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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중·근세 외국 상인들의 편의를 위한 교역 장소, 현재의 트레이드 센터, гостиный двор)에서 기자회견 겸 '국민과의 대화'(공식 명칭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함께 한 올해의 결과, Итоги года с Владимиром Путиным)를 가졌다.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후 언론·국민과 직접 소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정기적으로 기자회견과 '국민과의 대화'를 열었지만, 지난해에는 모두 취소했다. 우크라이나전의 전황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겸 국민과의 대화 모습. 아래 사진에는 대통령앞에 TV채널 '채널1'와 '러시아1' 소속 기자 둘이 앉아 있다/사진출처:크렘린.ru
크렘린은 이번 (기자회견겸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생방송 시작 직전까지 전국에서 질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0만 개의 질문이 쏟아졌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중 수십개 질문에 답변했다. 지역 민원성 문제는 대통령의 답변이 끝난 뒤, 곧바로 정부 관계부처가 현장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과 러시아 TV 채널 '채널-1'의 예카테리나 베레조프스카야, TV채널 '러시아-1'의 파벨 자루빈 기자가 맡았다.
이날 질문의 핵심은 역시 '특수 군사작전'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 비군사화하고 중립적 국가로 만드는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 한, (21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수 군사작전의 목표를 바꿀 계획이 없으며, 이 목표가 달성돼야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푸틴 대통령 당신은 처음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2000년의 당신(푸틴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하겠느냐'였다. 그의 답변은 이랬다. “당신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 위대한 러시아, 러시아 국민을 믿고, 서방과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경고하겠다".
rbc 등 현지 언론이 전한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 내용을 요약한다.
◇ 특수 군사작전
푸틴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기자와 국민의 질문을 받기 전, 진행자가 "특수 군사작전과 관련, 평화는 언제 오는가?"라고 물었다.
푸틴 대통령은 “특수 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하면,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후 기자들의 비슷비슷한 질문이 이어졌고, 답변은 한결 같았다. "우크라이나를 탈나치, 탈군사화하고 중립적 국가로 만드는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 한 (21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특수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특수 군사작전의 목표를 바꿀 계획이 없다. 이 목표가 달성돼야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권은 급진적 국수주의·신나치주의 세력에 물들어 있으며,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러시아계 주민을 독일 나치처럼 학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시도는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를 크게 위협하는 행위다.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비군사화, 중립적 지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답변(위)과 질문 내용을 기록하는 모습/사진출처:크렘린.ru
"현재 61만7천명의 러시아군 병력이 2천㎞가 넘는 전선에 배치돼 있고, 거의 모든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전술상 위치가 개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은 실패했고, 드네프르강 동안(東岸)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우크라이나 정예군도 물자 보급 문제로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서방의 지원을 얻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이 교두보도 곧 파괴될 것이다. 서방의 대(對)우크라 군사및 재정 지원도 언젠가 끝날 것이며, 이미 줄어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자체의 군수 산업은 거의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계속 서방에 구걸하러 다닌다. (헤르손주의) 오데사도 러시아의 도시가 될 것이다."
◇ 추가 동원령 발령
“자원 입대 유치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어제 기준으로 48만6천 명이 응했고, 조국을 지킬 준비가 된 사람들의 자원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캠페인과 별도로 온 입대자까지 합치면 약 50만 명이다. 추가 동원이 필요한 이유가 뭔가? 그럴 필요가 없다."
“동원 문제가 민감하다는 걸 이해한다. (지난해 9월의) 부분동원령으로 30만 명이 소집됐고, 용감하게 잘 싸웠다. (최고의 영예인) 러시아 영웅도 14명이나 나왔다. 다른 훈·포장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24만 4천명의 동원 예비군이 전선에 배치돼 있고, 건강과 나이 등으로 동원 해제된 예비군도 4만1천명에 이른다. 전투 지역에는 현재 총 61만7천명이 주둔중이다."
