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건립을 사이에 두고 부안의 주민들과 정부의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네요.수많은 부안 주민들이 중경상을 입고 또 그 만큼의 경찰들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합니다.지금은 경찰들이 부안 수협앞의 촛불 집회장을 원천봉쇄하여 대규모 시위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지만 서로의 감정은 상할대로 상해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팽팽하다고 합니다.
저는 부안을 고향으로 둔 사람으로 칠순의 노모가 지금도 부안에 살고 계시고 많은 동창들이 부안에 살고 있습니다.그리고 적지않은 친구들이 부안 주민 대책위의 일원으로 방폐장 반대 투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그러나 개중에는 방폐장에 찬성하는 친구들도 분명있었습니다.그들은 살벌한 반대 여론 때문에 내색을 안할뿐이라고 하더군요.
지금 다수 부안 주민들은 더 이상의 악 감정은 있을수 없을 정도로 흥분상태인 것 같습니다.정부와 목숨이라도 걸고 싸우겠다는 격앙된 감정,정부의 말은 콩으로 메주를 쒀도 믿을수 없다는 극도의 불신감.자신과 방폐장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으면 형제간에도 금새 얼굴을 붉히는 강퍅해진 인심등..
지난 추석때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정기 모임에서 이 방폐장 문제를 놓고 14명의 참석자가 토론을 벌인적이 있었습니다.불꽃 튀는 토론 끝에 투표를 해봤더니 방폐장 반대10 찬성4명이었습니다.
방폐장을 반대하는 친구들의 주장은 이러했습니다.
1)정부가 주민들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시설을 지으려 하면서 주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았다.부안군수와 위도주민들은 찬성한다지만 그들은 부안군민 전체에서 보면 극히 일부일 뿐이다.그리고 위도 주민들은 자신들이 몇억원씩 받을줄 알고 찬성하는 거지만 그게 다 한국 수력원자력 직원들한테 속아서 그러는거다.
2) 방폐장 아니라 방폐장 할애비라도 살고있는 주민들의 다수가 반대하면 지으면 안된다.정 짓고 싶다면 청와대 밑이나 국회의사당 밑에다 지으라 해라.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상 지원금이 너무 많다고 시비하느것을 보았다.우리 입장에서는 만약 다른 지역에서 방폐장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이 나온다면 그곳에는 얼마든지 예산과 혜택을 지원해도 좋겠다.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지역에 제발 좀 유치해서 지었으면 좋겠다.
3)위도는 섬으로 방사성 폐기물을 육지에서 섬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된다.그리고 위도의 지질이 방폐장 후보지로 부적합하다는 주장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4)방폐장이 들어서면 부안의 주 산업기반인 농수산물들의 외지 판매가 안되고 관광객이 급감하여 머지 않아 지역경제가 파탄날 것이다.지금도 벌써 부안의 농수산 생산물들이 외지에서 잘 안팔리고 있다.지금 원자력 발전소들이 있는곳들을 돌아보아라.원자력 발전소들이 있는곳은 하나같이 경제가 피폐해지고 그 지역의 농수산물들이 외지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5)정부에서 온갖 사탕발림을 하고 있는데 막상 방폐장을 받아들이기로 하면 수많은 약속들이 휴지조각이 될 것이다.월성,고리,영광등 다른 지역들이 만약 지금 정부말처럼 지원을 받았다면 그런곳은 엄청난 부촌이 되어있어야 할것이다.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그래서 정부가 하는말은 어떤말도 믿을수가 없다.
6)이 놈의 정부는 군수 한사람의 말만 듣고 모든 군민이 반대하는 방폐장을 결정하였다.이런놈의 정부와는 어떤 대화도 할 필요가 없다.모르겠다.방폐장을 전면 백지화 한 다음에 대화를 하자고 하면 할수도 있을 것이다.
방폐장을 찬성하는 친구들의 주장은 이러했습니다.
1)방폐장의 안전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실상 수십년 전부터 방폐장을 운용해온 외국 수십개의 나라에서 방폐장이 안전사고를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그리고 위도의 지질이 만약 불안정하다면 그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방폐장은 즉각 철회시킬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각계의 중립적이고 내노라하는 전문가 그룹이 모였다는 정부 합동 조사반이 부적합한 땅을 적합하다고 결론 내렸을리는 없을 것이다.
2)어떤 사람들은 대체 에너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체에너지 연구는 서구 선진국에서도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결국 원자력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면 어느 곳에선가는 해야 하는것이고 부안의 위도가 여러 조건이 적합하다면 할수도 있는 것 아닌가.또한 방폐장을 집옆에 세울 위도 주민들의 90%가까이가 찬성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는가.
3)부안 사람들이, 새만금 간척 사업은 환경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많은 환경단체 들의 주장을 경제가 파산 일보직전이라는 논리로 무시하고 포크레인으로 환경단체 회원들을 몰아내놓고 지금은 방폐장을 환경보호의 논리로 반대하는건 지나치게 속보이는짓 아니냐.그리고 원자력 관련 시설이 있는곳의 농수산물이 외지에서 배척받고 있다고 하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바로 부안옆에 있는 영광만 하더라도 영광굴비가 돈이 없어서 못먹지 원자력 발전소 때문에 찜찜해서 못먹겠다는 사람은 없질 않은가.
4)부안의 경제기반은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지금 농사짓는 사람들 대부분이 60대후반 70대 이상인데 이분들이 세상을 떠나는 10여년 후면 지역경제는 저절로 붕괴될것이다.정부로부터 최대한 많은 지원을 받아낼수 있다면 부안이 경제적으로 부흥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일례로 방폐장 유치지역에 무조건 건설한다는 양성자 가속기 한 사업에서만 일년에 1조원 정도의 부가가치가 지역에서 창출된다고 한다.그리고 기존의 원자력 관련시설이 있는 지역들은 사실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였다.그쪽 지역들에 원자력 관련시설이 지어질때는 정부의 힘이 워낙 강했고 주민들도 변변히 대응도 못했기때문에 그랬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에 충분히 반대급부를 받아낼수 있을것이다.
5)지금 방폐장 반대투쟁을 제일 격렬하게 펼치는 사람들은 위도와 마주보고 서있는 해안선을 따라서 변산,격포,줄포등의 횟집과 어업에 종사하는 상인과 어업인들이 대부분이다.물론 수천만원 수억원을 투자해서 장사를 하고 있고 자신들의 생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는거겠지만 위도주민들이 부안군민의 다가 아닌것처럼 그들 상인들과 어업인들만이 다가 아니지 않겠는가.그리고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일단 주민 대책위가 정부와 대화라도 진지하게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그래야 실마리가 풀리지 않겠는가.
항상 만나면 흥겹고 정다운 친구들의 모임이 그날은 양쪽으로 갈리어 얼굴을 붉히는 지경까지 갔습니다.서로가 고향을 위한다고 하는데 방법은 많이 틀리더군요.,지금도 매스컴에서 부안 이야기만 나오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숨만 나옵니다..제발 부안주민과 정부가 모두 아쉬우나마 만족하는 윈윈게임이 되어야 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