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외국인 선수 문제

[이충희포에버]

작년 6월경 외국인 선수 논쟁이 다시 점볼에서 점화되었을 때, 이성민님이 쓰신 답글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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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호님의 방대한 양의 글을 읽노라니, 흡사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물론 나쁜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 아닙니다. 열정적이라는 의미의... :)
그간 올리신 게시물들 정말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에 정통하시군요.
게다가 수면아래로 잠복해 있던 고수분들과 유명인사를 무대로 끌어내는 능력에도 감탄합니다. (고수라는 말에 혐오를 가지신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아 저분 농구 오래 보셨고, 전략,전술에 능통하고 모아온 자료도 많고, 뚜렷한 농구관이 있는 분!' 이렇게 길게 부르기 뭣하니 붙여주는 하나의 축약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고수라는 말차제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으나 현 웹상에서는 하수를 비하하는 듯한 말로 뜻이 변질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합니다.)

3대 농구에 대한 박식한 이해와 깊이, 그 균형감각에 찬사를 보내면서 몇가지 반론을 펼쳐보고자 합니다.

첫째, 신장의 장신화 부분입니다.

물론입니다. 아마의 뜻있는 분들이 200가 되지 않는 선수들의 생존권 보장과, 용병에 밀린 전희철,현주엽,송영진 등의 폐해만을 외치고 있다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국대의 장신화는 아마고수님들이 항상 주창하던 바이며, 그리하여 그간 정훈,송영진 중용론이 무게와 호응을 얻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것은 시대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허나 님의 글속에서 그분들이 단신회귀론자가 되어버리는 듯한 인상입니다. '200cm가 되지 않는 선수들은 애초에 경쟁력이 없으니 4,5포지션 때려치워라'. 이 도발적인 명제에 있어 과정의 단축과 생략이 아쉽습니다.

82년 뉴델리 아시안 게임의 국대센터 188 신산에서 2003 ABC대회의 223 하승진까지 20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신산,김유택,서장훈,김주성,하승진은 그야말로 초 엘리트 들입니다. 기량이던 신체조건이든 말입니다. 그런데, 그 토양이라는 것에 있어서 신산에서 김유택까지 그리고 서장훈까지 그간 명멸해갔었던 많은 센터들이 없었더라면, 특히 우리가 그간 함부로 폄하해 왔었던 2미터 바보센터들이 없었더라면 하는 아찔함을 저는 느낍니다. 새로운 종자를 파종하고 이러저러한 교배와 연구끝에 가장 우수한 품종을 얻은 것이 몇년에 한번씩 나오는 김유택,서장훈,김주성등이라고 한다면요.

서대성,김윤호,조동우,최병식,김성욱 등의 보통 품종들이 있었기에 김유택이라는 우수종자의 훌륭함을 알아 볼 수 있는 것이며, 역시 박상관,이창수,강병수,정경호,표필상등의 기존 재료들이 서장훈이라는 우수 품종을 개발해낼 토대가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농구에 뜻있는 분들이 옹호하는 것은 현주엽,전희철,송영진 개인이 아닌 '출중한 실력을 갖춘 4번 국산 파워포워드감' 이란 하나의 상징을 말함입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것이 2004년을 살고 있는 우리기에 아쉽지만 200가 채 되지 않는 것입니다. 2010년 쯤이면 205의 현주엽,전희철 일것을요. 그리하여 이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이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 갈 것입니다. - 단, 용병제를 대폭 손질하지 않는다면 요원할 수도 있는 -
(다행스럽게도 우리도 이제는 205의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있는 파포 김주성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얻어졌습니까? 그만큼의 기다림끝에 얻어진 것입니다. 기량과 신장을 동시에 갖추는이라는 조건에 맞는, 그것도 그가 빠르다는 장점에 기인한 포지션 변경이라는 편법을 통해서요.)

'신장 작은 놈들은 스포나 슈가해!'로 단순 귀결되는 문제가 아니란 말이죠. 정훈종이 신장이 작아서 못뛰고 있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공부할 책상이 없는 거죠. 님의 글속에서 주장되어지는 신장의 장신화가 용병제의 폐단에 어떤 완화책과 대안이 되리라 보십니까?

단적인 예를 들어보죠. 농대시절 박재헌의 별명은 '서장훈 킬러' 였습니다. 그게 꼭 서장훈을 꽁꽁 틀어막아서 붙여진 별명이라기 보다 게중 낫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2000년도 KBL플레이 오프 보셨습니까? 삼성의 통합우승으로 마무리 되었었지만, 하니발과 재키가 돌아가며 깽판만 놓지 않았더라면 SK와의 우승향방은 점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LG가 승기를 완전히 잡고 대릴프루와 이버츠를 불러들이고 박재헌을 투입했죠. 이미 의욕을 상실한 서장훈이었지만, 아마시절 그래도 그나마 '잘막던'이 라는 상대 서장훈에게 기도 못폈습니다. 격세지감이죠. 그런데 왜??

실질적으로 용병제의 혜택은 서장훈과 김주성이 제일 많이 보았습니다. 이들은 어떤 용병을 데려댜 놓아도 원체부터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니까요. 지금 당장 용병제를 폐지하고 농대시절로 돌아간다면 이젠 정말로 어떤 팀도 서장훈과 김주성이 있는 팀을 '절대로!'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그 것이 장기레이스라면 더더욱! 김주성이 4학년이던 해, 상무에게 농대우승을 내주었죠. 지금의 김주성을 그 시절로 돌려 놓는다면 과연 상무가 이길수나 있을까요? 이것이 용병제의 폐단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후추에서 데뷔전 김주성에 대해 15득점,7~8리바운드,1.5블록 정도면 성공적일 것이다라는 기대와 예상이 나왔었습니다. 김주성은 기대보다 좋은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죠. 그런데 데뷔 첫해에는 용병수비와 체력분배 등에 어려움을 겪고는 했습니다. 특히 힉스에게는 무참하게 농락당하기도 했죠. 그러던 것이 점점 변화가 눈에 보입니다. 챔프전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힉스가 김주성을 의식해서 외곽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을요. 그렇게 닳고,깨지고를 반복하고 부대끼다 보니, 올해는 MVP를 먹음과 동시에 '수비 잘한다'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러나 앞서도 말했지만 그는 전국에서 하나 나올까 말까하는 초 엘리트 입니다.