"자원 입대자들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과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또 군사및 애국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독일의 기초를 닦은) 비스마르크 (총리)는 학교 교사와 성직자가 나서야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이다.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 '바그너 그룹' 등 민간 군사기업의 존재및 권리
“민간군사기업(PMC)은 불법적이라는 게 문제다.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았다. PMC 지휘관들이 정부와 접촉했고, 현금 지원을 받았다. PMC 소속 인원 파악조차 어렵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친척 중의 자녀도 PMC에 소속돼 싸웠다. 옆에서 일하는 보좌진 중에는 그런 친·인척이 있다. 일부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했다. 이제는 그들의 권리가 회복되고, 국가 지원과 혜택을 받아야 한다. 국방부도 이를 알고 있다. 베테랑 PMC 전사들이 적절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와 관련, '조국 수호자 재단'은 이날 국영 타스통신 측에 약 250명의 '바그너 전사'들에게 참전용사 인증서를 주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대통령령에 의해 설립된 '조국 수호자 재단'은 특수 군사작전 참가자들에게 의료 서비스와 구직 등 기본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단체다.
◇ 러시아 경제 상황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충분한 경제적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높은 사회적 통합과 안정적인 금융 및 경제 시스템 등으로 뒷받침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2.1%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 3.5%로 돌아섰고, 제조업도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기업 이익은 24% 증가했고, 국내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도 10%에 이른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할 것이다. 추락을 만회한 러시아 경제는 건재하다."
"새해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18% 인상된다.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은 7.5%로 예상되는데, 중앙은행과 연방정부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어 목표 수준(연 4%)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업률은 2.9%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러시아 역사상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가 부채는 460억 달러에서 320억 달러로 줄었다. 기업들도 외국 신용기관에서 받은 모든 대출을 갚아나가고 있다."
달러화/사진출처:픽사베이.com
◇ 달러화 사용 축소와 루블 환율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화 수입 매각의 의무화는 일시적인 것이며, 루블 환율은 정상화될 것이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새 대통령이 자국 통화를 달러로 바꾸겠다고 한다. 인플레이션률이 143%에 이르고, 부채 상환에도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모든 국가의 정부는 항상 사회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달러와 연계되면, 돈을 더 찍어낼 수도 없고, 사회 복지, 연금, 급여, 도로, 국가 안보에 대한 예산 지출을 줄여야 한다. 러시아도 달러로 지불하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서방) 왜 달러와 유로가 보편적 통화로, 또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축소하고 있을까?”라고 물으면서 "러시아는 2021년 수출 부문에서 87%를 달러와 유로로, 11~13%를 루블화로, 위안화로 0.4%를 사용했으나 2023년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루블이 40%, 위안화가 33%를 차지하고, 달러와 유로는 24%로 줄었다"면서 "87%가 왜 24%로 줄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발에 총을 쐈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자국 통화 사용을 늘려 주권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금융 시장 리스크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수출 부분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0.5%에서 16%로, 루블화의 비중은 12%에서 34%로 증가했다. 러시아 우호국가들의 통화도 2%를 차지했다.
루블화 환율과 관련,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로부터 상품및 서비스을 수입하는 국가들이 자본 흐름에 대한 정보 제공을 중단했다"며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러시아 수출업자들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 규모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외환 수입 규제에 관한 법령이 제정됐고, 루블 환율은 이미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r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월 10일 수출업체의 외화 수입 의무 판매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 수출 기업은 6개월 이내에 '가득(稼得) 외화'를 러시아로 들여와 판매해야 한다.
◇ 달걀값 폭동에 사과
“농림부 장관에게 달걀 수급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물었다.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가격이 올랐다. 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나도 '스크램블 에그'를 좋아한다. 수요는 늘었는데, 생산이나 공급은 늘어나지 않았다. 제 때에 필요한 물량을 수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실패에 대해 사과드리고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약속한다."
rbc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올해 달걀값이 40%나 올랐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러시아 정부는 내년 상반기 수입하는 달걀 12억개의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홍역 방역의 실패도 달걀 수급과 관련이 있다"며 "백신의 생산에는 달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4년에 한 번씩 홍역이 유행하는데, 불행하게도 노동 이민자들이 들어오고 있는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홍역 백신 접종률이 낮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이주한 사람만 수백만 명"이라고 말했다.
