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오래전부터 보신 분들은 아실텐데요
저는 야구 진다고 화 안 냅니다
선수들이 지고 싶어서 졌겠냐. 선수들은 팬들보다 2배 3배 아니 10배는 더 이기고 싶을거다 이게 제 지론이죠
그 지론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여러분 자꾸 져서 열받죠? 나만 열받고 선수들은 맥아리 없이 뛰는 거 같아서 더 열받으시죠?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우리보다 더 화나고 더 좌절하고 더 분노합니다
다만, 경기에 자꾸 지니까 그런 의지도 없이 무기력하게 지는 것 처럼 보일 뿐이죠.
제가 비판하는 지점은 늘 두개였습니다.
[감독이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해서 부상 리스크가 커질 때]
그리고 [구단이 투자를 하지 않을 때]
원치않는 볼을 던지거나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건 의지나 정신력, 승리에 대한 갈망 문제가 아닙니다
올스타나 국가대표급 선수를 제외하면 컨디션의 문제도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선수의 자질과 기량 문제이거나 체력 문제죠
자질과 기량이 있는데 그걸 오래 유지할 체력이 없는 것일수도 있고요.
뭐 어쨌든 그걸 다 모아서 '경기력'이라고 부릅니다.
선수들의 체력이 무한대가 아니므로 팀은 자질과 기량 뛰어난 선수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고
스타팅멤버가 아닌 선수도 그런 기량과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강팀이 되는겁니다
그래서 감독은 (투수는 물론이고 심지어 야수도) 잘하는 선수만 계속 내보내면 안 되는거고
구단은 잘하는 선수를 많이 확보하고 만들어야죠
잘하는 선수를 많이 만드는 방법이 여러개가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 구단은 그 방법들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겨울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많은 팬들이 화를 내는겁니다.
'달라지겠다'는 얘기를 바꿔 말하면 '강해지겠다'가 되어야 합니다
당장 강해지는 게 어려운 건 저도 압니다. 유니폼 불태우겠다고 화내는 팬들도 알아요
하지만 반대로, 오늘은 못 강해지는데 내일은 강해지겠다는 말이 빈수레라는 생각도 여전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방식으로 강해진 팀이 리그 역사에 없거든요
리그 역사에 없던 새로운 해법을 유독 지금의 한화이글스만 찾겠다?
22이글스가 21이글스와 경쟁한다면 그 얘기가 말이 됩니다.
그런데, 나머지 9개 구단도 똑같이 신인 뽑고 외국인 데려오고 FA영입하면서 육성중인데 그건 좀 이해하기 어렵죠
미래를 봐야 한다는 말 수베로 감독만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유승안 감독도 그 말 했어요
정병희 조영민 송창식 윤규진 최진행 1군에 계속 내보내던 18년 전 유승안 감독 말입니다.
그때 한화이글스 별명이 야구 잘하는 젊은 선수 많다고 '괴수군단'이었어요
그 선수들 우리가 일부러 안 쓰고 베테랑만 써서 팀이 약해진 게 아닙니다
물론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서산 만들고 신인 지명도 꽉꽉 채워서 하죠
그런데 다른 팀은요?
우리가 서산 만들때 2군 훈련장 시설 넓히고 어린 선수들 해외 전지훈련 보내기 시작한 다른 팀들 말입니다
김주찬 데려왔는데 최형우한테 100억 쓰고, 그 최형우 마흔줄 접어드니까 나성범도 사는 KIA는 선수 육성 안하나요?
우리보다 외국인 투수 잘 뽑고 타자도 잘 뽑는 다른 팀들
충청권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서울팜 경남팜 호남팜 가진 다른 팀들
그러면서 FA 영입도 우리보다 많고 2군 시설도 한화보다 훨씬 먼저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던 팀들
그 팀들도 똑같이 선수 키우고 있어요.
