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玉 구슬
玉 구슬은
귀밑에 솜털도 가시기 전부터
여섯 해 동안
崔氏(최씨)네 社堂(사당) 앞
좁디좁은
탱자나무 울타리길을 지나
남쪽켠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玉 구슬이 학교를 다니는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첫번째 길은
빨간 양철지붕
뒷 卍(절)을 끼고
한달음에 내려가는 내리막 길
길이랄 것도 없는
오매 이마에 주름살 같은 길
오월이 되면
길 양켠엔
목화밭 호밀밭이
푸른 초원으로 변하여
바람이 불면
싱그러움은 절정으로 치달아
정신없이 내달리든 발걸음을 멈추고
토끼풀밭에 주저앉아
달디단 목화낭구 다래를 따 먹으며
토끼풀 꽃으로
꽃목걸이 꽃시계를 만들며
해 가는 줄 몰랐지
느닺없이
야 이눔아!
목화밭에 다래를
죄다 따 묵으먼 어켄다야
철지난 남바우를
(사철 벗지않고 남바우를 쓴 할머니의 모습이 올빼미와 닮았다 해서)
아직도 벗지않은
상여집을 지키는
올빼미 할매의 호통소리에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줄행랑을 치던 그 기억
난 늘 혼자 놀기를 좋아했었지
길이 끝나면
작은 小留池(소류지)가 나오고
논둑길이 시작되는데
위에서부터 너댓배미가
옥구슬네 논이었지
그러니까 옥구슬네
문전옥답 텃논
신작로에서
마을길로 통하는
첫번째 집이
옥구슬네 집
옥구슬네 부친은
공직에 근무했는데
직함이 山林係長(산림계장)
박정권 초기
治山治水(치산치수)와
綠化事業(녹화사업)에
역점을 둔 정책으로
대한민국 산림계에 종사하는
전 공무원은
사법경찰관과 같은 권한을 가졌었지
만약 허가를 받지않고
산림을 훼손하거나
3그루 이상 나무를 벌채했을 땐
民刑事責任*(민형사책임)을
떠 안았던 그 시절
산림계장이란 직책은
중책중에 중책
최고의 지방행정 포스트
그러니까 옥구슬 부친은.....
옥구슬네 집은
다른집과 달리
너른 터를 가진
정원이 있는 집이었지
그 시절 보기힘든
벚나무 주목 단풍
호랑가시 가스가이 아기동백 황금전나무등
여러가지 나무가 있는 집
울타리는 빙 둘러
사철푸른
측백나무로 되어 있었지
옥구슬에
등굣길은
궂은 날씨
발등을 덮는 풀밭위의
아침 이슬 때문에
논둑길을 피하고
하굣길 지름길인
이 코스를 택하였지
올빼미 할매가 살던
뒷 절
소릿길로 학교를 오갔으며
이른 봄
겨울이 되면
두번째 길
우리 일년 후배
연자네 집을 통과하여
L자로 꺽어지는
병길이네
대문앞으로 지나다녔지
옥구슬은 말이 없었지
늘 머리를 숙이고
땅을 살피며 다녔는데
앳된 소녀의 모습은
지금도 그대로지
5학년 2학기 무렵
우리학교에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는데
우리반 담임을 맡았지
이름이 한 철중(준?) 선생님이었지
훤칠한 키에 잘 다듬어진 몸
한 눈에 봐도
미남 선생님이었지
옥구슬네 집에
하숙을 하였는데
가끔씩
옥구슬과 등교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았지
고향이 충남 금산?
옥구슬 형부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를 떠났지
추억이 추억을 부른다고
푸른 하늘에 둥실 떠가는
구름을 보며
구름에게 물었지
옥구슬아!
우리 지금 어디로 가는거지?
구름아!
옥구슬아!
옥구슬아?
새로운 옥구슬은
이름도 길고하여
體脂肪(체지방)을
빼는 의미에서
새로운을 지우고
옥구슬로 하였으니
괜찮지?
천지신명이시어
나쁜 氣는
사라지게 하시옵고
좋은 氣만
찾아들어
더욱 더 빛나고 아름다운
옥구슬이 되게 하옵소서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사바하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카페 게시글
좋은글 모음♡
새로운 玉구슬
새암소리
추천 0
조회 7
24.07.15 16:29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