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만 5천명, 인권유린 규탄 집회 열어
지난 4월 11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최근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하나님의 교회 전국 부녀협의회가 여성 신도들의 정신병원 강제구금을 항의하고 나아가 한국 여성들의 인권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개최한 집회.
특히 이날 집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진기록을 많이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회 참가자가 무려 2만5천여명에 달했는데 100% 여성이었다는 점이 우선 특기할만하다. 유명 여성단체의 집회라 하더라도 수천명만 모이면 '대성공'으로 보는 게 일반적, 더구나 2만5천명 모두가 자발적 참여자라는 사실이다. 집회때면 으레 수백대의 대형버스로 '동원'되기 일쑨데 이날은 단 한 대의 버스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물론 경찰과의 사소한 충돌 또한 단 한건도 기록되지 않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의 대규모 집회가 신고서에 기록된 그대로 마쳐진 것은 15년 경찰 경력에서 처음 보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차분하고 질서정연한 겉모습과 달리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종일 비가 내리는 차가운 날씨에도 열기로 활활 타올랐다.
'가정파괴 거짓목사 진용식을 처단하라', '여성들의 단합으로 가정폭력, 인권유린 척결하자'는 함성이 대학로와 종로거리를 가득 메웠다.
|
|
무서우리만치 결연한 의지를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는 아줌마(?)들이 내세운 이슈는 남편들의 폭력을 부추기는 진목사의 처벌과 이같은 폭력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공권력에 있었다. 하루종일 내린 비에 입고 있는 옷이 모두 젖어 버린 그들에게는 한 겨울의 추위를 방불케 할 만큼 견디기 어려운 날씨였다. 하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단합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을 하니, 속이 후련하다"는 얼굴들이었다.
집회 참가자 조모(41·여·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목사가 부부갈등을 화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더 부추기고, 정신병원까지 알선해 강제 입원시키는 일을 꾸몄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예요, 게다가 아무리 진정서와 민원을 통해 이 억울한 일을 해결하려고 해도 경찰이 모두 무시해버리고 말았지요, 이 나라가 정말 법치국가인가요"라며 흥분했다.
여성들만의 자발적인 집회로는 최대규모
행진을 마치고 종묘공원에 집결한 오후 5시를 전후해 구호와 함성은 더욱 우렁차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죽으면 죽으리라'란 성경속 구절을 외치자 참가자들의 흥분은 더욱 고조됐다. 이어 단상의 한 여성이 "우리 모두 경찰청으로 갑시다.
우리가 최대한 질서유지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
비가오는 가운데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단합된 모습으로 시위에 임한 부녀회원들. |
그들에게는 우습게 보이나 봅니다. 경찰청으로 가서 해결합시다"라고 외쳤다. 경찰청에 결의문을 전달하러 갔던 부녀협의회 회장단의 경찰청장 면담요청이 난항을 겪는 모양이었다. 경찰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집회참가자들이 여자인만큼 일선에는 여경들이 주로 경비를 맡고 있었지만 후방에 진을 치고 있던 전경들의 대오정렬이 한층 일사불란해지고 있었다.
집회 참가자가 부녀자들인 만큼 경찰 또한 공권력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었지만 누군가가 돌출행위라도 한다면 뜻밖의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는 상태로 치닫고 있었던 것이다. 이면도로에 숨겨져있던 전경 차량 수대가 황급히 집회 선도차량의 앞길을 막아섰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됐다. 오후 5시 30분, 빗줄기가 다시 거세지기 시작했다. 종일 비를 맞아 새파랗게 질린 부녀자들은 서로 어깨를 감쌌다. 이들은 추위와 분노의 한계선을 넘고 있었다.
그때 한 여성이 급하게 단상으로 뛰어올랐다. "여러분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전담반을 설치하여 목사 진용식과 폭력을 휘두른 남편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라는 흥분된 목소리를 외쳤다.
마침내 작은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그제서야 여성들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대학로에서 종묘공원까지 예의 질서정연한 모습을
|
|
유지한 채 거리행진을 마친 그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종교 다르면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원으로
무엇이 아무런 힘 없는 평범한 아줌마들을 이렇게 분노하게 만들었나. 오정님(30·여·성남시 수정구 신흥3동)씨는 지난해 12월 31일 남양주시 한 정신병원에 병명도 없이 '상세불명의 신경장애'라는 애매한 진단을 받고 강제 입원돼 폐쇄병동에 갇혀 외츨은 물론 산책조차 금지된 상태에서 81일간 감금돼 있었다.
