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Devils) - 소울&사이키델릭의 세계(1974.데블스2집 A)
<<닫힌 철창 속의 소울, 그 침울함 속의 흥겨움>>
음반 표지의 이미지가 독특하다.
창살은 콘크리트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낸 건물이며,
여섯 청년들 모두를 가두고 있다.
그런데 청년들은 더 이상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듯
창살을 등지고 돌아서 발걸음을 옮긴다.
창살은 더 이상 아무 것도 가둘 수 없게 된다.
-데블스 – 그리운 건 너/사랑한다면 – 아세아(ALS 337) 1974-
이런 독특한 표지를 가진 이 음반은
‘소울 그룹 사운드’ 데블스의 두 번째 정규 음반이다.
표지 때문에 일명 ‘철창 음반’이라고 불리는 이 음반은
한국 록 음반을 수집하는 컬렉터들조차 구경하기 힘든 음반이었다.
그저 전설처럼 데블스의 음반 중에
‘철창을 배경으로 멤버들의 뒷모습을 촬영한 표지를 가진 음반’이
있다는 것과
그것의 존재를 ‘아직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
이 음반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였다.
종종 진귀한 음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경매 사이트에조차
이 음반은 모습을 드러낸 일이 없었다고 한다.
데블스는 데뷔음반 [추억의 길/연인의 속삭임]을 통해
당대의 그룹 사운드와는 차별적인 길을 선택했다.
한 인터뷰에서 그들의 표현을 빌자면 ‘새까만’ 것을 선택한 것이다.
기타와 함께 색소폰이 이끄는
‘그루브’한 리듬과 크라잉(crying)이라고 부를 만한 보컬의 창법은
당시의 어떤 그룹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소울의 특징이었다.
1집 음반의 대다수의 곡이 김영종에 의해 작곡되어지긴 했지만
결국 데블스의 것이 되고 말았다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작곡가 시스템’을 자신들의 독특한 편곡으로
무력화시킨 이들이 있었다면 바로 데블스였다.
첫 곡은 이 음반의 최대 히트 곡인 “그리운 건 너”다.
드럼의 짤막한 필인(fill-in)에 이어 두 대의 기타가 연주하는 듯한
기타의 인트로를 지나면 보컬(채완식)이 등장한다.
보컬의 음색만큼이나 절절한 연가(戀歌)이자 애가(哀歌)다.
후렴구인 “그리운 건 너, 괴로운 건 나”를
부르는 부분은 노래라기보다는 ‘흐느낌’이다.
색소폰도 트럼펫도 함께 읍소(泣訴)한다. 1집 음반을 들어본 사람은
그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이
애절한 연가임에도 불구하고 ‘흥겨운’
리듬과 비트로 담아 내고 있다고 기억할 것이다.
괴로움’을 표현하는 가사에도 불구하고 막상 연주되는
음악은 슬픔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스텝’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흥겨운 춤곡이다.
반면 이번 음반에는 사랑의 슬픔을 흥겹게 승화하는 곡들이
줄어들고 침울한 분위기가 많아졌다.
“그리운 건 너”와 더불어 김명길의 ‘토크’가 등장하는 “사랑한다면”,
박문의 “우산 속의 행복”같은 곡이 그렇다.
닫힌 ‘철창’ 때문이었을까?
Performed by 데블스 8기 (1973)
- 김명길 : 기타, 보컬
- 최성근 : 키보드
- 채완식 : 보컬, 베이스 기타
- 유기원 : 드럼
- 홍필주 : 트럼펫
- 박문 : Tenor Saxophone
Side A
1. 그리운건 너
2. 몰라요 몰라
3. 임의 노래
4. 괜찮아
5. 우산 속의 행복
"그리운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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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요 몰라"(이하. 클릭/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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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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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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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속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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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만에 들어보는 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