◇ 자동차 가격 인상
“러시아 자동차 가격이 40% 정도 인상됐다. 과한 것 같다. 차량 공급이 많을수록 가격은 낮아진다. (러시아산) 아프토바즈가 이 길을 따라가고 있다. 러시아는 자체 자동차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중요한 것은 독자적인 구성 요소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는 (서방 자동차) 파트너를 믿었지만,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한국의 자동차 제조사도 떠났다. 산업통상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상트 공장/사진출처:현대차
◇ 서방과의 관계
“그들(서방)은 러시아에게 관계 단절을 취하도록 강요했다. 유럽은 미국의 행동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한다. 그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들 대부분은 (미국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실상 주권을 잃었고, 자신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결정을 내렸다. 그들은 겉으로 무기를 들고 점령군(나치 독일군)과 싸운 (프랑스) 드골 장군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1차 세계 대전의 영웅이었지만 2차 세계대전에서는 점령군에게 복종한 (비시 정권의) 필리프 페탱 원수처럼 행동한다. 예외가 있다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의 총리다. 그들은 친러시아가 아니라 친국가적, 친민족적이다. 이제 그런 사람은 없다.”
슬로바키아는 지난 가을 총선에서 피코 전총리의 승리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과 키예프(키이우)의 EU 가입에 반대했다. 헝가리도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선언하고, EU의 대(對)러시아 제재는 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국은 세계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나라이지만 제국주의적 정책이 이를 방해한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굴복하면, 유권자는 이를 (외교 정책의) 실패로 인식한다. (미국이) 다른 나라를 존중하고 타협을 모색하기 시작하면, 관계 회복을 위한 기본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사람들은 러시아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익을 위해 싸운다. 세계에는 전통적 가치를 보호하려는 지지자들이 엄청나게 많고,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양자관계와 국제현안 문제에서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나는 프랑스를 방문했고, 마크롱 대통령도 러시아에 왔다. 우리는 계속 상호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관계를 끝냈다. 그와는 여전히 접촉할 준비가 되어 있다. 피하지 않는다. 그러나 프랑스 대통령이 의사소통을 원하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다."
"우리는 독-러 해저 가스관인 '노드 스트림1'과 '노드 스트림2'를 폭파하지 않았다. 아마도 미국인이 직접 했거나, 배후에서 조종했을 가능성이 높다.”
"독립국가연합(CIS)에서 몰도바의 가치는 미미하지만, 러시아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몰도바가 러시아산보다 더 비싸게 에너지(가스)를 구매하고 있는데, 여윳돈이 있다면 계속 그렇게 하라".
크렘린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 중국과의 관계
“우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8개 주요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우리는 나토(NATO) 활동을 아시아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긴장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일을 하지도, 어떤 블록도 만들지 않는다. 우리의 우정(양국 협력)은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 우크라이나 점령지 지원
"개발을 위해 1조 루블이 할당된다. 키예프 당국이 그동안 이 지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올해에만 이 지역에 연방 예산 1,700억 루블이 투입됐다.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자매결연한 (러시아) 각 지역에서 1,500억 루블을 이미 할당했고, 앞으로 1,000억 루블을 더 투자하고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새 지역의 신축 아파트·주택에 모기지를 제공한다. 문제는 신축 주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2차 부동산 시장(기존 주택)까지 모기지를 확대해야 한다. 현지로 간 전문인력의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의사의 현지 초기 수당(파견 수당)을 200만 루블로, 구급대원의 경우, 100만 루블로 늘려야 할 수도 있는데, 정부와 반드시 논의하겠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자포로제(자포리자)와 헤르손주는 지난 가을 각 지역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러시아 연방에 편입됐다. 러시아 연방건강보험기금(MHIF)의 예산(초안)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 기준 새로 편입된 지역의 인구는 322만7,429명으로 결정됐다. 러시아 내무부는 지난 9월 12일까지 4개 지역 주민들에게 282만7,429개의 러시아 여권을 발급했다. 연내에 40만 개의 러시아 여권이 추가로 발급될 예정이다.