오씨는 딸 셋을 둔 평범한 주부. 그러나 남편 정모씨가 하나님의 교회를 비방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일방적으로 믿고 부인을 자주 폭행하면서 오씨의 불행이 시작됐다. 당시 남편 정씨는 하나님의 교회를 비방하는 활동을 하면서 소위 안피모라는 단체의 배후로 하나님의 교회측과 마찰을 빚고 있었던 진목사와 자주 만나며 부인의 개종에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러나 갖은 폭행과 협박이 실패로 돌아가자 남편 정씨는 2000년 12월 27일 오씨를 안산시 S교회 옥탑에 감금한 뒤 진목사를 통해 4일간 강압적인 방법으로 개종을 강요했다. 오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진목사가 저를 보고 하나님의 교회 교리가 틀렸으니 교회에 나가지 말라며 '특히 팔과 다리에 철심을 해 넣은 여자를 데려와 하나님의 교회를 다니면 이렇게 된다'고 협박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진목사는 "오씨의 주장은 전부 거짓말이다. 나는 단지 하나님의 교회가 이단이기 때문에 양심 있는 성직자로서 오씨를 개종하려 했을 뿐, 어떤 폭력이나 협박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당초 진목사의 충동으로 오씨를 정신병원에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던 오씨의 가족들조차 정신병원 감금에 진씨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다. 오씨의 친정부모들은 "딸과 함께 안산의 진목사 교회에 갔는데 사위와 그곳 관계자들이 딸을 휴양소에 보내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우리는 그곳이 휴양소라고 생각했다. 그곳이 정신병원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
그러나 진목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정신병원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정신병원 소개자로 나를 지목하고 있는 데 하나님의 교회측의 터무니 없는 음해이자 명예훼손이다"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 해 3월 같은 병원에 강제 입원당했던 여대생 진 모양(21)은 "진목사가 두세번 병원으로 찾아와 개종 할 것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두사람이 같은 병원에 입원했었다는데 진목사는 알지도 못하는 병원을 어떻게 찾아갔던 것인지 의아스런 대목이다. 오씨는 남편 정씨가 자기가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던 지난 3월 모주간지와의 인터부에서 "아내가 하나님의 교회에 빠져 작년 6월부터 가출해 버렸다"고 말한 사례를 들며 이들은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진목사가 친정부모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오씨는 "친정부모는 나를 면회하러 전라도에서 남양주까지 찾아왔다가 면회조차 못하고 돌아갔다"며 친정부모도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진목사가 주도적 역할
정백향씨(32·여·부산시 금정구 장전동)가 당한 고초도 오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씨는 진목사의 사주 아래 남편, 친정부모들에 의해 지난 1월 5일 오씨와 같은 병원에 입원한 뒤 70여 일만인 지난달 16일에서야 풀려났다. 정씨는 정신병원에서의 생활과 관련 "멀쩡한 사람을 수많은 약물을 먹여 수면제가 아니면 잠을 이룰 수 조차 없었다. 파카까지 입고도 코가 얼얼할 정도로 추위에 떨었고 통상 입원 2주후면 가능한 산책과 전화통화조차 내게는 모두 금지돼 있었다"고 술회했다. 정씨 역시 하나님의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남편에 의해 안산에 있는 진목사에게 끌려가 여러차례 개종교육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2001년 1월 5일에는 진목사가 개종을 강요할 때 강력히 반발하자 진목사는 "성경도 안 믿는 상태가 되었으니 정신병원에 가야겠군" 이라고 말했고 그날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되었다고 밝혔다.
|
|
이외에도 모두 여러명의 여성들이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개종을 강요받으며 갖은 인권유린 사태를 당해야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정신병원 감금 피해자들 대부분은 "매일 향정신성 의약품을 강제로 먹였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오씨, 정씨 등은 정신병원서 풀려난 이후에도 한동안 약물중독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들은 아무런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도 단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폭행과 감금을 견뎌내야만 했다. 정신병원측은 가족의 동의가 있으면 입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멀쩡한 사람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작년 3월 약 석달간 같은 병원에 감금되었던 진양의 경우 의사가 진단과정에서 직접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느냐고 묻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 수많은 진정서가 관계 당국에 접수되고 당사자들은 남편 등 가족과 진목사를 고소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진정서의 사실 관계 확인은 물론 고소장을 받은 경찰까지 형식적인 수사 이상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하나님의 교회측은 주장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집회를 주최한 하나님의 교회 전국 부녀협의회 이영자 회장은 "연약한 여성들이 모든 일을 제쳐놓고 집회를 개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얼토당토 않는 주장이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법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정당한 법의 심판을 내려 줄 것을 요구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구조적인 사회문제로 부각
이와 관련 하나님의 교회 목회자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여성의 인권이 가정과 사회에서 어떻게 유린당하고 파괴되는 가를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다. 또 누구나 양심의 자유와 동일한 선상에서 신앙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가 없음을 상기하고 일부 개신교 목사들의 비윤리적 행위가 즉각 중단되기를 바란다.