우수반만 운영하고 보통반을 운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천정부지로 솟는 땅값에도 불구하고 강남으로, 대치동으로를 외치는 학부형들은 뭘 의미합니까? 우수한 녀석들과 겨루고 그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 자신의 아이들을 끼워넣고 싶다는 바램아니겠습니까. 보통반 학생들도 공부를 시켜줘야 우수반으로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또, 우수반 학생들에게 탈락의 위기감을 고조시켜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끔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재의 용병제는 면학분위기 조성에 크나큰 해악이 되고 있습니다.

현 용병제의 찬성자중 일부가 주장하는 "똘똘한 놈 3명만 키우면 된다"의 오류에 대해서도 그 똘똘한 놈 3명을 용병이 없는 아마농구에서 어떻게 알아보죠? 쓸만한 녀석들이 다 빠져나가 버린 호랑이 없는 굴에서 왕 노릇하는 여우를 똘똘한 놈으로 오판하게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고교시절 김주성과 당해 랭킹1위를 다투던 김태완과 김주성의 현재 격차는 얼마나 나있을까요? 그 격차가 대학시절에 이미 완성된 것일까요?


용병이야 KBL에 있는 것이지 초,중,고교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고르고 고른 될성부른 나무들은 KBL에서도 용병이라는 매개체로 더더욱 강해진다고야 하지만 그 하위그룹은 어떻습니까? 이번 드래프트에서 탈락한 백천웅의 경우 영맨 대표였습니다. 지역에서는 농구 꽤나 한다는 유망주였겠죠. "야! 천웅이 형도 떨어졌어.. 과연 내실력으로 프로에 갈수나 있을까?"를 걱정하는 현재는 2미터가 안되지만, 210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성장판을 가진 장신 유망주들은 없을까요?



둘째, 자유계약제와 신장제한 완화라는 개악에 대해서...

기아에서 뛰던 득점1위 딜론터너는 공공연하게 30만불을 받았었다라는 소문도 있었고, 외국기자가 민렌드의 연봉을 듣고 ' 그 연봉으로 뛸 선수가 아니다' 라는 코멘트를 했다고 하죠. 당장 리그를 완벽히 제압하는 선수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용병수준의 평준화에 오히려 더 좋을 것이다 하는 님의 주장에 대해서...

상당부분 공감합니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몇차례의 시즌이 지나고 KBL이 좀더 알려진다면요..?

구단에서 모든 세금을 대납해주는 실질적인 면세혜택과 체제비 무부담은 현재도 유럽급의 대우와 다름없다고 하고, 알음알음 KBL을 아는 선수들에게는 괜찮은 리그라고 소문이 나있습니다. 20만불 짜리의 용병이 앞선 혜택을 받고 온다면 실질적으로 중국의 최우수용병 게이츠보다 훨씬 뛰어난 수준의 용병을 데려올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매덕스가 중국에서는 그럭저럭한 용병일 정도이니 뭐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해 용병MVP를 먹은 맥클레리가 무조건 우승팀은 매덕스팀이다 라고 단정내린 그 매덕스인데 말입니다. 요행히 서장훈,김주성은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이미 님 글속에서 장신화의 완료가 이루어진 그 선수들은 완전히 사장될지도 모르는 용병들을 불러들인다가 이번 자유계약제의 결과가 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이미 KBL은 용병들이 신발신고 신장측정을 하는 것이 통상이다라는 명목하에 1인치씩을 상향시킨 적이 있고, 다음엔 신장을 합산해서 2미터 근방의 선수를 두명 뽑게하는 개악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런데 신장제한을 더 완화하고 3배에 가까운 연봉을 더 지급한다는 것은 아마농구와 그 팜시스템의 요소를 완전히 고사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아무리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토론을 해봐야 농구로 밥먹고 사는 아마농구 일선지도자들에 비해 무엇을 더 알고, 무엇을 더 심각하게 느끼겠습니까? 그들에게는 현재의 용병제도 암울한 현실입니다. 그런데 새로 취임한 KBL총재의 첫선물이 이런것이어야 하겠습니까?

황소개구리를 잡으러 다니는 이유는 토종개구리를 모두 죽이기 때문입니다. 축구나 야구에도 자국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룰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농구라면 더더욱 필요합니다. 이것이 어줍잖은 애국심이나 폐쇄적이고 불공정한 규제라 생각하신다면, 그 찬탄해 마지않는 균형감각에 비해 국내 농구에대한 애정은 그만 못하다 생각되어 집니다.

[레드보이스]

이글 기억나네요. 많이 공감하면서 봤던 글이구요.

[죽팅이]

국내 장신요원들이 출장을 못한다면 멸종되고이것은 분명 심각한 불이익입니다. 하지만 용병들 도입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국내 농구인들이 선진농구를 접하지 못하게 되고 우물안 개구리로 남게 되겠죠. 전에도 용병제 아이디어란 글로 쓴적이 있지만 룰에 의해 국내 장신과 용병이 매치업이 되게끔 쿼터 제한을 거는게 좋

[죽팅이]

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