◇ 수감 미국인들의 석방
“우리는 미국인 폴 웰런과 에반 게르시코비치(월스트리트저널 특파원)의 석방(귀국)을 거부하지 않는다. 상호 접촉이 있고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쉽지 않다. 서로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다. 미국 측도 우리의 말을 귀담아 듣고, 러시아 측에 만족할 만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게르시코비치는 지난 3월 30일 간첩 혐의로 예카테린부르크에 체포됐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그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폴 웰런도 같은 혐의로 5년전인 지난 2018년 12월 모스크바에서 체포됐다.
◇ 팔레스타인 하마스-이스라엘 충돌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를 세계에서 가장 큰 '어린이 묘지'라고 불렀다. 심각한 인도주의적 재난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는 걸 전 세계가 알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가 창설되도록 돕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을 때, 아랍에미리트가 이집트 국경 근처 라파에 야전병원을 열었다고 했다. 러시아도 그곳에 병원을 열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집트는 지지했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병원이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개원 노력을 중단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는 가자지구에 의약품과 의료기기 공급을 늘릴 것이다.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과 인질 구출이 필요하다."
rbc에 따르면 러시아는 하마스-이스라엘 충돌이후 가자지구에 15차례, 총 350톤에 이르는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보냈다. 식료품과 개인 용품, 매트리스, 담요, 의약품 등이다. 인도주의적 구호품은 이집트 국경에 있는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 전달된다.
◇ 2024년 파리 올림픽 참가
“국제 체육연맹 관리들이 하는 모든 일은 (근대올림픽의 창설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의 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다. 올림픽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을 단결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관리들은 상업적 측면에 빠져 스폰서에게 의존하게 되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올림픽 운동은 묻혀버리게 될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건을 분석한 후, 적절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등 어떤 조건이 달려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러시아 선수들은 (올림픽 참가를 위해) 수년간 훈련해 왔다. 나도 출전을 지원하지만, 참가 조건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 만약 IOC가 파리올림픽 출전에 '개인중립선수' 자격 조건을 내건 것이, 러시아 메달 유력 후보들을 경쟁에서 제외시키고, 러시아 스포츠가 죽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면, 러시아 체육부와 러시아 올림픽위원회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이민 노동자 문제
“실업자는 거의 없지만, 노동 시장에는 여전히 수요가 있다. 그렇다고 러시아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자격을 갖춘 외국 인력에 관심이 있다. 미리 상대국과 논의해야 한다. 모든 이주민은 러시아의 법률과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 당국은 이를 모니터링하고, 위반할 경우, 적시에 대응할 것이다. 이주 가족의 사회 적응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지 잘 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 사람들, 아내와 자녀들을 모두 버려야 할까?”
대역은 없다고 말하는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경쟁적으로 발언 기회를 얻으려는 기자들과 지명권을 행사하는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사진출처:크렘린.ru
◇ 인공 지능(AI) 문제와 대통령 대역
“인공지능(AI)의 발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 하지만 AI의 발전이 어떻게 끝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핵무기가 위협적이라고 깨달았을 때, 협상을 시작했다. AI도 마찬가지다.”
푸틴 대통령은 한 소녀가 'AI 로봇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지' 묻자 "대체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의 한 학생은 AI로 가상의 푸틴 대통령을 생성(딥 페이스)한 뒤, 오랫동안 제기돼 온 '푸틴 대역설'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이게 바로 나의 첫 대역"이라면서 그러나 “나처럼 생기고, 내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바로 나"라고 말했다.
rbc에 따르면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 11월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대역을 3명, 혹은 4명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단 한 명뿐"이라고 단언했다.
