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그 자리
황을선
그림자 따라
발자국 좇던 우리 엄마
당신은 늘 그림자였지요
아버지 보폭 따라 인생이 만들어지고
자식들 표정 따라 행복이 만들어지던
당신의 인생은 어디까지입니까
뒤꼍 장독대에 터 잡은
행주질이 정겹던 엄마의 자리
간장 위에 비친 모습에 슬쩍 여행을 떠나는
봉숭아 꽃물들이던
당신의 여몽 자리
나는 보았지요
한겨울 옥수숫대 섰듯
뒤꼍에서 서성이던 한숨을
오늘도 고샅길 건너 논두렁 너머
발길에 귀 기울이는
장독대 옆에 선
웅숭깊은 엄마 그림자 하나
메모...
*웅숭깊다
[형용사] 1. 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다. 2. 사물이 되바라지지 아니하고 깊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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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하)
장독대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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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버지의 보폭 따라, 자식들 표정 따라...
어머니의 삶을 세심히 그려놓았군요.
어릴적 우리집에도 장독대가 있었지요.
고추장 된장 장아찌가 무르익고 엄마의 그림자가 가득하던 장독대!
그립습니다. 장독대도 어머니도~
그옜날 장독대 친구집가서 장난 치다가 께져 어머니한테 엄청 혼났죠
시골 고향의 품속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