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후추게시판 정원석(wontty)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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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쓴지.. 꽤 된것입니다.(8월 초중순경?, 여튼 아시안컵이 한창일때.)
다소 내용이 구닥다리여도 이해해주시고,
그저 주욱 쓴것입니다.
이동국
그가 누구인가?
차범근 감독이 1998년 월드컵 명단 발표당시, 주위의 반대를 무릎쓰고 신태용, 김대의, 김현석
같은 잘나가던 선배들은 젖혀놓고 당당하게 21번째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사람-다비즈를 앞
에 두고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쏴서 반데어 사르를 놀라게 한 사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서전
에서 그당시 뛰던 선수들중 기억한다던 5명에 꼽힌 사람- 2000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른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최근에야 정상때의 컨디션을 찾은듯한 사람
-그가 이동국이다-
지금 현재 확연히 네티즌은 갈라졌다. 딱 2파로. 대표팀의 중심에 이동국이 있어야 한다 vs 이동
국이 없어야 한다
그럼 그들의 의견차이는 왜 생기는가?
일단 이동국의 스타일과 특성을 살피면서 하나씩 그 차이점의 원인을 분석해보자.
이동국은 스트라이커다. 그렇다. 딴건 다 거두절미 하고 그냥 Forwrd가 아닌 스트라이커다. 그
럼 스트라이커는 뭐냐? 공격의 중심에 위치해서 골을 넣는 선수다.
여기서 오해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동국 옹호론자들은 '스트라이커가 골만 넣으면 되지'라고 하
는 반면, 이동국 회의론자들은 '수비를 안한다' 라고 한다.
그럼 누가 옳은 말인가?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스트라이커의 타입부터 분류해봐야 겠다. 일단 스트라이커의 가
장 보편적인 존재는 '타켓맨' 다른말로 포스트형 타입이다. 이 포스트형 타입은 우선 신장이 좋
고 헤딩력이 좋으며 공격시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가 좋아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공을 향해 발
을 뻗어야 하는 선수이다. 프랑스의 트레제게, 헤딩의 달인 클루이 베르트, 그리고 그의 경쟁자
반니스텔 로이 등이 그런 타입이다. 그리고 안정환이나 앙리같은 타입은 횡플레이어라는 타입으
로 타켓맨 보다는 다소 넓게 움직이면서 공을 배분하는, 공격형미들과 스트라이커 사이라고 보
면 되겠다.
이동국은 이 포스트형 스트라이커에 상당히 근접한 타입인데, 다소 힘이 딸리는 듯한 모습을 보
여주기는 하지만 좋은 위치선정에 이은 슈팅이나, 뛰어난 헤딩능력이 그의 장기다.
이런 타켓맨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항상 상대 수비지역에서만 존재한다라는 것이다. 자
기팀이 수적인 열세나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시에도 왠만하면 상대팀 수비 라인과 근접한 위치
에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들 알겠지만-혹은 모른 사람도 있을것이다. 직접 경험해보면 느낀다- 30m를 전력 질주하는것
보다 5m를 수비수와 몸싸움 하면서 움직이다가 수직으로 뛰어올라서 헤딩을 하는게 더 힘들다.
여기서 이동국이 다소 수비 가담을 적게 하는 이유가 나오는 것이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수
비수와 몸싸움 하면서 위치를 선점하려고 움직이다가 2선에서의 센터링을 노리며 헤딩을 하거
나 발을 대야 할 그는 수비측까까지 돌볼 체력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말이 다소 와전될 가능성도 있는데, 반 니스텔루이나 트레제게의 플레이를 유심히 보면 알수 있
을것이다. 팀의 10명이 수비에 들어가 있어도 하프라인 너머에서 공을 잡기 좋은-역습시 수비수
의 빈공간을 노리기 쉬은-그런 위치를 찾기위해 움직이는 모습.
(체력적 여유가 없다는 표현보다는 체력을 아낀다고 생각해두자.)
물론 수비를 하면 좋다. 아무래도 10명보다는 11명이서 수비하는게 더 효율적이고 압박도 쉬울
것 같으니깐.
자, 그럼 1차적인 수비는 해결되었다. 전방으로 찔러줘서 역습을 가야지.....
