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순서 중에 설교(말씀선포)와 성례식(세례와 성찬)은 어떤 순서로 하는 것이 옳은가?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문제제기
예배의 여러 순서는 모두 다
중요하지만,
그 중에 특히 설교와
성례식은 가장 핵심적인 순서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순서는 예배의
중심을 이룬다.
그런데,
설교와 성례식은 어떤
순서로 하는 것이 옳을까?
한국교회의 대부분은
‘설교-세례-성찬’의 순서로 하거나,
‘세례-설교-성찬’의 순서로 한다.
간혹
‘세례-성찬-설교’의 순서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통해서 혹자는 “어떤 순서로 하든지 상관없지
않는가?”하고 생각하기가 쉽다.
바람직한
순서
하지만,
가장 바람직한 순서는
‘설교-세례-성찬’의 순서이다.
왜냐하면 말씀은
믿음을 일으키고 강화시키는 반면,
성례는 다만 믿음을
강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성례는 말씀과는 달리
믿음을 일으켜 출발시키기보다는 이미 가진 믿음을 보이는 말씀의 방식으로 증진시키고 강화시킨다.
그래서 성례식은
반드시 설교 이후에 와야 한다.
믿음을 일으키는
설교가 온 뒤에 그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하는 성례가 와야 한다.
성례를 하고 난 뒤에
말씀선포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다.
세례와 성찬은 설교의
결과요 열매인데,
세례와 성찬을 베풀고
나서 설교한다는 것은 썩 바람직 하지 않다.
그리고 성례 중에서는 세례가
있고,
그 뒤에 성찬이 있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 이유는 세례는
성찬과 연결되는 것으로서 세례가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시작이라면,
성찬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지속이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세례가 결혼이라면 성찬은 합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찬을 베풀고
세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사실들을 생각하면
‘세례-성찬-설교’의 순서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고,
‘세례-설교-성찬’의 순서도 합당하지
않다.
‘설교-세례-성찬’의 순서가 가장
바람직하다.
성경과 그
밖의 증거들
설교 이후에 성례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은 성경을 통해서도 증언된다.
사도행전
8장 12절에 보면 “빌립이 하나님 나라와 및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관하여 전도함을 그들이 믿고 남녀가 다 세례를 받으니”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
“전도함을”이라는 말은 ‘설교했다’는 말이다.
빌립이 설교를 하니
그것을 들은 사람들에게 ‘믿음’이 생겨나,
그 결과로 세례를
받은 것이다.
사도행전
8장 28절 이하에서도 빌립이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세례를 베푸는데 있어서 35절에서 복음을 전하고,
그 결과
38절에서 세례를 베푼다.
이 외에도 사도행전
곳곳에는 말씀을 전파하고 그 결과 세례를 베푼 일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므로 말씀 선포
이후에 세례를 베푸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성찬의
경우,
사도행전
20장 7절 이하에 보면 “안식 후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더니 바울이 ...
강론할쌔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
라고 하여 설교를
먼저 한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강론 중에
유두고가 삼층에서 떨어져 죽었다가 바울이 살리는 사건이 나오고 11절에 와서야 “올라가 떡을 떼어 먹고 오래 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떠나니라”
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말씀을 볼
때에 말씀 선포 이후에 성찬을 베푸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 역사적으로도 성례는 항상
말씀 선포 이후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서는 말씀 선포에 관하여 (Of
Preaching of the Word), 설교 후 기도에 관하여
(Of
Prayer after Sermon), 세례의 성례에 관하여 (Of
the Sacrament of Baptism), 주의 만찬의 성례에 관하여
(Of
the Sacrament of the Lord's Supper)의 순서대로 다루고
있다.
장로교 헌법의 예배모범에는
말씀선포 다음에 ‘성례’를 다루고 있다.
예장 고신의
예배지침에는 제4장에서 ‘말씀의 선포’를 다룬 뒤,
제5장에서 ‘성례’를 다루고 있다.
예장 합동의
예배모범에는 제6장에서 ‘강도’(講道)를 다룬 뒤,
제9장에서 ‘유아세례’,
제10장에서 ‘입교 예식’,
제11장에서 ‘성찬 예식’을 다루고 있다.
다양한
순서가 나타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서에 있어서
정확한 일치가 없이 다양한 순서가 나타나는 이유는 예배 순서를 성경과 신학에 근거하여 진행하기보다는 교회의 편리와 회중의 분위기를 지나치게
강조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
‘진행’에 있어서 ‘매끄럽게’
해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하는 많은 교회들,
이른바
‘예배 콘티’라는 것을 통해서 마치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듯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추구하는 교회들(이런 교회들은 교회를 언약공동체로
생각하기보다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단체로 생각한다.)에서 그런 경향을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론
예배 순서는 우리의 편리를 위해
정하는 것이 아니다.
예배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식대로 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편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어서는 안된다.
예배는 그것을
받으시는 하나님께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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