이 지점이 제가 화가 나는 부분입니다
FA를 영입하지 않는 대신 2군 시설에 올해 남들보다 수십억 더 썼다면 이해하겠어요
외부수혈은 없는데 그 대신 전력분석팀이나 육성군 스태프가 다른 구단보다 훨씬 더 많아졌으면 이해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한화이글스가 내놓은 해법은 '라인업에 젊은 선수들을 내보내겠다'는 거잖아요
왜 젊은 선수를 내놓아요 잘하는 선수를 내놓아야지
페넌트레이스 경험은 선수 성장의 한 요소일 뿐, 선수 성장을 거기서 전적으로 시키는 게 아닙니다
남들보다 더 좋은 시설에서 마무리훈련하고
남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연습경기 치르고
남들보다 더 훌륭한 장비와 더 많은 스태프가 달라붙어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남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걸 먹고 더 좋은 장비로 치료하면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그렇게 성장한 선수가 1군으로 와야죠.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나요?
과거의 우리보다 나아진 거 말고, 지금의 다른 팀보다 뭐가 더 나은데요?
그러면 무슨 수로 이 격차를 좁힙니까.
악으로 깡으로 열정으로 공수교대할때 고함치고 막 뛰어다니면서 글러브 팡팡 치면 야구가 잘 돼요?
집중해서 플레이하면 경기력이 쑥쑥 늘어요? 뭐 집중은 당연히 해야죠. 그런데 상대도 집중하고 소리 지르잖아요
덕아웃에서 화이팅 크게 외치면 야구가 잘 되느냐고요. 그런 시대가 아니잖아요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그런 시대 아니었어요 야구 잘하는 사람 많은 팀이 많이 이겼죠. 쌍팔년도 프로야구 시절에도
FA에 돈을 안 썼으면 퓨쳐스에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벌어진 격차 줄이려면 FA에 퓨쳐스에 재활군이며 프런트 구장 시설 등등 전부에 돈 써야 되고요
그런데 우리 그렇게 하고 있나요?
이게 제가 화가 나는 부분입니다
'리빌딩'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정말로 그걸 한다고 치면
그걸 위해서 어떤 인력과 장비와 자본을 어디에 얼만큼 투자하고 있는지 저는 묻고 싶네요
공부를 제대로 많이 해야 성적이 오르지
공부하는 장소와 방법을 바꾼다고 성적이 오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남들도 다 공부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첫댓글 예전에 선발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네요. 유망주는 말그대로 유망주 일뿐이라고.
솔직히 프론트가 무능하다고 밖에는 할말이 없습니다. 사실 리빌딩을 대놓고 그렇게 선언을 그동안 했다고 한다면 정말 어이없을 정도의 트레이드들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리빌딩하는 과정에서 국대급 고참은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통해서 신입급 쓸만한 유망주 긇어 모았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NC, LG한참 중간, 마무리 빵꾸나서 카드 만지막 거릴때 트레이드만 잘했다면 쓸만한 카드는 잡을 수 있었을꺼라 생각합니다.
한화는 예전부터 순혈주의, 무한 기회를 주는 경향이 있는데 정말 혁신적으로 팀을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답은 없을 꺼 같습니다.
그럴라고 수베로감독을 데려왔지만 결국은 재료가 뭐가 있어야 음식을 하지 똑같은 재료로 백날 만들어봐야 그밥에 그나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제발 그냥 매각하고 야구판을 떠났으면 좋겠어요...ㅜㅜ 도대체 이게 몇년째인지 지치네요..
이러면서 내일 홈개막전 예약하고 설레여 하고 있는 제 자신도 참...ㅜㅜ
지쳤습니다 이젠 야구 보는게 재미 없어요 ㅠㅠ
프로/ 아마/ 대학/독립 다 같이 경쟁해서 1부리그 승격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부에 남기위해 더 열씨미 하겠지요 프로가 1부에 못들어간다면 야구 그만 둬야죠
프런트 하는거 보면 하나같이 '마케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박찬혁 대표이사 선임때 좀 개인적으로 쎄한 느낌이 있었는데 구단주는 강한팀을 만들기 위한 장기플랜에 관심없어보입니다. 적자나는 사업체 흑자 돌리기는 성공했잖아요 ㅎㅎ
박찬혁은 그냥 마케팅 하러 온 사람입니다.
구단을 매각해 주세요. 진정성 있게 투자할수 있는 구단이 오길 기대합니다.
구단매각이 최고의 리빌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