공격수가 없다. 그렇다고 안 걷어낼순 없지 않는가? 걷어내면 다시 상대측이 공을 소유해서 우리
는 또 다시 밀리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90분내내 무실점을 했다. 그럼 승리하는가? 스코어는 0:0일뿐이다. 그렇다고 11명이서
수비를 하면 무조건 무실점인가? 그것도 아니다. 그리스가 보여줬듯이 한두명쯤은 오프사이드
걸릴락 말락한 선상에 있다가 공격을 유도해야 한다.
바로 이동국의 하프라인 선상에서 어물쩡대는-회의론자들의 표현대로-어슬렁대는 모습은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것이다.
그럼 두번째 오해
이동국은 개인기도 없고 몸싸움도 약하다?
옹호론자들은 타켓맨이 무슨 개인기냐? or 이동국도 한두명쯤은 제치는 개인기를 간간히 선보
인다. 몸싸움 많이 좋아졌다.라는 입장이고
회의론자들은 설기현이나 차두리를 봐라. 그것도 몸싸움이냐? 개인기냐? 라는 입장이다.
나는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고 싶은게 페털티 에어리어 안에서는 개인기보다는 트래핑과 순간
적인 상체 움직임이 중요하다. 다른 위치에서의 개인기는 빠른 하체의 움직임과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는 테크닉을 생각하지만.
이게 무슨 말이냐?
페널티 에어리어안에서는 개인기를 부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만화 환타지 스타의 카오
루인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4~5명을 제치게? 기껏해야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는 2명정
도? 많아야 4명이다. 그런 상황을 생각해볼때 공이 오면 개인기를 부려서 수비를 굳이 떼어놓기
보다는 자신의 몸쪽으로 정확히 볼을 떨어뜨려 놓고 상체의 역동작을 이용해 허를 찌르는 슈팅
한방이 더 절실하다. 그런 역할을 해야할 이동국에게 안정환이나 박지성이 지니고 있는 그수준
의 개인기를 요구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몸싸움 측면에서는 나도 아쉽게 생각한다. 이동국이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히딩크의 조
련을 받은 선대 황선홍-최용수 등에 비해서 조금 쳐진다. 하지만 그건 히딩크가 오기 전에부터
지적당하던 우리 한국 선수들의 공통적인 맹점이었고, 지금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2006 독일 월
드컵에서는 명예회복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세번째 오해
이동국은 유럽에 약하다?
그말은 좀 아닌것 같다. 일단 이동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비해서 대단히 경험이 적다. 몇몇
굵직한 대회-이를테면 아시안컵이나 아시안게임,올림픽,한일전,한중전,골드컵-같은 대회에는
참가했지만 위에 열거한 대회의 공통점-
아시아와 북중미,기껏해야 아프리카 정도의 팀들과의 대결외에는 유럽과 붙을만한 게임이 없었
다는 것이다. 지난 시드니 올림픽때도 스페인이외에는 근처에도 못 가봤고 히딩크 시절에는 골
드컵 몇몇경기, 코엘류 시절에는 한일전과 몇몇 아시아 예선 경기이외에는 뛰지 못했다.
아마 내 예상에는 이동국의 독일 진출 실패의 원인을 유럽에 뒤쳐져서 라고 생각하는 네티즌이
많은것 같은데, 그건 아닌것 같다.
축구선수는 무릎과 발목이 생명이다. 만약 그쪽에 부상을 입었다. 그럼 즉시 휴식을 취하면서 상
황에 따라 수술을 하던지 해야할것이다. 그런데 그 두쪽다 부상을 입었다면? 더구나 그 부상을
입고도 3달가까이 경기를 뛰었다면?
이미 축구선수로서의 생명은 반쯤 물 건너 갔다고 봐야할것이다.
그 반쯤 물건너간 선수가 바로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이미 2000년 골드컵때 한차례 무릎이 아자작 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
타리카전때 황선홍과 투톱으로 나서서 한골을 넣었다(A매치 첫골이었다). 그후 악화된 무릎부상
을 치료하기 위해서 그해 열렸던 유고와의 2연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치료가 겨우 끝나자 마
자 호주로 날라가서 3경기를 치르고 또 한골을 넣었다. 그정도로 혹사당했으면 좀 쉬면서 몸에
다시 근육이 붙어야 할텐데,
개정무가 일을 내고야 말았다.
또 한차례 무릎이 악화된 이동국을 아시안컵에 당당하게 내놓은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연
습경기에서 발목쪽도 다치고야 말았다. 그럼에도 뛰었다. 한달가까이. 그리고 당당하게 득점왕
을 먹었고 사상최약의 멤버라던 2000아시안컵에서 3위에 올리는데 공헌을 했다.
