 성장, 성숙의 기회로 받아 들임
'이 고난을 계기로 나는 또한층 성장한다!!!!!!!!!!!', '나의 성숙으로의 길은 언제나 고되고 험난하다!!!!!'
[스트레서 재조합]
▶ 스트레서를 뽀개고 흐뜨려트린 후, 나에게 의미있는 사건으로 재조합시킴
'팀장이 나를 깬 건, 나를 아껴서 그런 걸 거야, 날 발전시켜서 더 크게 쓰고 싶은 거지!!!!!!!!!!!!!'
마인드의 중요함이겠죠.
물질적인 상황이 곧 절대적인 모든 것을 대변한다면,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행복할 일은 없겠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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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스트레스에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스트레스는 그 개인에게 '경각심'이란 걸 심어 주죠.
즉, 어떻게 하면 이 지경으로 된다는 걸 알게 됐으니,
차후 또다시 곤경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할 수 있단 거에요. (미래 준비적 기능)
아마도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란 피할 수 없는 존재일 겁니다.
어느정돈 감수할 필요도 있겠고, ▶ 상황적 부문; 내 통제권할 밖
조정 가능한 건 상황에 맞게 바꿔 줄 필요성도 있겠으며, ▶ 개인적 부문; 문지방의 높낮이
절대적인 건 없으니, 내가 상황을 달리 지각할 필요도 분명이 있을 테죠.
굳이, 그래도 굳이, 이 망할 스트레스에 한 가지만 더 의미를 부여해 본다면,
스트레스가 있음으로 인해, 우리의 행복이 더 큰 즐거움으로 지각되는 건 아닐런지.
짜증날 때도 있어야, 그 반대급부로 오늘의 행복이 더욱더 도드라져 보이는 법이니깐요. (대비 효과)
그래도 역시,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 훨씬 좋겠지요......???.... :)
첫댓글 오호.. 좋은글 잘봤습니다~ 스트레스 ㅠㅠ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언제나 글 잘 읽고 있습니다ㅎㅎ
전 너무 나태해져서 나를 변화시킬 스트레스가 필요하네요.
이놈의 스트레스 ㅋㅋ
와 놀라운 식견에 감탄하며 글 읽었습니다...최근 무명자님의 글을 보며 제대로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놀라운 식견이라뇽.. 부끄럽네용.. 히히
근데 자존심 강한 사람들은 그 문지방을 낮추는게 너무 힘든것 같습니다~
마자요~ 자존심은 어느정도 양날의 검인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아주 잘봤습니다.^^
무명자님 글은 무조건 선리플 후감상!
잘 봤습니다 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무명자님 글에 댓글쓰는 건 처음인데 올리신 글 전부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팬이에요.^^
멋지십니다 ^^ 늘 좋은 글 감사해요 ~
우와 스크랩해가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오브코올스 와이낫~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릅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