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2 대림 제2주간 화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12-1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13 그가 양을 찾게 되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14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5년전 어느날 불쑥 나타난 영호(가명). 며칠후. '나, 안드레아유. 신부님은?'
그후 우리는 말을 트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는 존댓말을 몰랐습니다. 그는 좀체 말을 하지않았습니다. 말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그가 벙어리인 줄 알았습니다. '커피 마시게 동전 좀 줘.' 반가워 얼른 100원짜리 동전 5개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노숙하다보니 한여름에도 두툼한 겨울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지 이름 부르며 밤에 춥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씩 웃었습니다. 행복한 모양이었습니다. 겨울동안만이라도 여관 방을 얻어주려고 했지만, 그를 받아주는 여관이 없었습니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하느님께는 모두가 너무나 소중한 자녀입니다. 비록 지금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태어날 때나 죽을 때 우리는 예외없이 똑같았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갑니다. 이 소중한 당신의 자녀가 춥고 배고프고 병들어 고통을 받을 때 하느님께서 가장 마음 아파 하십니다. 똑같은 아픔을 겪으십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 내내 줄곧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이들과 함께 하시며 위로해주시고 치유해주시는 이유입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루카 10,29-37)를 들려주신 이유입니다. 영화 '기생충'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냄새나고 거짓말쟁이고 욕쟁이고 폭력적이라 해서 선을 그어 놓으면 안됩니다. 선을 긋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닐 뿐만아니라, 부자와 빈자 다같이 죽는 공멸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호가 사라졌습니다. 그가 지하벙크로 숨어들었는지, 코로나로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기쁨과 희망의 대림시기, 길을 걸으며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세상'을 만납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참 좋아했던 사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1968년에 사제품을 받고, 2012년에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로 돌아간 안동교구 정호경 루도비코 신부입니다. 그는 노동자와 농민을 극진히 섬기며 함께하다가, 스스로 농민이 되어 살다 하느님께로 돌아간 행복한 신부였습니다. 선교사로서 나의 삶, 공소 활성화 사목, 원통 폐교 선교공동체 삶, 밥집, 그리고 생명과 평화 운동인 생태복지마을 공동체 운동은 알게 모르게 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