◇ 낙태 금지법
"낙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두 가지 영역에 있는 것 같다. 우선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호소다. 아기는 우리 모두를 위한 '신의 선물'이라는 차원에서 교육은 물론, 물질적 복지 확충도 필요하다. 국가는 여성이 임신후 출산하는데 관심이 있지만, 여성의 권리와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 시절에 도입된 음주금지법이 '대체 알콜'이라는 부작용을 만들었다. 낙태 금지법이 가져올 부작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낙태 금지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산부인과 진료소 문제를 해결하고, 산부인과 병동을 정리하고, 자녀가 있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러시아 하원은 낙태 수술을 금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중이다. 지난 11월 중순에는 키릴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가 여성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률의 제정에 앞장서기도 했다. “임신한 여성에게 인공적인 낙태를 강요하는 설득, 제안, 뇌물, 기만, 기타 요구를 통해 고의적으로 행한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는 게 법안의 요지다. 의료전문 사이트 '메드베스트니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약 70%가 낙태 수술에 대한 형사 책임 도입에 반대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러시아의 낙태 건수는 1990년대 초반부터 연 평균 6%씩 감소하고 있다. 2020년에 55만3,000건을 기록한(출생 100명당 임신중절수술 건수는 38.8건) 낙태 수술은 2022년 말 기준 50만 6천 명으로 줄었다. 낙태 수술의 5분의 1은 민간 의료기간에서 이뤄진다.
◇ 새해 주요 과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권과 국방력, 안보를 강화하고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며, 기술주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 (우크라이나 전선과 가까운) 러시아 남부 지역 공항의 재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승객의 안전 보장이다. 크라스노다르 공항이 전선과 거리가 멀어 국방부가 안전하다고 보고하면 (재개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분석해야 한다.”
한 텔레그램 채널은 크라스노다르 공항이 12월 15일 이후에 운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새로운 역사 교과서의 필요성
“교과서의 버전은 60개 이상이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애국 전쟁(제 2차세계대전)과 관련된 기념일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많은 교과서에는 제 2차세계대전의 구제적인 내용들이 나와 있지만,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의미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이게 정상인가?"
◇ 경제범죄의 형량
"경제범죄로 기소된 전직 장관(미하일 아비조프)에게 내려진 구형량이 19년 6월이다. 경제범죄에 대해 장기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말 적절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법이 존재하는 한 지켜져야 한다. (소련의 장편 영화) '벨라루스키역'(Белорусский вокзал, 1970년 개봉)에서 주인공 두빈스키(파파노프 분)가 말한, '지시가 있는 한 따를 것'이라는 답변을 기억해보라. 이것이 바로 시스템의 안정성이다. 그렇다고 계속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아무 것도 바꾸지 않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의원들도 이제는 이에(경제범죄 형량) 대해 생각해야 한다."
범죄집단 조성, 사기,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2019년 3월 체포된 아비조프 '공개정부' 장관에게 최근 검찰이 19년 6월을 구형했다. 그는 2012년 5월 21일부터 2018년 5월 18일까지 '공개 정부' 활동을 총괄했는데, 그 기간에 범죄 집단을 구성해 40억 루블을 갈취했다는 혐의를 받고있다. 또 에너지 회사 등으로부터 불법적으로 325억 루블을 빼내는 '사업'에도 연루되어 있다. 선고는 오는 21일이다.
r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경제 범죄에 대한 형사 처벌의 적절성을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여름에는 형법의 '모호한 표현'들을 제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법대 출신이다.
◇ 모기지 연장
"가족 우대 모기지 프로그램이 끝나는 2024년 7월 1일 이후에도 프로그램의 연장을 지지한다. 정부는 당연히 예산의 범위를 따져 진행해야 하지만, 가족 우대 모기지를 연장하는 방향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정부에 검토를 지시하겠다."
러시아의 가족 우대 모기지는 자녀가 있는 가정은 최대 30년 동안 최대 6%의 이율로 최대 600만 루블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극동 지역 거주자의 경우 금리는 5%다. 다만, 모스크바와 수도권,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그 주변 지역(레닌그라드주)는 대출 한도가 1,200만 루블이다. 이 모기지는 신축 아파트와 건설 중인 아파트 분양, 토지가 있는 개인 주택등에만 적용되고, 기존 아파트·주택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 볼가강 수위 문제
"볼가강의 수심이 얕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 우연히 해결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도 있다. 에너지 분야 (사람들)는 (발전 문제로) 볼가강 (상류의) 수위가 높았으면 하고, 다른 쪽은 강 하류에 물이 가득 차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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