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한의 눈발 속에서도 은박쓰고 밤샌 시민들.
2025년 1월 5일 새벽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길입니다. 대통령의 즉각 체포를 촉구하고 있는 시민들은 은박이 덮인 비상 담요를 걸치고 자리를 떠나지 못합니다. 시민들의 심정을 헤아리지도 못하는 듯 하늘에서는 세찬 눈바람이 몰아 칩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지만 어제밤부터 시민들을 대통령 관저앞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이 헌법과 관련법에 의거해 발부한 대통령 체포영장조차 무시해 버리는 비굴한 권력자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경호처의 저항을 염두에 두고 치밀한 체포 작전을 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영장 집행기관인 공수처는 재집행여부를 검토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헌법을 무시하고 거칠게 저항하는 권력자나 그런 권력자를 옹호하겠다고 버티는 경호처나 국민들의 분노만을 더욱 증폭시킬 뿐입니다. 추운 겨울 시민들을 혹한의 추위속으로 몰아넣은 그 죄값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는 국민적인 각오를 더욱 굳게 할 뿐입니다.
#노인단체 시국선언 "윤 지킨다는 노인들, 더는 추태 부리지마라"
대통령 비상탄핵을 전후해서 각 대학이나 교수 그리고 시민단체 그리고 전문가 집단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국선언은 성격이 상당히 다릅니다. 바로 노인단체가 발표한 시국선언입니다. 노인단체들은 12.3 내란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대통령을 즉각 구속하고 파면하라는 시국선언을 발표한 것입니다. 고령사회를 이롭게 하는 여성연합과 노년유니온,월남참전 개혁연대 등 노인단체 10곳이 1월 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차례 군사쿠데타와 비상계엄을 겪은 노년 세대로서 더는 좌시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에게는 대통령 파면을, 수사당국과 법원에서는 내란 세력에 대한 신속하고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노인단체는 또 내란에 동조하는 일부 노인과 극우 유튜버들을 향해 어른으로서 더는 추태를 부리지 말 것을 촉구한다 밝혔습니다. 그동안 틀딱, 꼰대 등으로 멸시를 받았지만 나라의 앞날만을 바라보며 기다리며 그들의 주장을 애써 눌렀던 정의로운 노인세력들이 공식적인 의견을 낸 것을 실로 새로운 현상이며 이 나라에 앞으로 노인층의 목소리를 새롭게 담아낼 수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그냥 우리 잡혀갑시다"
범법자의 멘트가 아닙니다. 이 나라 한국에서 그래도 유일하다는 공영방송 사장이 한 말입니다. 안형준 문화방송(MBC) 사장이 2024년 12월 3일 밤 비상계엄 발령속에서 일어난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계엄 당시 MBC는 국회 등과 함께 1차 장악 대상에 포함된 언론사였습니다. 안 사장은 비상계엄 당일 속보를 확인하고 즉시 택시를 타고 MBC롤 향했다면서 당시 회사에는 후배 기자들을 포함해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혼자 피신할 수 없어 사장실로 올라갔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로 가는 도중에 여러 경로로 계엄군이 MBC로 사장 잡으러 가니 회사로 가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답니다. 안사장은 사장실로 모이는 임원들에게 지난해(2023년) 1월 사장직에 도전하면서 구속될 결심은 했는데 계엄군에 체포될 가능성까지는 생각치 못했다면서 비굴하게 도망가느니 우리가 떳떳하게 행동했으니 그냥 잡혀 갑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안사장은 앞으로 헌재 결과와 내란사건 주동자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남아 있는데 MBC는 이번 내란 사태 수습과 책임자 규명이라는 소명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사장은 담담하게 언급했지만 한국의 방송 책임자가 계엄군에게 체포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은 너무도 충격적이고 암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MBC가 그야말로 공영방송(공공을 이롭게 하는 방송)의 대표방송이자 유일한 공영 방송이라하는지를 이번 비상계엄속에 다시 한 번 증명한 형국이 되지 않았는가 판단합니다. 다른 공영방송이라는 데가 존재하지만 그곳은 공공의 이득이 아니라 권력자와 일부 추종세력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그런 단체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도 세상에 다시 한 번 알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한국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세력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것이 바로 공중도덕입니다. 파란불일 때 건너가고 빨간 불일 때 멈추는 것입니다. 약한 친구들 괴롭히지 말라는 것도 알으켜줍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이 하지말라 그것은 틀린 것이라다고 교육한 것을 지키는 기본 교육도 받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나라에 국민이 되는 기본이요,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 되는 기본 과정입니다. 또한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도 구별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 후에 초중고 대학까지 다니면서 온갖 교육과 지도를 받아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땅에는 옳고 그름 그리고 선과 악조차 구별못하는 철부지 아니 기본소양 미필자들이 세력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라의 앞날을 생각조차 못하고 오로지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과 권력 유지에만 급급한 세력이 아직도 이 땅에 너무도 많습니다. 그런 세력들을 물리치고 이 땅에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부류가 이 나라의 앞날을 이끌자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잠시잠시 불안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앞에서 언급된 이런 국민들과 시민들을 바라보면 다시 힘이 생깁니다. 한국의 미래를 논하고 고민해보자는 의지가 다시 솟아오릅니다.
2025년 1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