그리고 바로 독일로 떠났다.
대충 스토리가 이해가시는가?
만약 이동국이 올림픽 출전이후 바로 푹 쉬다가 다음해 4월달에 히딩크의 첫 부름을 받고 히딩크
의 파워프로그램을 끝까지 소화했다면 우리 대표팀의 엔트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동국이 정상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히딩크는 차두리와 이동국사이에서 갈등을 한걸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만약 정상컨디션이었더라면?
말이 필요없는 대목이다.
우리는 이것은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이동국이 계속 부진했었던건 2000년 한해동안 부상을 입고도 혹사당한 휴우증이 꽤 심했
다는것을.
어쨋든 이동국은 유럽에서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쫒겨났고, 그리고 유럽팀과의 A매치는 다
섯손가락에도 꼽히지 않는다.
네번째 오해
이동국은 기초기가 부족하다.
-이건 부인할수 없는 사실인것같다. 막상 위급한 상황에선 트래핑을 왠만하면 하던데, 긴장이 풀
리는, 다소 쉬운 상대나 너무 완벽한 찬스앞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트래핑이 나온다. 다른건 몰라
도 이거 하나만큼은 고쳐야할 문제이고, 이것을 개선하는게 그의 성장조건 1순위라고 하겠다.
이동국 칼럼- 여기서 징리한다
-이동국은 수비를 하지 않는다: 타켓맨 스타일의 공통적인 특성이다.
-이동국은 몸싸움이 약하다: 그건 인정한다. 앞으로 끊임없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좀더 단
단하게 해야할것이다
-이동국은 개인기가 약하다: 그의 포지션에 필요한 개인기는 있다.
-이동국은 유럽형 재목이 아니다: 제대로 뛸만한 자리도 없었고 이때까지 몸도 정상이 아니었다.
-이동국은 기초기가 다소 부족하다: 이건 사실이다. 킥이나 헤딩이란 측면에서는 괜찮은 편이지
만 다른-특히 트래핑-부분에서는 좀더 발전을 요한다.
나는 이동국 빠돌이가 아니다. 다소 이동국 옹호론자들일 뿐인데, 이동국의 지금 현상황은 월드
컵전의 설기현이나 유상철과도 같다. 개발이라고 취급당하던. 그들은 실력으로 인정받았고 그
결과 유상철은 안티 0.0000000001%에 도전하고 있고 설기현은 지난 아시안컵때 다소 부진하면
서 안티가 다시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결국은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아시아의 중심-한국의 스트라이커로서 아시안컵에서 골을 넣은것은 당연하다. 이동국은 이제
좀더 큰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을 지켜보는것은 우리고 평가하는 것은 우리이지만 골을 넣고 우리에게 보여줘야 하는것은
no20.이동국이다.
첫댓글 와~ 정말 글 잘 쓰시네요... 참 잘 읽었습니다.. 꾸벅.
아직까지 그가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아직 기회는 많습니다... 현재 국가대표중에서 가장 많은 A매치 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고, 또한 현장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지금 단지 경기장에서나 TV에서 잠깐 90분동안 그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더 정확하겠죠...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선의 공격자원입니다...
아무래도 비난보다는 격려와 칭찬이 따라주길... 40경기에 15골인가?... 그거 아무나 할수 있는거는 아니라고 봅니다...
화이팅입니다!!!!!!!!! 이동국선수!!!!!
8경기 7경기 풀출장이면 기회는 충분히 줬는데
그 8경기에서 이동국선수가 비난받을정도로 못하지는 않았습니다...
재미있게 쓰셔서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었슴다!! 으음... 다맞는말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저의 생각으론 역시... 이동국 선수는 유럽에 약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이말에 동의합니다.. 솔직히 많은분들은 이동국을 반니와 셰첸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동국과 반니를 비교하신다면 좀..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수준이 아직 네덜란드까지는 아니니깐요.. 한국은 한국입니다.. 네덜란드같은팀말고 한국이라는팀에 비교해서 생각해보시는게..월드컵4강 그냥 없어던일로 해야죠..
그래야 바뀝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황선홍도 요즘 골 부족중의 하나가 포워드에게 너무 수비를 강조해서 라고 합니다. 반니나 트레제게도 수비 왠만해선 안합니다. 힘 비축해서 한 방으로 해결하지.