|
규탄대회에서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던 사례발표 후 진목사를 처벌하라고 절규하는 피해자들. |
나아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성 인권이 보다 향상돼 대한민국이 진정한 미주국가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목회자 협의회 성명서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종교간 갈등의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겪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여자는 종교조차 남편의 말 한마디에 바꿔야 한다는 남성들의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 여성 차별로 인한 가정내 폭력에 대한 일선경찰의 몰이해와 공권력의 미온적인 대처자세, 인권사각지대에 놓인 정신병원의 비리, 이러한 사회 구조를 교묘히 악용하는 종교개종 브로커의 은밀한 활동 등 … 총체적인 사회 부조리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다닌다는 이유로 정신병원등에 감금되었던 여성들의 공통점은 단지 교회에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일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교회에 다니면서 가사에 소홀하거나 재산헌납 등 남편으로부터 간섭 당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음에도 단지 남편이 원치 않는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은 사태로까지 발전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
|
법무무 장관도 인권에 대한 강한 의지 밝혀
하나님의 교회 측은 이번 사태를 종교단체 간에 선교일선에서 있을 수 있는 단순한 갈등이라고 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 민주화되기 위해 해결해야할 여성차별과 여성인권 유린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신병원에 감금까지 당한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사건의 핵심인물인 40대 목사 진모씨를 피해자 중심으로 연대 서명하여 형사 고발했다. 하나님의 교회 전국 부녀협의회에서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사회 각계에 알리고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시위를 개최했으며 아울러 관계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부녀협의회에서는 해외에도 실상을 알린다는
목표로 국제인권단체에 관심을 촉구하는 서한을 준비 중이며, 경찰수사가 미진할 경우 더욱 큰 규모의 시위를 개최해서라도
각계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님의 교회 목회자협의회에서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며, 부녀협의회의 힘이 부족하다면 다음 번 시위에는 교회 목회자들 전체가 나설 수도 있다는 분위기이다.
이번 하나님의 교회 여신도들에 대한 인권유린 사태에 대해 김정길 법무부 장관은 "특히 특정종교를 믿는다고 탄압을 받아서도 안 되지만 종교 차원을 떠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권이 유린되고 피해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이 경기도
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고소인들의 진술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고소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진목사 등 피고소인들의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면 이번 사건이 갖는 중차대한 의미를 생각해 하루 속히 사건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정백향씨
-진목사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남편이 하나님의 교회를 나간다고 해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는데 지난 98년 전주에 있는 진목사의 교회에 같이 가면 원하는 대로 다해준다고 해서 진목사를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진목사가 뭐라 말했나.
진목사는 하나님의 교회는 오대양 같은 집단자살이라도 할 수 있는 사교집단이라고 험담을 했다.
-병원 생활을 얘기해 달라.
담당 의사는 분명 정상이라고 했지만 나는 뚜렷한 병명 없이 갇히게 되었다. 감금된 충격으로 처음 보름간은 밥물로만 연명했다. 정상적인 사람이 정신병 환자로 취급받는 것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신경안정제 등 정신병자나 먹는 약물을 강제로 먹을 수밖에 없었다.
오정님씨
-진목사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남편과의 불화로 친정집에 머물고 있을 때 남편이 진목사 얘기를 많이 했고 실제로 본 것은 안산에 있는 S교회에 갔을 때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전 그 곳에서 4일간 감금되어 있었다. 당시 교회에 있던 정 모(여. 37)씨가 나에게 팔에 철심을 박아 넣은 여성을 보여주며 나도 개종을 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성경책으로 가슴을 서너 차례 폭행했다.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 당했는데.
처음에는 정신병원인줄 몰랐다. 그들이 휴양소라고 거짓말을 했고 나도 정신병원에 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정신병원에 있으면서 몇 차례 담당 의사에게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들은 묵묵부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지금 심정을 말해 달라.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이런 인권유린을 받은 것에 대해 울화가 치밀고 말할 수 없이 슬프다. 이번 일로 가정이 파탄 나고 나도 정신적인 상처를 너무 많이 입었다.
|
|
특히 부모님에게 너무 죄송스럽다. 하루라도 빨리 진목사를 법에 따라 처벌해주기 바란다.
오정님씨 모친
-딸이 언제부터 친정에 와 있었나.
