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EU의 팜유 규제 및 미얀마 문제 논의
말레이시아 EMERICs - - 2023/01/20
☐ 인도네시아와의 정치·경제 관계 강화 의지 피력
◦ 말레이시아 총리,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인도네시아 선택
-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말레이시아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길에 오르며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2022년 11월 24일 제10대 말레이시아 총리직에 오른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2023년 1월 7일 자카르타(Jakarta)에 도착했고, 이튿날인 1월 8일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수도권 근교 지역 보고르(Bogor)에 있는 대통령 궁에서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하였다.
-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개인적인 인연을 언급한 후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말레이 문화(Malay culture)라는 같은 뿌리를 공유한 선린 우호 관계에 있다고 발언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현직 상원(Dewan Negara) 의원이자 제12대 부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완 아지자 완 이스마일(Wan Azizah Wan Ismail) 말레이시아 총리 부인도 함께 자카르타에 도착하였다.
◦ 말레이시아 총리, 보르네오 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에도 기대감 드러내
-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기업 간의 양해각서(MOU) 9건 및 투자의향서(LOI, letters of interest) 11건이 체결되는 자리에도 함께했다. 양국 기업들이 체결한 양해각서와 투자의향서의 잠재적인 화폐 가치는 16억 6,000만 링깃(한화 약 4,727억 원)이다.
- 한편, 말레이시아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핵심 사업인 신수도(IKN, Ibu Kota Negara) 누산타라(Nusantara) 건설 사업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계획대로라면 IKN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칼리만탄(Kalimanta)이라 불리는 보르네오(Borneo)섬에 자리하게 되는데, 보르네오섬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육상에서 국경을 맞대는 유일한 지점이기도 하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인도네시아의 IKN 건설 사업 투자가 상대적으로 낙후 지역인 말레이시아의 사바(Sabah) 및 사라왁(Sarawak)주의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를 건다고 발언하였다.
-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해운, 수출입 파이낸싱, 녹색 에너지, 배터리 산업 등과 관련해 8건의 양해각서에 서명하였다. 또한, 두 정상은 양국 간의 초국경 무역 및 투자가 더 활발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의 7대 교역 상대국이며 양국 간 교역액은 953억 1,000만 링깃(한화 약 27조 3,859억 원)이다.
☐ EU의 팜유 사용 규제 및 미얀마 위기 문제 해법에 합의
◦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함께 EU의 팜유 바이오 연료 퇴출 계획에 맞대응하기로
- 1월 8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팜유에 대한 차별(discrimination)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를 위해 양국 정상은 팜오일생산국 위원회(CPOPC, Council of Palm Oil Producing Countries) 회원국 간의 협조를 강화하기로 다짐하였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세계 최대의 팜유 생산 국가로서 CPOPC를 주도하고 있다.
- 미국 농무부(USDA,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량은 각각 4,250만 미터톤(MT, metric ton)과 1,900만 미터톤이었고, 세계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58%와 26%였다. 한편, CPOCP는 전 세계 팜유 생산국들의 이해를 조정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간 기구(intergovernmental organization)이고, 사무소는 자카르타에 있다.
- 1월 15일 국제 민간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의 인도네시아 지부는 “양국 정상 간의 합의로 인해 산림 벌채 근절을 위한 노력이 방해를 받을 위험이 있다”라고 비난하였다. 키키 타우픽(Kiki Taufik)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지부장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천연림 벌채 중단 등 산림 파괴를 막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팜나무 경작지가 확대되는 탓에 열대우림이 파괴된다고 지적하고 팜유로 만든 바이오 연료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 양국 정상, 미얀마 위기 해법을 찾기 위해 아세안의 역할에도 힘 실어
-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세계 무대에서 아세안(ASEAN)의 역할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양국 정상은 내전 상태에 빠진 미얀마 군사정권에 아세안이 제시한 평화 계획을 조속히 이행하라 촉구하였다.
- 두 정상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합의한 5개 항목(Five-Point Consensus)을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한다”라고 선언하였다. 5개 항목 합의안은 미얀마 군사정권의 폭력 사용 즉각 중지, 모든 당사자 사이의 대화, 특별 사절의 임명, 아세안의 인도주의 지원 활동 허용, 그리고 아세안 특별 사절단의 미얀마 방문 허용이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편, 1월 11일 레트노 마르수디(Retno Marsudi)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2023년도 아세안 순회 의장국으로서 미얀마 위기 해법을 찾기 위해 아세안 차원의 미얀마 문제 특별 사절 사무소(Office of Special Envoy)를 설치하겠다고 발언하였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Straits Times, Malaysia says it could stop palm oil exports to EU after new curbs, 2023.01.12.
Nikkei Asia, Indonesia to set up office of ASEAN special envoy on Myanmar, 2023.01.11
The Straits Times, Indonesia and Malaysia agree to fight ‘discrimination’ against palm oil, 2023.01.09.
The Straits Times, Indonesia’s a true friend even when I was cast out: Malaysia PM Anwar, 2023.01.08.
Human Rights Watch, Myanmar: ASEAN’s Failed ‘5-Point Consensus’ a Year On, 2022.04.22.
Forbes, Which Countries Produce The Most Palm Oil? [Infographic], 20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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