작년 6월경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고 친정에 왔길래 집에서는 이혼하라고 했는데 딸이(오씨)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딸을 생각하면 측은하고 가슴이 아팠다.
-진목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제인가.
딸이 가정 문제로 친정에 내려와 있을 때 사위가 내려와 종교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겼으니 하나님 교회에서 개종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안산에 있는 S교회를 얘기했다. 또한 진목사가 자기에게 딸을 데려오면 하루 만에 개종시켜 줄 수 있다며, 딸을 데리러 내려온다고도 했다.
-오정님씨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이유는.
교회(S교회)사람들이 잠시 휴양소에 가 있으면 개종할 수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지 정신병원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딸을 데리고 간 것이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화근이 될 줄은 몰랐다.
-4일 동안 안산S교회에 딸과 함께 있었나.
첫날부터 요양소로 데려갈 참이었는데 내가 난리를 쳐서 못 가게 막았다. 내가 딸 곁에 있으면 딸이 말을 안 듣는다며 억지로 나가 있으라고 해서 쭉같이 있지는 못했다. 그 사람들은 딸을 패죽일 듯이 험악하게 다뤘다.
-정신병원에는 가보았는가.
한번은 면회를 갔는데 병원에서 면회를 허용하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사위가 진목사가 허락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고 해서 너무 기가 막혔고 진목사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그 때 하게 되었다. 너무 원망스럽다.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갇혀 있다는 사실은 언제 알았나.
나중에 면회가서 알았다. 진목사는 딸을 친정부모가 동의해서 강제입원 시켰다고 한다는데 그렇다면 왜 우리는 면회조차 할 수 없었겠는가. 면회를 못하고 돌아올 때 정신병 약도 먹이냐고 물으니 전혀 약물투여 안 한다고 말했다.
-진목사라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사기꾼이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정신병원까지 입원하게 되고 사기꾼에게 당한 것이 너무도 원통하다. 잠시 휴양소에 갔다 오면 가정이 화목해 질 수 있다는 얘기만 믿고서……. 진목사가 없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부녀자 정신병원 강제 입원 사건의 배후자로 지목된 진(46)목사는 자칭 '이단 전문가'다. 진목사는 제칠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이하 안식교)출신이면서도 장로교 목사가 된 이후'안식교의 5대 오류'라는 책을 쓰는 등 자신이 몸담았던 안식교를 이단으로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1999년경에는 무료성경신학원을 사이비이단이라고 비판하다가 신학원측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이 있었으며, 월간 '현대종교'에는 99년 초 광주 서광교회 세미나 폭력충돌 등 진목사와 위 신학원측과의 물리적인 충돌에 대한 의혹이 재기되기도 했다. 혹세무민의 사이비 종교가 판치는 세상에서 종교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진실 아래서 행해질 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을 혹세무민하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목사가 주장하는 '종교 바로세우기'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던져진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을 통해 진목사의 주장이 단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카멜레온식 말 바꾸기'에 지나지 않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진목사가 중심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진목사는 전화통화에서 "정신병원 소개는 물론 그런 곳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가족의 부탁을 받고 개종교육을 시켰을 뿐이다"라며 "하나님의 교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까지 했다. 그러나 기도원과 정신병원 감금후 3개월여 만에 풀려난 진민선(21)양을 "두세 번 진목사가 병원에 찾아왔었다"고 밝혔다. 또한 1999년 6월 5일 새벽 자신이 담임하던 전주 성산교회 2층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서도 진목사의 카멜레온식 거짓말 행진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화재와 관련, 기자들은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의 소행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기자들은 "피해규모가 워낙 미미해 기사 가치가 없는 화재였는데 제보한 진목사가 교회간의 분쟁인 듯이 말해 기사를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진목사는 "기자들이 알아서 취재하러 왔을 뿐이며 사건취재도 경찰에게 한 말을 기자들이 엿듣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보도 이후 전주MBC 조차 사장 명의로 하나님의 교회 측에 사과서한을 보낼 정도로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진목사는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방송사 기자를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증인으로 나서 K기자는 진목사가 하나님의 교회를 거론하며 정식인터뷰에 응했었다고 진목사의 주장과 반대되는 증언을 했다. 결국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진목사는 2001년 4월 3일 전주지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진목사는 백일하에 드러날 거짓말을 일삼으면서까지 왜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는 것일까. 하나님의 교회 관계자는 "진목사는 자신만이 독보적인 하나님의 교회를 이단으로 판정하는 데 전문가라고 내세워 개신교 내에서의 권위 상승과 일정한 금전적 이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면 감금, 폭행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종교개종 브로커"라고 주장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